• 정인봉 "이명박 검증 자료 확실한 거 있다"
        2007년 02월 12일 1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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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당을 분열시키고 있는 최근 유력 대선주자간 검증 공방을 진화하기 위해 봉합에 나서고 있다. 후보 측근의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거나  여권의 공작이라며 외부로 책임을 돌리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내에서조차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당사자인 이명박 전 시장의 비난에 박 전 대표측 정인봉 특보가 발끈하는 등 진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재섭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박근혜 전 대표측 정인봉 법률특보의 이명박 전 시장 검증자료 공개 주장에 대해 “후보간의 검증은 있을 수 없고 정치공작이 개입된 경우 부작용이 있는 만큼 후보 검증은 당 경선준비기구에서 할 것”이라며 “상생, 공정 경선을 해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정형근, 박근혜 전략은 여당 공작 산물?

    강 대표는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후보 검증을 이유로 소모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후보는 가만히 있는데 후보측 인사들이라는 사람이 나서서 걸러지지 않은 문제를 놓고 공방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해 후보 검증 공방 문제를 축소했다.

    특히 정형근 최고위원은 대선주자 후보 검증 공방이 여권의 한나라당 분열 공작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정 최고위원은 “여권과 노무현 정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간에 반드시 분열이 될 것이다, 분열이 되지 않으면 분열을 시켜야 한다, 분열이 확정되면 여권 후보를 내세워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3대 원칙을 정하고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각 후보에 대한 되지 않는 검증 자료를 양측 후보진영에 제공한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며 “이러한 정권의 막후 공작에 말려들거나 공작을 도와주는 일을 해서 안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간 검증 공방으로 한나라당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여권의 음모라며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다만 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측 정인봉 특보를 향해 “도덕성 검증 운운해놓고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치명적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유력 대선주자간 갈등에 따른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완충지대’를 자임하고 나섰다. 당 경선준비위 부위원장인 맹형규 의원을 비롯해 당직을 맡고 있는 일부 의원들은 대선후보 경선이 후보가 아니라 당이 중심이 될 것을 주장하며 13일 가칭 ‘당 중심 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당중심 모임’ 발족, "깨지면 안 돼"

    하지만 당내 일부 봉합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대선주자간 검증 공방은 쉽사리 진화되진 않을 것 같다. 당장 당 지도부내에서도 이날 후보 검증 책임을 둘러싼 이 전 시장측과 박 전 대표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은 “(후보 진영이) 수집한 자료를 내놓으면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이 받아서 검증할 수 있도록 경선위원회를 가동시키는 것이 당이 지켜야할 약속”이라고 말해 당에서 정 특보의 이 전 시장 검증 자료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한 “후보들이 다 앞서고 싶은 욕심이 있고 대통령이 되고 싶을 것이지만 (이것이) 당의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당이 어려워진다”며 “지금이라도 후보든, 후보지지자든, 캠프든 걸러야할 사안이 있으면 다 당에 제출해서 엄정하게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박 전 대표측을 압박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 전여옥 최고위원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후보 개인들보다 후보 주위에 있는 사람과 당 지도부가 중요하다”며 박 전 대표를 향한 책임을 밖으로 돌렸다.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중립을 통해 당은 가장 좋은 후보를 국민 앞에 내세울 수 있다”고 주장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양 후보진영도 상대를 겨눈 화살을 쉽사리 거두지 않았다. 이명박 전 시장은 11일 자신의 블로거에 올린 글을 통해 “요즘 저를 향한 음해와 모략, 흑색선전이 당 밖으로부터가 아니라 당 안에서부터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도대체 제가 한나라당에 있는 것인지, 열린우리당에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 후보가 네거티브에 당할 것을 염려한다면서 상대보다 한 술 더 떠서 우리 후보를 흠집 내는 이율배반의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며 박 전 대표측을 비난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점은 이런 일이 계속되면 한나라당에 표를 주어야 할 국민이 ‘잘은 몰라도, 뭔가 있긴 있나 보다’ 하는 오해를 갖게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측 정인봉 특보가 다시 12일 발끈하고 나섰다. 정 특보는 “이명박 전 시장이 (검증 자료 공개를) 음해, 모략, 흑색 선전이라고 몰아세우는 수법이야말로 전근대적 수법”이라며 “이 전 시장의 제왕적인 사고 방식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흡집내기라는데 멀쩡한 후보에 흠집을 내는 것이 아니라 눈가림으로 가려진 흠을 드러내는 것은 결국 실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움직일 수 없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이 전 시장 검증 자료의 신빙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특보는 박 전 대표와 당 지도부의 만류로 13일 기자회견을 취소했으나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결국 이 전 시장 검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일단 당 검증위가 결성되고 내용이 갖춰지면 준비된 자료를 넘기겠다”면서도 “검증이 너무 지연되고 수위가 낮거나 있는 사실을 감출 경우, 따로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 검증위가 3월 말까지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너무 늦다고 볼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말까지 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공방의 재연을 분명한 어조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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