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주공격 대상 한나라로 이동?
        2007년 02월 09일 12: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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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9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크게 두 가지를 얘기했다.

    먼저 오는 대선 구도에 대해서다. 권 대표는 "이번 대선은 범 한나라당 대 범 민주노동당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주장에는 몇 개의 판단이 깔려 있다.

    한나라당에 범보수 대표성 부여

    우선 한나라당과 현 정권이 "신자유주의, 사회양극화의 동맹 세력"이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권 대표는 이번 대선을 "신자유주의, 사회양극화 동맹 세력과 서민중심주의, 사회연대세력 간의 한판" "수구냉전, 반평화세력 대 진보, 평화세력의 한판"으로 규정했다.  

    권 대표가 범보수의 대표성을 한나라당에 부여한 것도 흥미롭다. 한나라당의 집권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는 연설에서 한나라당을 공격의 1차 타깃으로 삼았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참상을 서론격으로 개괄한 후 곧장 한나라당을 직격했다. 비판의 분량도 많았고 강도도 셌다. "정권교체를 말할 자격이 없는 정당" "개혁과 민생 후퇴의 적극적인 공모자" "정책과 정치를 개발독재시대 달구지에 싣고 다니는 정당" 등의 표현이 동원됐다.

    권 대표는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에게 경제 정책 관련 대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대선 맞상대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은 단촐했다. 열린우리당을 "진화에 실패한 사이비 개혁세력"으로 규정하면서 "10개, 100개로 쪼개져도 나라 망친 당은 나라 망친 당일 뿐"이라고 일갈하는 정도였다.

    단촐한 여당 비판, 한나라당 주공격

    여기에서 민주노동당의 달라진 입장이 감지된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까지 민주노동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에 좀 더 많은 공을 들였다. 이는 열린우리당을 주요 경쟁상대로 보는 시각과 닿아 있었다.

    그런데 이제 경쟁상대를 한나라당으로 옮기려 하는 셈이다. 권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실체와 정체성이 분명한 세력과 맞상대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대선도 이런 구도에서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이는 한나라당과 대치선을 그을 때 ‘보수와 진보’의 구도가 한층 명쾌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민주노동당/한나라당’의 구도를 선점함으로써 차제에 제기될 지 모를 ‘개혁/수구’ 양자구도 아래서의 비판적 지지 흐름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물론 정황적으론 여당의 지리멸렬이 한 요인이 됐다. 권 대표측 관계자는 "괜히 공격해서 키워줄 필요가 있나. 지금으로선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권 대표가 이날 연설에서 제시한 또 하나의 화두는 ‘민생’이다.

    민주노동당, 민생문제 해결 주체 부각 노려

    권 대표는 부동산, 대학학자금, 이자제한법, 카드수수료 인하, 재래시장 활성화 등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구체적인 민생현안을 정책 설명의 앞자리에 배치했다. 단순한 문제제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학자금 긴급 융자를 위한 1천억원억 추경편성’ 등 세세한 대안을 내놨다.

    이는 민생정치를 통해 서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당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다소 무겁고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한미FTA, 개헌 및 정치개혁, 한반도 평화 등은 뒤로 배치됐다.

    결국 구체적인 민생정치를 통해 진보정당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이를 밑돌삼아 오는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대표로 하는 범보수진영과의 대회전을 준비하겠다는 게 오늘 권 대표의 메시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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