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순방 비속어 논란
    주호영-정진석, 반응 차이
    이재명 "준비 대응 대처 모두 부실"
        2022년 09월 23일 01: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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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욕설 논란’과 이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발언과 해명에 유감의 뜻을 내비친 반면, 정진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에선 “한미혈맹 이간질”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총공세를 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행사에서 비속어를 섞은 막말을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환담 후 행사장을 나오는 길에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발언 맥락상 미국 의회를 ‘이 XX들’이라고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해당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향한 비속어였다고 해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저개발 국가 질병 퇴출을 위해 1억 달러 공여를 약속했고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것”이라며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는 게 김 수석의 주장이다.

    이러한 해명은 논란을 더 확산시켰다. 민주당은 야당을 향한 비속어 사용은 괜찮은 것이냐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해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외교는 국가의 생존에 관한 문제”라며 “총성 없는 정쟁을 왜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 준비도 부실, 대응도 부실, 사후 대처도 매우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며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위기 모면을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의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하고 있다”며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며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님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은 정녕 ‘XX들’인가”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외교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처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한다”며 대통령실 외교라인, 김은혜 홍보수석, 박진 외교부 장관 경질을 촉구했다.

    한일-한미정상회담 무산에 이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총력으로 차단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저는 가까이에 있지 않고 현장에 없어서 동영상만 여러 차례 봤는데 딱히 (‘XX들’이라고) 그렇게 들리지는 않더라”며 “일단 저희로서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그냥 지나가면서 사적인 혼잣말로 한 것”이라면서도, 거듭 “제 귀에는 명확하게 들리지가 않았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대통령 순방과 관련해 깎아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정치적 이득에만 혈안이 돼 (윤 대통령의) 사적 대화까지 이용해 동맹관계 이간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 외교활동 중에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풍토를 만들어가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면서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선 대통령실의 해명에 유감을 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만약에 그 용어가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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