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유엔총회 연설
    자유·연대 강조···평가 갈려
    북한 관련 언급 없어, 매우 이례적
        2022년 09월 21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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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자유와 연대-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다. 11분간 연설에서 윤 대통령 자유와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선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린다. 특히 야권 인사들을 중심으론 연설 내용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빈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당 전 의원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2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연설이 너무 짧고 추상적이었다. 연설이라기보다는 축사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김종대 교수는 “(연설 내용에) 세계 현안이 들어간 게 없다. 금융, 에너지, 식량, 인플레 위기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묘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디지털이라든가 ODA 국제개발원조라든가 이런 사안들은 유네스코 또는 보건기구에서 할 수 있는 이상적인 협력에 해당되는 것이지, 당장 갈등이 넘치고 불타고 있는 세계 현안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한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서 북한이 안 나온 적이 제 기억으로는 없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 정치와 안보를 좌우하고 더 나아가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하니까 관심을 촉구하는 얘기 정도 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 자체가 아직까지 전 세계 어디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우선은 경제제재 완화를 얘기하니까 서구사회가 의심하고 북한은 이미 거부했다”며 “이런 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 정치적으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이렇게 추론해본다”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난해했다”고 평가했다.

    윤건영 의원은 “자유와 연대라는 키워드로 연설을 하셨는데 연설의 울림은 크지 않았다”며 “자유와 연대라는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나 싶다. 연설문이 난해해서 한 두세 번 읽었다”고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다소 아쉬웠던 점은 연대라는 개념을 가지고 다자주의를 이야기한 것 같다”며 “지금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자국중심주의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다자주의로 연대하자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려한 것 같은데 뭔가 확실한 게 없고 확고한 의지도 없고 구체적 방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대단히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 한국 외교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이야기할 때”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5년 동안 계속 유엔총회 연설할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가 공고해지는 것이 세계평화를 더욱더 탄탄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큰 동력이 됐던 건데, 그런 부분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고도 했다.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전략적 판단이라고 보인다”며 “(문제는) 전략적 판단을 하더라도 그 다음 스텝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그게 안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외교의 방향을 분명히 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이제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자유와 연대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알리는 선언이었다”며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외교 방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핵 위협, 펜데믹 극복, 평화유지를 위한 국제사회 일원으로의 책임 등을 역설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지도자로의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과거의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번영의 혜택을 받는 국가였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번영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국가가 됐다”고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을 받자 “세계가 경제, 안보, 복합적 위기 등으로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가 연대해서 자유의 가치를 지키자는 연설을 했다”며 “한국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하면서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에 지원하겠다, 개도국한테도 여러 기금을 출연하겠다 이런 식의 연설을 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평가를 내놓지 않은 셈이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께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제의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서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제안”이라며 “그런 제안을 하신 지 얼마 안 되셨기 때문에 UN 총회 기조연설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 별로 말씀을 안 하신 것 같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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