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대 파업의 힘' 직장폐쇄 철회시켜
        2007년 02월 06일 0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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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31일 악조건 속에서도 새해 첫 연대파업을 성사시킨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공격적인 직장폐쇄로 전 조합원을 길거리로 내몰았던 승림카본 회사가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7일부터 조합원들을 업무에 복귀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승림카본 사측은 5일 금속노조 경기지부로 공문을 보내 "2006년 12월 5일 단행했던 직장폐쇄에 대해 전격적으로 업무복귀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통보해왔다.

    회사는 또 "지나간 사실에의 집착이 아니라 새로운 기업문화 발전에 힘쓸 수 있도록 노사 모두가 양보와 타협의 정신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단체교섭은 보다 신의성실의 원칙의 틀 속에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7일 두 달만에 공장으로 돌아간다

    이로써 지난 해 12월 5일 공격적인 직장폐쇄로 길거리로 쫓겨난 31명의 조합원들은 만 두 달만인 7일 모두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고 노사간의 성실교섭의 장이 마련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교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는 "전체 조합원은 쟁의행위 이전의 상태의 원직으로 복귀되나,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회사의 노무지휘권에 대한 적극 수용 의지와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금속노조 경기지부(지부장 송태환)는 6일 회사와의 실무 논의를 통해 7일 조합원 31명이 모두 공장으로 돌아가고, 부상을 당해 치료중인 조합원들은 병가로 처리해 완쾌된 후 복귀하기로 했다. 금속노조와 회사는 8일로 예정된 본교섭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해나갈 계획이다.

    경기금속지역지회 승림카본분회 이해진 사무부장은 "60일 넘게 직장폐쇄 철회를 중심으로 싸웠는데 경기지부 총파업과 사회여론의 압박, 지역 동지들의 힘으로 직장폐쇄가 철회돼 너무 기쁘다"며 "완벽하게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이후 교섭에서 쟁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금속노조 경기지부는 지난 31일 안산 반월공단 내 승림카본 앞에서 1천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노동탄압 중단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사진 금속노조)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철회한 이유

    회사가 전격적인 직장폐쇄를 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공장에서 쫓겨난 조합원들이 탄압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고 완강하게 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31일 새벽 13명의 조합원들은 회사 사장실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였고, 경찰서 유치장에 갇혔다 풀려난 조합원들은 다시 천막으로 모여 다시 장기전을 불사하는 투쟁을 준비했다. 결국 노조의 이같은 대응 자세가 회사 쪽이 한발 물러서게 한 요인으로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 경기지부 3천여 조합원들의 연대파업도 회사에게 적지않은 부담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경기지부는 지난 달 31일 승림카본의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케피코, 대원산업, SJM 등 15개 사업장 3천여명이 오후 4시간 연대파업을 벌였고, 1천여명의 조합원들은 반월공단으로 달려와 직장폐쇄 철회와 금속노조 인정을 요구했었다.

    또 승림카본이 납품하는 원청회사인 발레오만도 등 주요 사업장들이 모두 금속노조 소속이고, 현대, 기아자동차까지 산별노조로 전환한 상황에서 승림카본의 투쟁이 지역을 넘어 금속노조로 확대됐을 경우 훨씬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도 회사를 움직이게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송태환 경기지부장은 "어려운 조건에서 지부 조합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손을 놓고 장기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해 파업투쟁을 전개한 것이 직장폐쇄를 철회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민주노조 인정받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투쟁의 끈을 놓지 말고 모두가 같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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