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해서 용감한 이명박의 노조 비난
    2007년 02월 06일 12: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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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이렇게 좋은 일 하는데는 처음 본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실 제가 노조 흉을 많이 본다. 특히 예전에 현대에 있었기 때문에 현대차 노조 흉을 많이 본다. 그런데 이런 노동조합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틈만 나면 노동조합을 비난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시장이 지난 1일 대구은행 노사의 극빈학생 후원행사에 참가해 대구은행노조를 극찬하면서 현대차노조를 비난하며 한 말이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
 

그런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수년 전부터 불우청소년과 결식아동, 독거노인을 돕는 일에 연간 4천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지원하고, 연인원 수백명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었고, 민주노총 소속 수많은 노동조합들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사회봉사활동 해왔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도 않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을 왜곡시키는데 거칠 것이 없는 이 전 시장의 노조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또 다시 드러난 것이다.

현대차노조 연 4,250만원 사회봉사활동 지원

5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박유기)에 따르면 2006년 노동조합 사업에서 4,250만원을 울산지역 사회봉사활동 비용으로 사용했다. 현대차지부는 ▲노인정 위로방문 320만원 ▲장애인단체, 봉사단체 지원금 150만원 ▲결식아동돕기 300만원 ▲독거노인 위로방문 300만원 ▲불우청소년 장학사업비 1,200만원 등 2,750만원의 예산을 지출했고 1,500만원의 지역봉사활동 비용을 포함해 총 4,250만원을 지원했다.

노동조합 간부들은 단지 돈만 지원한 게 아니었다. 지난 해 3월부터 꿈나무어린이집, 메아리학교, 태윤재활원, 착한목자의집, 시립노인요양원 등 울산지역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단체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였다. 상근간부들과 대의원들은 휴일에 시간을 내 부서진 집을 수리하기도 했고, 외로운 할머니들의 말벗이 되기도 했다.

이명박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대구은행 노사처럼 현대차 노동조합이 회사에 요구해 노사 공동으로 지역사회에 지원하는 금액은 연간 10억원이다. 노동조합의 요구로 사회봉사를 위한 기금을 조성했고, 연간 10억원을 장애인단체 등 지역의 어려운 곳에 지원하고 있다.

노사 공동 지역봉사기금은 연간 10억원

지난 해 10월에는 회사와 함께 장애인단체에 장애인을 위해 특수제작한 대당 6천만원을 넘는 장애인용 버스를 제공하기도 했고, 지역 공부방을 만드는 일 등 노사가 공동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여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차형철 사무국장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조그마한 일을 해놓고 생색내지만 우리는 알려지지 않게 조용히 이런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 지난 해 4월 29일 현대자동차노조 간부들은 울산 시립요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였다.(사진 금속노조)
 

지난 1년간 노동조합 간부활동을 하면서 10여차례 봉사활동을 다녔던 이재학 부장은 “노동조합 간부들이 사회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다음에는 가족까지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이런 걸 하면서 방송기자들에게 연락할 수 있지만 그런 일회성 행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지부 간부들은 연초의 의욕처럼 연말까지 봉사활동이 꾸준히 진행되지 못했다는 반성도 함께 했다. 강신무 부장은 “초기에는 주말마다 대의원들까지 봉사활동을 했는데 하반기에는 주말에 연대투쟁이 많아지면서 물품만 전달하고 봉사활동은 잘 되지 않았다”며 “우리 울타리에만 갇여있지 않고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노동조합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평생 돈과 출세만을 위해 살아온 이명박이 연대정신을 알까?

이명박은 이날 강연에서 “노동조합하면 별 좋은 인상 안 받으나 대구은행 노동조합은 전혀 다른 것 같다. 노동조합이 이렇게 좋은 일 하는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전국의 수많은 노동조합이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도 한심하지만 노동조합을 사회봉사단체로 여기고 있다는 것도 ‘무식의 소치’다.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 <네이버>에 나와있는 노동조합의 정의다.

지난 해 현대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이 수십만원의 임금손실을 감수하면서 ‘비정규직 확산법안’에 반대해 8일간 총파업을 벌였던 것처럼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투쟁’하는 단체다. 이제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로 전환했다.

오직 평생을 돈과 출세만을 위해 살아온 이명박 후보에게 ‘노동조합’의 연대정신을 이해하길 바라는 건 ‘우물에서 숭늉찾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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