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정당 대표 점심값은 120만원?
        2007년 02월 02일 06: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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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올해 대선에서 충청 표심을 사기 위해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만나 지원을 부탁하며, 120만원에 달하는 오찬을 갖고 이를 당비로 계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 성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또다시 여론의 비난에 몰리는 모양새다.  

    여당은 당장 “국민 혈세로 120만원짜리 식사를 하며 민생경제를 외치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비난했다. 인터넷에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며 강 대표와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 ▲ 지난 1월 26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강재섭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나라TV)  
     

    강재섭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오찬 회동을 가진 사실이 1일 한 인터넷매체의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프리존뉴스>는 “강재섭 대표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반주를 곁들인 점심을 같이 했다”며 “이날 오찬과 술값만도 1백20만원이 나왔고 계산은 당대표실에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이날 회동은 충청민심을 잡지 않고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당내 목소리를 반영해 강 대표가 직접 나서 JP에게 회담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강 대표는 김 전 총재에게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지원해달라고 부탁했고, 김 전 총재는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내가 전국을 돌겠다’며 흔쾌히 받아들여 서로 기분이 좋아지자 60만원짜리 고가의 술을 시켜 나눠 마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열린우리당은 “반 서민적 행보와 혈세 낭비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마구 비난해대며 자신이 민생을 책임지겠다고 민생경제 회담까지 제안한 사람이 60만원짜리 술을 곁들인 120만원짜리 식사를 했다”며 “사람이 이렇게 이중적일 수 있을까”라고 비난했다. 특히 서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자금은 국민의 혈세”라며 “이를 갖고 120만원짜리 식사를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공개 사죄를 촉구했다.

    인터넷에서도 강재섭 대표와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이날 낮 동안에 무려 205개의 댓글이 올려지기도 했다. ID ‘가라사대’는 “누구는 단돈 850원이 아까워서 한 5km를 걸어 다니는데 어쩌면 60만원 술에 60만원 식사로 120만원을 한끼 식사 때우는데 쓸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개탄했다.

    ID ‘상파’는 “사과박스로도 성이 차지 않아 차떼기를 한 한나라당 대표가 120만원짜리 식사라니 너무 소탈하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ID ‘왕덕’은 “조그만 사무실 경리 한달 월급이고 만원짜리 식사면 120명이 먹을 수 있는 돈이다”며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이런 식으로 보여주냐”고 비난했다. 그밖에도 “지구 저쪽에는 120원이 없어 굶어죽는 아이들이 있다”, “비정규직 월급보다 많다”, “내 한 달 월급이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선을 앞두고 강 대표와 김 전 총재의 만남 자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ID ‘새찬’은 “대선후보 지원을 부탁했다면 사전 선거운동인데 그럼 두 놈 다 50배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골아줌마들도 쥬스 한잔 먹고 50만원 문다”고 말했다. ID ‘목련존자’ 역시 “사전 선거운동이다. 선관위는 즉각 조사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강 대표와 당에 대한 비난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강 대표와 김 전 총재의 회동과 관련 “잘 모르는 일이고 확인을 못해봤다”면서도 오찬 사실을 부인하진 않았다.

    다만 유기준 대변인은 “오찬에 2명만 참석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며 120만원 식사에 대한 비난여론을 무마하려 했다. 더불어 이러한 문제제기로 “정치활동이 부당하게 위축된다”고 불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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