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2일 막바지에 다다른 전당대회의 낮은 투표율과 관련해 “당원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떤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투표율이 낮다”며 “지금까지 분위기는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임이고, 감정적으로는 실망감이고, 분위기 상으로는 절망적 체념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에 시작할 때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는 절망적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희망으로 깨워 보겠다면서 출마 선언을 했는데, 그 출사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저로서는 사력을 다했지만 최선의 결과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의 계양을 셀프공천 등에 대한 당내 평가와 해명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시 당대표 후보로 나서면 당원들의 실망감과 체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박 후보의 설명이다. 또 이번 전당대회가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당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됨에도 박 후보에게 표가 쏠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제가 이 후보를 대신할) 마땅한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며 “박용진 스스로가 전당대회 이전에 혹은 전당대회 중에 민주당의 미래와 현재를 책임질 수 있는 역량과 지도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해명과 사과를 요청했는데 되지 않은 채로 일방적인 안방 대세론으로 가고 있다”며 “문제는 이렇게 일방적 지지로 지도부를 세웠는데, 그 지도부가 민심도 얻어서 갈 수 있나. 민심을 얻어서 가고 있는 전당대회인가.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도 반성해야 되겠지만 그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남은 물론 전당대회 전반적인 투표율이 30%대에 머무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호남에서의 낮은 투표율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서 전통적 텃밭이자 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지역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매우 큰 경고음”이라며 “텃밭이 흔들리면 다른 데는 더 볼 일 없다. 민주당이 그만큼 벼랑밖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절박성과 간절함을 가지고 당의 건강성을 회복해야 하고, 이번 전당대회를 그 계기로 활용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낮은 투표율로 인해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돼도 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대다수의 국민과 당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고 방관자적 또는 이탈자의 마음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낮은 투표율과 관련해) 소수의 강성그룹들이 분위기를 좌지우지했다고 한다면 과다 대표되어 있는 것은 틀림이 없고, 그렇다면 민주당의 진정한 민주정치는 어디로 갔는지, 하고자 하는 아젠다는 어디로 갔는지 등이 많이 약해졌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에 저버리고 민심에 배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못지않게 민주당도 민심에 어긋나는 행태들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성찰과 쇄신의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