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닉스 순이익 1%면 비정규직 30년 고용
        2007년 02월 01일 10: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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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닉스반도체가 2006년 2조 550억이라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남겼다. 지난 3년간의 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5조 5천억원이다. 하이닉스가 순이익의 단 1%만 사용한다면 공장에서 쫓겨나 770일째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30년 동안 고용할 수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이사 우의제)는 31일 지난해 해외법인을 포함해 매출액 7조 6,930억원, 영업이익 2조 570억원, 순이익 2조 55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5년에 비해 매출액은 30%, 영업이익은 28%,순이익은 11% 각각 오른 것이다.

    현재 하이닉스 청주공장 앞에는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2004년 12월 25일 공장에서 쫓겨난 80여명의 노동자들이 770일째 천막농성을 벌이며 싸우고 있다. 이들은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불법적으로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뜻이다.

    이 8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이닉스에서 10년 가까이 일한 고숙련 노동자들이다. 이들에게 1인당 연봉 3천만원씩 30년을 지급한다면 총 72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조합원들의 평균연령이 30대 후반임을 감안하면 정년퇴직까지 600억원이면 충분하다.

    즉, 하이닉스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거둔 순이익 2조 550억원의 단 3%인 600억원만 사용한다면 만 2년 넘게 추위에 떨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든 일터로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2004년 1조 7,000억, 2005년 1조 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 3년간 얻은 순이익을 다 합치면 5조 5,000억원이다. 3년간 얻은 순이익의 단 1%만으로 8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두 고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노조탄압비용 2천억원 규모, 비정규직 100년 고용

    하이닉스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데 사용한 비용을 짐작해보면 계산은 더욱 황당해진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5년 5월 4일 “하청노조의 시위 때문에 모두 421억7,6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회사는 이 손실은 400∼600명에 이르는 용역경비 투입비용, 대체인력 투입비용, 고객손실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5월 4일 이후에도 용역깡패를 적게는 300명에서 많게는 600명까지 사용해왔다.

    회사 발표대로라면 하이닉스는 단 4개월 동안 421억을 사용해 월 100억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 비용이 매월 똑같이 들어가지는 않았겠지만 회사의 이미지 손실까지 포함한다면 연 1,000억원, 2년간 2,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금액은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 80여명을 연봉 3천만원씩 100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액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이 두려운 회사

    하이닉스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쫓아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장 안으로 들여보내면 하이닉스 청주와 이천공장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으려고 일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4일 금속노조와 하이닉스 사측은 서울에서 교섭을 벌였으나,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검찰의 불법파견 무혐의 판정 이후 하이닉스 사측에서 매파가 득세해 교섭이 결렬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금속노조에 가입한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혹독한 겨울을 3년째 보내고 있고, 길거리로 쫓겨나 3년째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있다. 지난 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남긴 하이닉스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회사라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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