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군사적 동맹관계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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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1월 31일 01: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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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은 반드시 통일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이고 통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가? 통일이란 개념의 내용은 무엇이고, 그 시기는 언제이며, 어떤 방법으로 달성되어야 하는가? 아마도 사람마다 답이 다르게 나오는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

    세월의 힘에 짓눌려 서로 잊어가고 있는 남과 북

    남북한을 통틀어 대략 60세 이하의 인구를 전후세대라고 할 때, 필자를 포함한 전후세대들은 서로 함께 살거나 소통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더구나 남은 자본주의 체제로, 북은 사회주의 체제로 그 운영원리가 다른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정치, 경제, 사회제도 일반은 물론이고 각 개인의 기본적인 가치관, 성격, 행동방식, 문화 등의 측면에서도 이제는 동질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의 역사를 공유하고, 핏줄이 같으며, 언어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남아 있는 끈일 뿐이다.

       
     ▲ 인공위성에서 본 한반도
     

    남북관계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핵문제일까? 물론 핵문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한 당면과제이다. 그러나 핵문제의 해결 또한 하나의 징검다리일 뿐 그 자체로는 아무런 해결책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지금 남북관계에 있어서 핵문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월의 힘에 짓눌려 남북이 서로를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상호 무관심은 점점 커져만 가고, 이질성이 더욱 고착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의지가 무뎌지고 있다. 아마 다가올 대선에서도 통일 문제 그 자체는 그다지 주목을 받는 목록에 포함되지 못할 것이다.

    전후세대에게 통일이나 남북관계는 더 이상 가슴으로 해결해야 할 당위적 과제에 속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그것은 합리적인 사고로, 끈기를 가지고 풀어가야 하는 매우 복잡한 퍼즐, 나아가 끝까지 안 풀릴 수도 있는 퍼즐과도 같은 것이 되어있다.

    통일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보다 많은 인구와 영토를 거느리고 보다 큰 경제력을 갖춘 강력한 통일국가의 수립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유전자나 무의식에 깊이 박혀 있을지 모르는 헤어진 동포에 대한 그리움의 해소인가.

    통일이 어느 순간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듯 다가올 문제가 아니라 고심해서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복잡한 퍼즐이라면 어느 때인가 수순에 따라 마지막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오기까지 남북한 사람들의 삶과 통일 사이의 함수관계는 어떻게 정립되어야 할 것인가. 필자는 통일에 관한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열쇠는 평화체제의 구축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통일의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열쇠는 평화체제 구축

    하지만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해 들여야 할 비용과 노력의 정도 역시 통일 그 자체를 위해 필요한 것만큼이나 만만치 않다. 물론 평화의 개념을 상호신뢰와 안전보장 그리고 공존과 배려를 합한 총체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단순한 전쟁억지력으로만 이해할 경우 핵무기도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핵무기와 평화개념이 서로 양립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증명을 요하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핵무기는 상대방에 대한 적대와 불신의 극단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적대와 불신을 극단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평화의 내용으로 삼을 수는 없다.

    그것은 극단적 이기주의의 산물이며 맹목적 자기방어를 위한 과도하고 일방적인 조치일 뿐 상대방과의 상호신뢰와 배려 그리고 공존을 의미하는 것일 수 없다.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통해 아랍세계와의 평화를 확보했다고 말한다면 넌센스일 것이다.

    필자는 평화체제의 구축과정과 통일이 실질적으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하나의 과정라고 생각한다. 통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포함해서 통일을 한다고 하면 어떤 수준으로 통일을 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는 평화체제 구축 이후에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체제의 구축은 통일을 위한 선결조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것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평화체제의 구축은 서로를 이해하고 적대와 불신을 해소해가는 지난한 노력에 의해 달성되는 과정이다. 그것은 어느 일방이 핵무기를 가지고 소통 불가능한 장벽을 쌓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

    핵무기와 평화체제는 양립 불가능

    상호불신과 적대관계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우선하여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헌법 제3조는 북한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문제이다. 북한의 국가로서의 성격 자체를 부정하니 북한 정부도 합법적인 정부가 아니다.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조는 남한의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결국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는 대한민국=남한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이다. 북한 지역은 단지 미수복지역일 뿐이며, 거기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은 법적으로는 대한민국=남한의 국민이다. 결국 헌법에 의하면 북한이라는 국가와 그 국가의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 제3조를 법률 수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라는 적대개념으로 정의함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법으로서 반국가단체의 구성과 가입, 목적수행, 자진지원, 금품수수, 잠입과 탈출, 찬양 또는 고무, 회합이나 통신, 편의제공 등의 개별적 행위들을 처벌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헌법 제3조의 논리로만 보자면 대한민국의 주권행사를 방해하면서 북한 지역을 점거하고 있는 북한 정부는 국가보안법이 정의하는 반국가단체라는 개념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 남북한 양 정상의 만남이 주목된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동을 가상으로 합성한 사진(출처 blog.segye.com/jjj0101)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은 군사적 신뢰관계 형성

    북한이 법적으로 남한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아마 남한이 북한을 취급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법의 관점에서 남북한은 모두 상호인정이라는 평화체제 구축의 기본전제를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7.4 남북공동성명 이래 유엔동시가입 그리고 최근의 6.15 공동선언 등에 이르기까지 남북한은 상호 실체를 인정해왔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그리고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등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고 역으로 현실을 규정하기도 하는 법규범은 아직까지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한 기본전제는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은 각각 상대방을 합법적인 정상국가로 인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대방 인정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적 과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국가 사이의 군사적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여기서 군사적 신뢰관계의 핵심적인 내용은 상호불가침, 상호안전보장, 군축 등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상호불가침은 평화체제의 최소한의 내용이고, 그 보다 더 나아간 단계로서 이웃하고 있는 두 국가 사이의 상호안전보장 즉, 군사적 동맹관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 다음 단계로 동맹관계를 기초로 한 대규모 군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군사 동맹관계 기초로 한 대규모 군축을

    한편 남북한이 상호 군사적 신뢰관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과 중국 사이의 동맹관계 및 남한과 미국 사이의 동맹관계는 해소하도록 한다. 남한과 미국의 군사적 동맹관계가 해소되면 주한미군 역시 철수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에 앞서 북한은 상대방을 부인하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마땅히 폐기해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은 함께 제3국에 대한 비동맹 중립관계를 천명하고, 미국이나 중국과 등거리외교를 행한다. 필자는 상식적으로 남북한 관계가 이렇게 처리되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군사적 신뢰관계 구축과 동시에 남한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북한을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북한 부흥과 개발을 위한 원조조약을 체결한다. 남한이 군축을 통해 절약하는 자원의 대부분은 북한에 대한 에너지와 인프라 투자 등 경제부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북한은 남한에게 체제보장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개방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민간 수준의 경제, 관광, 체육, 문화 분야 교류도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의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는 서로 다른 상대방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한 기초 위에서 진행한다. 장기간의 과정을 통해 북한주민의 소득이 남한의 70~80% 수준에 달할 때까지 원조를 지속한다. 북한의 경제부흥성과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을 때 남한과 북한은 통일의 수준과 방법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한다.

    군축 절약 재원으로 대북 경제부흥 지원을

    물론 통일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서로 사이좋은 이웃국가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도 포함해서 말이다. 통일은 남한과 북한 주민들 모두가 원하여야 가능한 과제이고 어느 일방 국가의 의지로 이룰 수 있는 성격의 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의 논리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남한과 북한이 서로 인정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평화체제의 구축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 사이에도 신뢰를 쌓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국가와 국가 사이의 신뢰란 더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많은 무력을 가지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국가 사이의 합리적인 외교를 통해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아가야 할 성격의 문제이다.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경우 신뢰가 쌓이기는커녕 불신만 조장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므로 여당이 자신들만이 평화세력이고 야당은 반평화 세력이라고 몰아세우며 편가르기를 시도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하거나 또는 야당이 보수세력의 입맛에 부합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고자 한다면 남북관계와 통일을 위한 신뢰구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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