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긴급조치 판사' 공개는 '인민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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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1월 31일 09: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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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긴급조치 위반 사건 판결과 관련한 판사들의 실명 공개를 둘러싸고 31일자 아침신문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이하 진실화해위)가 전날 열린 전원위원회 임시회의에서 판사들의 실명이 담긴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분석보고서’를 예정대로 31일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하고 이를 공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보고서에 이름이 공개된 판사 492명 중 10여명이 현직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 지방법원 이상 고위직을 맡고 있고, 전직 대법원장 4명과 헌재소장 1명, 대법관 29명 등 전직 지법원장 이상 고위법관을 지낸 판사도 10여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다수의 아침신문은 진실화해위의 명단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논조를 나타냈다. 특히 이른바 보수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인민재판’이라는 자극적 언사를 동원해가며 열을 올렸다. 이에 반해 경향신문은 긴급조치를 ‘찬양고무’했던 언론도 ‘고해성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조선·동아, ‘인민재판’에 끌려나온 판사들’ ‘반대세력 욕보이기’

먼저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긴급조치 재판 판사 492명 공개">를 올리고 A3면에 <"당시 법대로 판결…왜 지금 잣대로 문제삼나"> 기사를 통해 주로 법조계의 반발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다수의 판사들은 ‘과거 실정법에 따라 재판한 판사들을 마치 판결을 잘못한 것처럼 명단을 작성해 발표할 경우 판사의 독립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또 대한변호사협회가 논평을 내고 판사 실명 공개에 반대 입장을 밝힌 내용을 전달했다. 

이런 입장들은 조선일보의 사설에서 더욱 강경한 어조를 띄고 있다. <과거사위의 ‘인민재판’에 끌려나온 판사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명단이 정식으로 공개되면 정권의 ‘과거사 캐기 바람’에 올라탄 세력들은 해당 판사들을 ‘독재정권에 순응한 반민주 판사’로 몰아붙일 게 뻔하다"면서 "긴급조치사건을 맡았던 판사들은 대부분 하필 그때 그 직책에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판결문에 이름을 남기게 됐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과거사위 생각대로 관련자 명단 공개가 긴급조치문제를 정리하는 길이라면 공개 대상은 긴급조치 위반사범을 잡아들였던 정보기관과 검찰·경찰, 긴급조치 발동 논의에 참여했을 청와대 참모와 국무위원들까지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엔 유신헌법 국민투표에서 90% 넘게 찬성해 대통령에게 긴급조치권을 줬던 국민의 책임까지 물어야 될 판"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반화해 과거사위 본색 드러내기>라는 사설에서 "당시의 실정법에 따라 재판할 수밖에 없었던 판사들을 30년이 흐른 지금의 잣대로 망신 주려는 것은 이 위원회가 앞으로도 유사한 행위를 하겠다는 신호 아니겠는가"라며 그 ‘정치적 정략적 의도’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동아일보는 특히 "본보는 유신정권에 저항하다 언론사에 유례가 없는 백지광고 사태를 겪었다. 그럼에도 이번의 판사 명단 공개가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진정한 화해에 역행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의 ‘과거사’를 언급했다.  

동아일보는 또 진실화해위의 송기인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및 직원들의 성향을 거론하며 "인적 구성이 편향돼 있는 과거사위가 역사를 공정하게 평가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반대세력 욕보이기를 위한 사실상의 인민재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관련 사설을 싣지 않은 중앙일보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중앙일보는 4면 기사 <"인적 청산 도구" "진실 규명 필요">에서 법조계와 학계·시민단체의 상반된 반응을 대치시키며 ‘긴급조치 판사’ 공개 논란으로 처리했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에서 ‘긴급조치 판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주요 전·현직 법관들’의 실명과 함께 진실화해위 위원 명단을 표로 정리했다.   

한편 서울신문은 가판에서 1면 머리기사로 올렸던 <‘긴급조치’ 판사 492명 오늘 실명 공개>를 사이드로 빼고 9면을 관련기사로 채웠다. 서울신문은 한겨레가 30일자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긴급조치 위반사건 주요 판결>을 표로 정리하고 당시 재판관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사설을 통해서는 실명 공개가 경솔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신문은 <‘긴급조치 판사’ 이름 공개 경솔하다>는 사설에서 한국일보의 30일자 사설의 입장과 같이 ‘현행법 논리’를 판단의 준거로 삼았다. 여기서 서울신문은 "당시 현행법에 따라 판결한 판사의 명단을 공개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과잉대응이라고 본다"면서 "악법도 법인 이상 판사는 실정법에 의거해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나아가 "이번처럼 명단 공개와 같은 마녀사냥식 접근법은 또 다른 갈등과 반목을 낳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신문은 이를 ‘한풀이식 접근방법’이라고 표현하며 "기구 설립의 취지를 다시 되새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향, "긴급조치 ‘찬양고무’ 언론도 잘못 고해성사해야"

경향신문은 이런 입장들과 대척점에 섰다. 경향신문은 <‘진실’과 ‘화해’는 ‘규명’과 ‘사과’를 통해 이뤄진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히려 명단 공개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경향신문은 "’공개 불가’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라고 단언했다. "진실화해위의 자료는 한자 한획의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또 "’긴급조치 위반 판결도 실정법에 따라 이뤄진 것’ 운운하는 해괴한 논리도 이번 기회에 새삼 엄중하게 비판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혁당 사건 관련자 등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로 억울하게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생각하면 당시 판사들에게 결코 ‘역사적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지난날의 과오가 과연 무엇인지 하나하나 규명하고 공개하는 게 바로 ‘진실’"이라면서 "과오를 범한 당사자들이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진정으로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바로 ‘화해’의 지름길"이라고 역설했다. 경향신문은 "그런 의미에서 긴급조치를 ‘찬양고무’했던 언론도 자신의 잘못을 고해성사해야 마땅하다"며 반성없는 언론을 향해 자성을 촉구했다.

한겨레는 당시 불이익을 무릅쓰고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들을 주목했다. 1면 기사 <‘긴급조치 소신 판결’ 판사 좌천·사퇴>에서 한겨레는 "1970년대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내린 전·현직 고위법관 상당수가 ‘실정법을 적용했을 뿐’이라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하지만, 당시 용기를 내어 무죄 판결을 내리고 불이익까지 감수한 판사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런 사례들을 8면 기사 <"장기집권 부인못해" 법복 벗긴 판결문>에서 자세히 전했다. 1976년 수업 도중 박정희 정권을 비판한 혐의로 기소된 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영구(76)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그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이 전 부장판사는 이 판결로 좌천된 후 법복을 벗었다. 당시 고등법원 판사였던 양영태 변호사도 반공법과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뒤 진급에서 탈락하는 불이익을 당했다. 

한겨레는 또 이강국 헌법재판소장도 진실화해위원회의 ‘긴급조치 판결’ 명단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 헌재소장은 의정부지원 배석판사로 있을 때인 75년 축산업을 하던 김아무개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방한 혐의(유언비어 날조 유포)로 기소된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2년 동안 4건의 재판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불법 파업’때 대체인력 자동투입…재계 환영, 노동계 "노동기본권 억압" 반발 

정부는 에너지 금융 보건의료 등의 주요 시설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와 주요 민간사업장도 ‘국가기반시설’로 지정하고,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에 대체인력을 자동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철도 병원 발전소 등 국가기반시설이 파업으로 시설 마비가 우려될 때는 정부가 대체 인력과 장비를 강제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행정자치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이 오는 7월26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이 이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와 관련해 3면 기사 <노 "단체행동권 제한"…갈등 새 불씨>에서 이 법이 공포되면서 "노동계의 불법 파업으로 인한 경제불안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면서도 "노동계는 ‘국가 재난의 범주를 임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노동기본권을 억압하는 반민주적 처사"라며 강력 반발, 최종 확정되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재계는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 이미지 추락을 막을 수 있다면서 법 통과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2월8일 6자 회담 재개…한겨레, "기대치 낮춘 한·미"

중국 외교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5차 3단계 6자회담이 오는 2월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30일 공식 발표했다. 이와 함께 북한과 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동결된 북한 계좌를 해결하기 위한 2차 금융실무회담을 30일부터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시작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9일 "제네바 기본합의와 유사해 보이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행동으로 가능한 최소한의 목표를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2면 기사 <기대치 낮춘 한·미 ‘천릿길도 한걸음부터’>에서 "겉보기에 대북 요구 수준을 대폭 낮춘 듯한, 한-미 두 나라의 이런 태도 변화는" △한반도 비핵화 등을 명시한 9·19공동성명 이행 국면으로 빠르게 들어서려면 초보적이더라도 우선 ‘행동’이 필요하다는 판단 △방코델타아시아(BDA) 등 금융문제에서 미국이 북쪽에 내놓을 카드가 많지 않으니 9·19공동성명 이행 국면을 위해 대북 요구도 낮추겠다는 전략 △’북핵의 완전하고도 신속한 폐기’의 과정이 장기적 핵동결에 초점을 맞췄던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판단 등 세 갈래로 짚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미·북, 비디에이 문제 질질 끌지 말라>는 사설에서는 "이번 만남에서 북한계좌 동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6자 회담 재개에 걸림돌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 이 문제를 질질 끄는 것은 북한은 물론 미국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일보는 사설 <6자 회담, 반드시 ‘북핵 폐기’로 이어져야>에서 북한을 향해 "미국이 북·미 양자접촉에 응하고, 금융제재에서 ‘양보의 움직임’을 보인다고 이를 기화로 더 얻어 내겠다는 욕망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한편으로 "한·미는 북한과의 어떤 합의라도 이것이 반드시 ‘북핵 폐기’와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이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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