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선출 방식 아직 뜨거운 논쟁 중
        2007년 01월 31일 07: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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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개방형 선거인단을 구성한다면 도대체 몇 만 정도의 표를 확보 할 수 있는지, 또 그 정치적 파장이 과연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또 그 장단점이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안이 먼저 제출돼야 한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단은 31일 남산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전국 시, 도당 위원장들과 확대 간부 회의를 갖고 대선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12일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최고위원단이 갖은 워크숍에서처럼 이번 확대 간부회의에서도 대선 후보 선출 방식에 관한 열띤 공방이 반복됐다. 이날 논의 결과 개방형 경선에 관한 ‘심도 있는 안’을 준비해 오는 2월 2일일 예정된 최고위에서 다시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 31일 남산의 서울유스호스텔에서  대선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확대간부회의가 열렸다.
     

    "개방형 경선, 준비는 됐나?" vs "진성당원제 성찰 필요"

    임성대 충남도당 위원장은 "개방형 경선을 도입하려면 진성당원제의 문제와 한계가 먼저 지적돼야 한다. 구체적 준비없이 단지 국민들에게 관심을 유발하겠다는 발상의 기술적 접근은 안 된다"라며 "개방형 경선을 하자고 하는데, 그에 따른 구체적 안이 제출되지도 않았고, 또 준비나 고민이 전혀 없는 것같아 솔직히 우려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이 "민주노동당에서 지역선거를 치르면서 최초로 개방형 선거를 주장하고 고민했던 사람"이라며, "만약 선거인단 모집 시 오히려 10만명도 채우지 못하는 협소한 선거인단을 구성하게 되면, 민주노동당의 한계만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꼴이 되고, 만에 하나 매표 행위 등 부작용이 발생 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배창호 충북위원장도 "개방형 경선은 당원들의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당의 침체된 분위기로 인해 당원들조차도 움직이지 않는데, 과연 국민들 중 누가 움직이겠는가? 내부부터 혁신해야 한다"라고 개방형 경선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도 당원 직선제를 주장하면서 "당의 외연을 넓히고 지지자들을 조직하자는 이야기는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며, 이미 오래 전부터 10만 당원 시대, 당원 입당 운동 등을 통해 그러한 노력을 추진해왔다"면서 "현재 제기되는 선거인단 등의 문제의식은, 대중 정당의 성격을 강화하고 당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의 문제를 선거인단이라는 선거기획, 선거전략, 선거공학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또 "선거 시기에 당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은 정당하고 또 당의 일관된 자세이나 그것을 선거인단 등 기타 편법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그 문제 의식의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정적 측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거 공학적 접근 대신 선거인단이라는 발상을 진성당원제와 연동해 당원확대운동, 입당운동으로 이어가면 안되는가 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 워크숍에서부터 일관되게 개방형 경선을 주장하는 김성진 최고위원은 "단순히 보수정당이 접근하는 흥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히려 개방형 경선이 당원들에게 주변 사람들을 조직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 대선 국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더 여는 것"이라며 "설사 선거인단이 10만 명이 못 모아져도 그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거기서 출발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이번 대선이 정파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적어 매표 행위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없을 것 같다"라며 "선거인단이 왜소할 것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정성을 다해 시민들을 만나고, 그 구성원들이 당의 귀속력을 갖는 형태를 고민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성 경북도당 위원장도 "진성당원제가 우리에겐 자랑이지만, 이젠 돌아보며 다시 한번 그 정신을 성찰하고 진단할 시기가 됐다"면서 "진성당원제만 계속 고집하면 오히려 당이 협소해 질 수 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당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선 시기는 6월말 7월초가 적절

    대선 후보 선출 시기와 관련해선 이견없이 6월말에서 7월초로 의견이 수렴됐다. 6월 항쟁을 기념하고 휴가 시즌을 피해 시기를 맞춘 것으로, 가능하면 빨리 후보를 선출해 힘 있게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2008년 총선 후보 선출 시기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대선이 본격화되는 10월 경에 후보를 선출 할 수 있게 미리 밑그림을 준비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대선을 준비하는 당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지역 위원장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최근성 경북도당 위원장은 "지금 당을 보면 그저 살아남기 위해 위축되고 수세적인 태도만을 보일 뿐이다. 주체가 이러할진데, 민중들이 어떻게 대안 정당으로 인식해 주겠는가"라며" 새로운 정치 시장이 만들어진 이 시기에 집권할 수 있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진취적으로 민중들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성대 충남도당 위원장도 "당이 300만 표를 이번 대선의 목표로 제시했는데, 구체적인 수치 대신 3강 구도를 제시해 달라"면서 "이렇게 낮은 수치로 우리의 목표가 제시된 순간 우리는 대중에게 집권을 꿈꾸는 대안 정당이 아닌 소수파로만 인식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다음 달 10일 중앙위와 25일 당 대회를 거쳐 후보 선출 방식과 시기 등 대선 관련 주요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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