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신 택시노동자, 그는 왜 죽었나?
    By tathata
        2007년 01월 30일 07: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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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택시 노동자가 시너를 자신의 몸에 뿌리고 분신 사망하면서, 그를 죽음으로 몰아 간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택시업체인 우창기업에 다니는 전응재(43) 씨는 지난 23일 오후 10시 경 회사 차고지에서 분신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고인은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다. 현재 고인의 시신은 인천의 성민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유족들과 민주택시노조 우창기업분회는 장례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족보상과 장례협의절차 등을 논의 중이다.

    전 씨는 지난 2003년에 노조 부위원장을 역임할 정도로 노조활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최근 그의 절친한 동료 3명의 조합원이 ‘미터기 조작’ 등의 이유로 해고를 당하자 억울함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말 인천지역 23개 택시업체 노사가 공동교섭을 통해 임금삭감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임금협상을 타결한 것과 관련,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투표 상정을 요구했으나 이것이 거부되자 심적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가 사망한 날인 지난 23일 오후 4시에는 노조 총회가 개최됐으며,  총회 이후 전 씨는 동료들에게 김밥을 사주며 “해고를 막아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임금삭감은 절대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 ‘택시월급제 사수를 위한 비상모임’이 지난 26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정회 시간을 이용, 기자회견을 열어 고 전응재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지역에는 민주택시연맹 산하의 17개의 기업별 노조와 민주택시노조의 6개 소속 노조가 있으며, 지난해에는 23개 회사 노사가 공동으로 임금협약을 맺었다. 민주택시노조 인천지부 수석부본부장인 김익환 민주택시노조 우창분회장은 구수영 민주택시노조 위원장으로부터 교섭위임을 받아 2004년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해왔다.

    노사가 지난해 12월 1일에 맺은 임금협정서에는 △연차와 월차를 포함해 17만원에 해당하는 임금 삭감 △주 44시간제 △법정최저임금인 보다 작은 시간당 2,655원의 야간수당 책정 등이 명시돼 있다. 대부분의 임금협정 사항이 사실상 근로조건의 후퇴를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 분회장은 조합원의 총회를 통한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채 ‘직권조인’으로 이같은 노사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민주택시노조의 규약 31조는 “(단체교섭) 체결은 조합원총회의 인준과 위원장의 승인을 얻어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민주택시연맹의 규약 또한 ‘단체교섭, 단체협약 체결 및 쟁의에 관한 사항’을 대의원대회의 기능(18조 5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분회장이 노조 규약을 어기고 임금협정을 체결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분회장은 “이미 임금협약을 체결한 상태였기 때문에 찬반투표에서 부결이 된다 하더라도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년전부터 교섭은 진행돼 왔으며, 조합원들은 이같은 임금협정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찬반투표는 필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택시 월급제 사수를 위한 비상모임’(비상모임)의 이상우 씨는 “노조와 연맹의 규약을 지키지 않은 임금협약은 있을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은 임금삭감안이 총회에서 부결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조합원의 찬반투표 요구조차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우 씨는 또 “노조는 이번 임금협상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도 하지 않았고, 어떤 홍보물을 통해서도 임금협상의 진행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임금협약안이 조합원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임을 강조했다.

    임금협정 체결 이후 성진운수노조와 신광운수노조 등 3개 기업노조는 총회를 통해 임금협정안을 부결시켰다. 따라서 김 분회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에 해고된 조합원 3명에 대해서도 비상모임은 ‘보복성 징계’라는 주장이다. 이 씨는 “김 분회장이 누나의 ‘아파트 떴다방’을 도우면서 조합원들을 동원하는 등 노조 위원장으로서 품위를 갖추지 못해 불신임 운동을 전개했다”며 “인사위원회에서 노조가 징계에 동의한 것은 자신들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우창분회는 김 분회장에 대한 불신임 찬반투표를 지난해 초 대의원대회에서 표결에 붙였으나, 불신임 정족수에서 4표가 모자라 김 분회장은 직위를 유지했다.

    회사와 노조 측이 표면적으로는 요금미터기 조정을 통한 운송수익금 횡령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또한 조합원들을 해고하기 위해 만든 ‘구실’에 불과하다고 비상모임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익환 분회장은 “운송수익금을 횡령한 조합원들을 노조로서도 별달리 보호할 방안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인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무엇 때문에 고인이 죽음이 이르게 됐는지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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