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
    ‘내부총질’ 메시지 후폭풍···권성동 압박?
    안철수 “권 재신임 안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
        2022년 07월 29일 01:2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메시지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 의해 노출된 후 지도체제 개편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배 최고위원이 직을 내려놓으며 권성동 대행의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이준석 대표 6개월 징계 이후 ‘권성동 원톱 체제’인 당 지도부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80여일이 되도록 국민의힘이 국민들께 기대감을 총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에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며 “지금이라도 누구 한 사람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부 초선의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비대위 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선의원들은 “언론에는 연일 당 지도부의 실수와 내분이 보도되고 있다”며 “집권여당이 오히려 정부의 개혁동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당 대표 직무대행의 사적인 SNS 메시지까지 공개되는 등 사태로 원내대표가 잇달아 3번이나 사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권 대행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로 전환해 당을 정상화하고 윤석열 정부의 개혁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원 여러분은 당을 살리려는 초선의원들의 충정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비대위 체제가 되려면 당연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9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이 사퇴해야 한다. 다른 최고위원들이 배 최고위원에 동조하지 않으면 지도체제 개편은 어렵다는 뜻이다.

    차기 당권주자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권 대행 거취를 묻는 의원총회가 내주 초 열리는 것과 관련해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겠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권 대행이) 여러 가지 실수들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안 좋은 시기에 안 좋은 실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라며 “국민들 고통이 굉장히 커지는 상황인데, 이럴 때 정치권은 민생 문제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 소음은 없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건강한 여당의 모습”이라며 “이러한 당연한 원칙들을 망각하는 데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한다”며 권 대행을 겨냥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 또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부담을 지워드려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도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라며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사실상 조기 전대를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인들은 현재의 권성동 원톱 체제를 유지하며 이준석 대표의 복귀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는 결국 국민의힘으로 돌아오게 되고, 갈등이 심각하게 비화되는 것은 득이 될 것이 없다”며 “더 공격적인 위치에 있는 친윤계는 자중해야 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젊은 세대, 그리고 이준석 대표를 더 포용적으로 끌어안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내부 총질’ 메시지 논란 이후 권 대행을 위로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큰 충격이었다”며“윤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이 대표가 경선 때부터 서로 간에 줬던 상처를 충분히 풀지 못했다는 것인데, 더 힘이 센 대통령 쪽에서 이 대표를 억압하고 있는 형태가 돼 버렸다”고 덧붙였다.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주고 받은 메시지에서 언급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에 대해선 “(이 대표의) 빈자리를 어떤 식으로 메꿀 것이냐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기훈 행정관이라는 대체제 논의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대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당의 문제를 적극 지적하고 바꾸려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간택’되는 형태라면 젊은 세대에게 소구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