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강재섭 “개헌 빼고” 민생회담
        2007년 01월 30일 0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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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개헌을 의제에서 제외하고 민생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표간 회담은 지난 2005년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따른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남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이르면 내주, 늦어도 구정 전에는 회담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간 회담을 갖기로 했다”며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실무접촉 결과를 브리핑했다. 박 실장은 “회담의 의제는 민생대책과 2월 임시국회 처리 법안에 관한 것으로 하기로 했다”며 “양측은 이번 회담이 보다 생산적으로 진행되어서 국민들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성과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박재완 실장은 특히 “개헌 문제는 이번 회담 의제에서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의외라는 반응을 샀다. 개헌 문제는 이번 회담의 성사 여부를 가르는 주요 의제로 관심을 모았다. 강재섭 대표는 “개헌 문제를 제외한 민생회담”을, 청와대측은 “개헌문제도 민생”이라는 주장을 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가 이날 오전 개헌 논의를 포함한 회담도 가능하다며 한 발 물러서면서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강재섭 대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청와대가 개헌도 민생이다 같이 얘기하자고 나오는데 쩨쩨하게 개헌은 한마디도 못한다 이렇게 할 생각은 없다”며 “온 회담 자체를 개헌으로 덮는 그런 정략적인 회담은 안 하겠다는 입장이지,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하시면 저는 반대한다고 분명히 하면 되고 큰 선에서 모처럼 대통령하고 만나서 국민 소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영향인지 정작 실무 접촉에서는 청와대측이 먼저 개헌 문제를 제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개헌은 빼고 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박재완 실장은 전했다. 박 실장은 “회담에서 개헌을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론하지 않기로 해놓고 한다면 선의와 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개헌 문제를 제외하면서 이날 실무 접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회담의 주요 의제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내달 1일로 예정된 추후 접촉에서 회담 의제를 확정하기로 했다. 양측이 제시한 의제와 관련 박 실장은 “확정되기 전에 미리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한나라당의 경우, 부동산 문제, 등록금 관련 법안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비록 직접 언급은 없었으나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 등을 주요 의제로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이날 양측의 실무접촉에는 청와대에서 이병완 비서실장과 정태호 정무팀장, 한나라당에서 박재완 대표비서실장과 이주영 수석정조위원장이 참석했다. 양측은 내달 1일 2차 실무접촉을 갖고 회담의 형식, 시기, 배석자 등에 대해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르면 내주 중, 늦어도 구정 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의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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