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체 협박에 사수파 항복, 그 다음은?
        2007년 01월 29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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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은 29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바꾸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 대통합 신당 추진을 결의하고 차기 지도부에 신당 추진에 대한 포괄적 권한을 위임한다는 전당대회 의제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기간당원제 폐지안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결 이후 본격화된 신당파의 대규모 탈당 흐름은 일단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당파 일각에선 ‘당 해체’ 결의가 빠진 전당대회 의제는 미봉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여전해 전당대회 전이라도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해체 위기 앞에서 항복한 사수파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기간당원제 폐지 당헌개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시켰다. 현 재적의원 63명 전원이 참석해 찬성 62명, 반대 1명으로 정족수인 3분의 2를 무난하게 넘겼다. 전당대회 의제에 대해선 별다른 토론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탈당의원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가운데 기초당원제및 당원당규 개정 등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김근태 당의장이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당대회 의제와 관련된 안건이 통과되자 중앙위원 전원이 기립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며 "일사분란한 의견통일과 질서 있는 안건 심의를 통해 당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총의를 모아냈다"고 평가했다. 또 "오늘 중앙위로 전당대회와 관련된 모든 쟁점은 정리됐다"고 했다.

    앞서 당 사수파가 당헌개정안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중앙위 결과는 이미 예견된 상태였다. 당헌개정 문제를 빌미로 신당파가 대거 당을 깨고 나갈 경우 당이 사실상 해체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사수파의 양보를 강제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당헌개정안을 수용하도록 사수파를 설득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당헌개정이 이뤄짐에 따라 대규모 탈당 흐름은 일단 멈칫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상호 대변인은 "탈당 명분이 많이 사라지지 않겠느냐"면서 "신규 탈당이 급속히 감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천정배 의원 탈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초 이날 중앙위에서 당헌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당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는 정동영 전 의장측도 "의미있는 결정"이라며 "오늘 결정된 방향대로 가야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선의원 그룹의 김부겸 의원도 "위기감이 오늘의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했다.

    당 해체 결의 빠진 건 미봉책

    반면 강성 신당파 의원들은 ‘당 해체’ 결의가 빠진 전당대회 의제는 미봉에 불과하다면서 탈당 가능성을 거두지 않고 있다.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제종길 의원은 "오늘 중앙위는 예견된 것 아니었느냐"면서 "통합신당을 추진하려면 우리당 간판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역시 천 의원과 가까운 정성호 의원도 "기간당원제냐 기초당원제냐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며 "우리당 중심으로 통합을 하겠다는 건데 당 바깥의 개혁세력이 우리당을 통합의 대상으로 인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지난 8개월간 비대위는 전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결국 4개월 후 친노와 반노, 통합신당과 당 사수의 논리가 동일하게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역구민과 선배 동료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신당파 가운데 실용적 흐름에 서 있는 노웅래 의원은 "’당 해체’를 명문화하지 않은 신당추진 결의는 별 의미를 갖기 어렵다"면서 "전당대회 전까지 ‘당 해체’ 문제를 전대 의제로 포함시키는 방향에서 노력하되, 그게 여의치 않으면 따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전당대회 전까지 산발적 탈당 가능성

    차기 지도부에 ‘당 해체’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당을 뛰쳐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노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한길 원내대표의 의중을 일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규모 탈당의 가능성은 일단 차단했지만 일부 강성 신당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여당의 분당 흐름은 전당대회 전까지의 산발적인 탈당 규모와 그 여파, 그리고 전당대회 이후 당 해체를 둘러싼 신당파와 사수파의 내연의 정도에 의해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의 진로를 둘러싼 신당파와 사수파간 다툼이 근본적으로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상충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결별은 결국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통합신당파는 ‘서부벨트연합’을 우선적으로 이뤄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는 현 열린우리당의 구조와 간판으론 힘들다"며 "호남에 기반을 둔 신당파와 대체로 영남에 기반을 둔 사수파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분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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