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참여경선제 도입, 당에 전달
    2007년 01월 29일 08:16 오전

Print Friendly

지난 26일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이석행 후보가 민주노총의 새 위원장으로 당선됨에 따라 향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석행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
 

이석행 지도부는 임기 3년 동안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과 민주노동당의 차기 지도부 선거 등 당 안팎의 주요한 정치일정을 치르게 된다. 민주노동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대선과 총선에서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일단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주요 관계자들은 두 조직의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석행 집행부가 전임 조준호 집행부와 같은 노선인데다 선거과정에서도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세력화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라는 기존 민주노총의 입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두 조직의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조준호 집행부와는 다르게 3년 임기를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안정적인 당과 노총 관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석행 신임 위원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중참여경선제’가 어떻게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 선출방식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위원장은 개방형 경선제를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과 전농 회원이 참여해야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선거기간 중에 있었던 <레디앙> 인터뷰에서도 “대선후보 결정 방침에 당원만 참여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당원과 비당원을 떠나 대선후보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용식 민주노총 신임 사무총장은 “민주노총 조합원과 전농 농민회원 100만명이 참여하는 민중참여경선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세결집을 이뤄내고, 이를 기반으로 해서 3백만표 득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때 민주노총 조합원 75%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합원 1인이 3표 이상 조직한다면 3백만표 이상은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곧바로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 선출방식 결정을 좌우할 수는 없지만 개방하자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이석행 신임 위원장이 제출한 민중경선제 공약의 이행과 관련, 신임 지도부가 의견을 제출할 수는 있지만 선출방식 결정은 민주노동당의 내부 의사결정 기구를 통해 하는 것”이라며 “당대회에서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당헌 개정사항이고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당원직선제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석행 위원장 쪽에서도 선출방식의 결정권한이 민주노동당에 있음을 인정했다.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기본적으로 대선후보 선출 방식은 당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민주노동당의 어떤 결정도 총연맹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민주노총이 당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의미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만큼 (민중경선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신임 지도부는 곧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논의를 거쳐 민주노동당과의 정례협의회를 통해 민중참여경선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내달 25일 민주노동당 정기당대회에서도 민주노총의 입장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현행 당원직선제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의사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노동부문 할당제에 대해서는 현행 비율(28%)을 유지하는 입장이어서 최근 민주노동당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마련하고 있는 부문할당비율 재조정안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석행 지도부는 그동안 노동부문 할당의 대표성과 선출방식과 관련한 민주노동당내의 문제제기가 계속 있었던 만큼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노동부문 중앙위원, 대의원은 소속 산별연맹(노조), 지역본부 할당에 따라 각 산하조직이 내부 의사수렴 절차도 없이 간선제 방식으로 선임하는 등 대표성에 대한 지적이 계속 돼왔다. 더구나 이렇게 ‘차출’된 중앙위원, 대의원은 회의 참석률도 낮아 당내에서는 할당제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용식 신임 사무총장은 “현재 노동부문 대의원은 각 연맹 의결기구에서 선출방식을 결정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의 임원 직선제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직선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식과 관련해서는 각 연맹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회연대전략과 관련해서는 전면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이것이 현재의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어서 추진과정에서 양 조직이 의견을 모아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식 사무총장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의 국민연금 개혁방식은 정규직 고통분담론이나 양비론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사회양극화 문제는 사회제도를 전반적으로 개혁하는 큰 틀에서 논의해야 하지, 지엽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도 “정규직 노동자 또한 신자유주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가해자처럼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책임주체의 문제에서 올바르지 않다”며 “궁극적으로는 최저임금 정책, 산별교섭과 협약의 제도화 등 사회적 효력의 확장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금개혁 방식의 사회연대전략은 사회양극화 해결의 근본책이 아니라 현상을 수정하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실장은 “연금개혁을 넘어선 보다 전체적인 접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극복하는 대안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의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며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사업뿐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을 발표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면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