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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정 “진보정당 1세대 끝···책임 통감”
    “자강 노력 뒷전”, “조국사태 결정, 정치적 오류”
        2022년 07월 12일 05: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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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선거패배 이후 존립 위기를 겪고 있는 정의당 내에서 ‘심상정 책임론’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며 “우리는 미래를 열지 못했고 그 지난한 과정에서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12일 정의당 10년평가위원회에서 공개한 의견서에서 “지난 20년간 당을 지탱해온 정치철학, 비전, 조직 등은 수명이 다했다.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며 “이제 차기 리더십이 주도할 근본적 혁신은 주류세력 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통해 긴 호흡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정의당의 위기 진단과 관련해 가장 뼈아픈 지적은 지지기반이 형해화되고 그동안 내세웠던 비전과 깃발도 퇴색했다는 평가”라며 “단지 양대선거의 패배 문제가 아니라 20년 진보정치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석호 정의당 비대위원은 의원 6명에게 개별 평가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의견서에 심 의원은 지난 10년 간 정의당을 이끌어온 대표 정치인으로서 당의 실패와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조국 사태 당시 당의 결정 “명백한 정치적 오류” 인정
    “눈앞의 선거에만 매달려 자강 노력 뒷전”

    심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 당의 결정을 “명백한 정치적 오류”라고 자인하며 거듭 사과했다.

    심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국회 교섭단체 구성에 도전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개혁 공조를 통한 선거제도개혁에 올인했으나 위성정당으로 좌초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 국면에서의 오판으로 진보 정치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며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시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오류였다. 이 사건은 제게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의 연이은 패배도 심 의원 자신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선거는 진보정당의 씨앗을 지켜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완주했다. 양당의 박빙 구도 하에서 완주가 낳은 정치적 부담감, 그리고 2.3%의 저조한 대선 성적표는 지방선거 참패에도 영향을 줬다”며 “유구무언이고 죄인의 심정”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단기적 선거승리에 골몰해 자강의 노력을 게을리했다고 자평했다.

    심 의원은 “제가 당 대표를 수행하면서 직면한 가장 고민스러운 딜레마는 원내정당으로서 단기적 선거 승리와 장기적인 토대구축과의 전략적 불일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닥쳐오는 선거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강을 위한 노력이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된 것이 오늘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제가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운동 정당, 지역 중심 강화, 당정치교육 등 당의 일상 정치활동을 강화하는 여러 방안이 제출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 선거 승리와 장기적 토대구축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당적 전략을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총사퇴 요구엔 “송구스럽고 민망…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

    당이 노동보다 젠더 문제를 우위에 두면서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평가에 대해선 강하게 반박했다.

    심 의원은 “당의 그 누구도, 성평등 이슈에 앞장섰던 의원들도 노동보다 젠더 가치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며 “백래시로서 ‘페미당’이라는 공격이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노동 및 민생이슈를 부각시키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일이지, 성평등 노력이 과했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요구엔 “송구스럽고 민망하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심 의원은 “양대 선거 패배와 당의 위기 앞에서 당원들의 좌절감과 허탈감, 분노가 얼마나 클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당의 실존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2년 남짓 활동한 비례 국회의원들에게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심 의원은 “당에서 부여받은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지는 것이다. 책임을 따지자면 그동안 이 당을 이끌어온 리더들의 책임이 앞서야 한다. 그중에서도 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대해 당원들에게 송구스럽고 국민들에게 민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의 정치활동에 대해 평가와 성찰과 분발을 촉구하시더라도, 주요한 책임의 몫은 저에게 돌려달라”며 “더욱 더 깊이 성찰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책임질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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