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전당대회 룰 두고
    갈등 확산, 안규백 전준위원장 사퇴
    박용진 "짬짜미 전당대회와 우리끼리 잔치로는 국민 외면 받을 것"
        2022년 07월 05일 04: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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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규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5일 직을 사퇴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확정한 전당대회 관련 규정이 비상대책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바뀐 데에 대한 반발이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준위 논의가 형해화되는 상황에서 더는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전준위원장으로서의 제 역할도 의미를 잃은 만큼 전준위원장직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준위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서 선거인단 비중을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25%, 일반당원 5%’로 변경했다.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10%에서 25%로 확대하고 대의원 투표 비중을 기존보다 국민여론조사 반영 비중만큼 줄인 것이다. 또 예비경선에서도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하는 방안을 신설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예비경선에서 전준위가 확정한 ‘국민여론조사 30%’가 아닌 ‘중앙위원회 100%’라는 기존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또 최고위원 선거 ‘1인 2표’ 가운데 1표는 투표자가 속한 권역의 후보에게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비대위 논의 과정에서 추가됐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예비경선 컷오프,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 도입 등에 대해 “전준위 차원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한 사안임에도 비대위에서 논의가 부활했고 깊은 숙고 없이 의결됐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비대위는 대표적인 개혁안 중 하나로 예비경선 선거인단 구성에 국민 의견을 반영한 안을 폐기했다”며 “그 과정에서 전준위와 사전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가 최고위원 선거에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한 것에 대해서도 “유례없는 제도”라고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권을 직접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최고위원회는 당무 집행에 관해 최고책임기관으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더불어민주당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며 “비대위의 제안대로라면 대의원·권리당원이 다수 있는 지역에서 지역대표 최고위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비대위 안은 지역 대표성을 보완하기보다 수도권과 호남 지역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안으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일부 당권주자들도 비대위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몇 주간 있었던 전준위의 숙의과정조차 깡그리 묵살하고 소심한 변화마저 허용하지 않는 것이 혁신인가”라며 “본 경선에서 민심을 반영하면서 예비경선에서 반영하지 않는 것은 그저 기존 룰대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패배 이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룰은 결코 혁신이 될 수 없다. 짬짜미 전당대회와 우리끼리 잔치는 국민의 외면을 받고 말 것”이라며 “우리당 지지층의 민심조차 아예 빼버린 뺄셈경선은 민심의 잔치가 아닌 계파대립의 장으로만 비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예비경선만큼은 기존 전준위의 안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경선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유지한 것에 대해서도 “역선택 방지조항은 민주당을 지지했던 ‘이탈 보수’를 탈환하기는커녕 우리 당의 지지를 철회한 ‘이탈 민주’도 막아서는 규칙”이라며 “‘이탈 민주’조차 복원하지 못하면 우리의 외연은 확장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고위원 선거 권역별 투표제 도입에 관해선 “참으로 기괴한 퇴행”이라며 “비대위의 이번 결정은 민주당을 계파 기득권의 골방에 묶어놓는 패착”이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당무위원회에 호소드린다. 민주당의 혁신 전당대회를 지켜달라. 퇴행이 아닌 혁신을 위해 당무위에서 비대위의 결정을 재논의해달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또 당심과 민심의 괴리만 나타난다면 어떻게 우리가 2년 뒤 총선에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나. 숙고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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