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세력 달라붙는 전쟁같은 대선될 것"
        2007년 01월 24일 0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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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부터 정치권이 어수선하다. 지난 3주간 매머드급 정치적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을 제안하며 정국을 흔들었고, 여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고건 전 총리는 대선 출마의 뜻을 접었다. 정계개편을 둘러싼 여당의 내전은 수습 불가의 상태에 이르러 마침내 탈당 의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에선 이명박 전 시장이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전투모드’에 돌입하며 양측간 감정 싸움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대선체제로 돌입하면서 내부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초에 무더기로 터져나온 이 정치적 사건들은 모두 12월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 아직 구도가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속출하는 여러 변수들은 올 대선 판도의 가변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변동성이 큰 예측 불허의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대선은 축구같은 단체경기"

    그런데 이런 혼란 자체를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개념화’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 컨설턴트인 ‘민기획’ 박성민 대표가 그렇다. 박 대표는 이번 선거를 "축구같은 단체경기"로 규정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언론,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다 뛰어드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전사회적인 ‘총력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서 "선수교체와 퇴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을 이런 맥락에서 분석했다.

    박 대표는 정치 현상을 보는 자신의 눈높이는 "대중의 시각"에 맞춰져 있다고 전제했다. ‘대중의 감각’에서 그는 통합신당 논의를 둘러싼 여당의 내분을 "같이 있어도 의미 없고 갈려져도 의미 없는 조합"의 절망적인 다툼으로 평가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대세론에 대해선 "경영자적 자질 때문에 지지를 받고 있는 건데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면서 "대중들은 ‘이명박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 ‘이명박’이 필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여당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등은 그나마의 자질도 갖고 있지 않다고 혹평했다.

    박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보수가 진보에게 책임을 묻는 역사상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민기획 박성민 대표
     

    "한나라당이 가장 많이 변했고, 그 다음이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보수와 진보의 구도는 보수에 유리한 싸움이 될 공산이 큰데, 이는 보수측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개혁과 진보를 대변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변화에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가장 많이 변한 게 한나라당이고, 그 다음이 열린우리당, 그리고 민노당"이라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일심회 사건을 두고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하는 건 한나라당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라고 우기는 것과 똑같다"며 "자기반성이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진보’를 "이념이 아닌 태도"로 규정하면서 "진보의 특징은 다양성에 대한 관심과 포용의 정신"이고, 그래서 "진보주의자들은 멋있어야 하는데, TV에 나오는 진보주의자들은 멋도 매력도 없다. 민주노동당이 가장 심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대선이 양자구도로 치러질 경우 5%의 득표율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같이 있어도, 갈라져도 의미 없는 여당의 조합"

    – 열린우리당 사수파가 기간당원제 폐지안을 수용한다고 했다. 통합신당파와 사수파가 같이 갈 수 있을까.

    = 사수파도 당을 수습해서 하나의 당으로 가자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번 양보는) 분당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헤어질 것이라고 본다.

    – 통합신당 움직임을 어떻게 보나.

    = 나갈 명분도 없고 구심력도 없다. 통합신당파라는 게 하나가 아니지 않나. 임종인 의원과 염동연 의원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나. 천정배 의원은 DJ를 계승한다면서 개혁노선으로 치고 나가려고 한다. 반면 중도실용노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임종인 의원 말대로 한나라당에 가깝다. 같이 있어도 의미 없고 갈라져도 의미 없는 조합이다.

    – 열린우리당 해체 주장에 대해서는.

    = 당명개정만큼 쉬운 게 어딨나. 한나라당도 대선에서 패배하고 당명 바꾸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그랬다. "’나 같으면 패배 안겨준 그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를 돌려드리겠다".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열린우리당 이름으로 심판을 받거나 당 이름을 바꿀 거면 사람을 다 바꾸거나. 사람은 그대론데 당명을 바꾸는 것, 이게 최악이다.

    – 당을 해체하는 건 실정에 대한 책임 회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 실정에 대해 책임지겠다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더 열심히 하는 게 책임지는 거면 세상에 책임지지 않는 사람 아무도 없겠다.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철학과 도의가 없는 태도다. 민주주의가 뛰어난 게 뭐냐. 제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거다.

    – 시민단체 세력 등과 몸을 섞어 ‘사람을 바꾸려는’ 것 같다.

    = 시민사회에 대한 우려가 있다.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시민운동하는 사람들, 자기 위치에 대한 의식수준이나 그에 맞는 훈련 수준이 대단히 낮은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지금처럼 가면 시민운동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천정배는 DJ 넘어서지 못해"

    – 여당 대권주자들의 지지도가 낮다. 정동영 전 의장은 고건 이후 호남의 맹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 전북의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건데, 지역을 기반으로 해선 어렵다. 정동영은 전후세대 지도자론을 강조하고 민주화세대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40~50대의 관심 분야인 일상의 생활 이슈에 대해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게 별로 없다. 워낙 남북문제와 평화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거기에 다 덮여버렸다. 게다가 평화는 DJ의 이슈다. 또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자기 맘대로 할 수도 없다.

       
     
     

    – 정 전 의장은 평화경제론을 얘기한다. 평화와 경제를 연결하는.

    = 그래봐야 사람들은 햇볕정책의 연장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평화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건 장황한 설명이 필요하다. 엘리트적인 설명의 논리다.

    – 천정배 의원의 개혁강화론은 어떻게 보나. 한나라당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차별화 시도인 것 같은데.

    = 역시 DJ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선 성공하지 못한다.

    – DJ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건.

    = 한반도엔 세 개의 패러다임이 있다. 북한식 패러다임, 동부권 벨트의 산업화 패러다임, 서부권 벨트의 민주화 패러다임이다. 이런 것을 대표하는 사람이 김일성, 박정희, 김대중이다. 국립현충원, 망월동 묘역, 주체탑이라는 상징물도 있다. 우리사회가 미래로 가려면 이들 패러다임을 극복해야 한다.

    "김근태는 좋은 사람. 그래서 성공하기 힘들다"

    – 이번 대선의 특징은.

    = 먼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다. 역대 선거는 개인전이었다. 지난 대선만해도 이회창과 노무현의 싸움이었다. 물론 링 바깥의 세컨드의 역할이 크긴 했지만.

    이번 대선은 축구같은 단체경기다. 언론,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다 뛰어드는 게임이다. 축구의 특징이 뭔가. 선수교체가 가능하고 퇴장이 가능하다는 거다. 벌써 고건이 교체되지 않았나. 모든 세력이 달라붙는 전쟁같은 선거가 될 거다. 이건 문제이기도 하다. 선거에 동원되면 사람이 단순해진다. 우리사회 전체가 천박해지는 거다.

    또 보수가 진보의 책임을 묻는 최초의 선거다. 지금까지의 선거는 보수가 남긴 쓰레기를 진보가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번엔 반대다. 진보가 남긴 유산을 보수가 추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끝으로 패러다임의 싸움이다. 박정희의 산업화 패러다임과 김대중의 민주화 패러다임에 대한 평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정치는 선대 정치인의 공보다는 과를 봐야 간다. 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 세력 분열의 상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는 것 아니냐.

    정치인은 결단할 줄 알아야 하고 극단적으로는 배은망덕하다는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게 정치인의 숙명이다. 김근태같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YS와 DJ의 공을 주로 본다. 그래서는 성공 못한다. 노무현은 DJ와 YS의 과를 주로 보고 극복하려고 해서 성공한 사람이다.

    한나라당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박정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70년대 모택동이 등소평에게 자신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묻었을 때 등소평은 ‘잘한 것은 7할, 못한 것은 3할’이라고 했다. 70년대 초반에 박정희가 김종필에게 물었다면 그렇게 답할 수 있었겠나. 지금 여당 의원들 누가 노무현을 넘어서고 있나.

    "’이명박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이명박’이 필요한 게 아니다"

    – ‘이명박 대세론’이 한창이다.

    = 아직은 전선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경영능력 때문에 지지를 받고 있는 건데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대중들은 ‘이명박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 ‘이명박’이 필요한 게 아니다.

    노무현과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은 ‘노무현’과 ‘박근혜’를 좋아한다.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하는 거다. 박근혜는 작년 지방선거 때 테러를 당하면서 이런 점이 완성된 면이 있다.

    서울시장 같은 자리는 남이 만들어 줄 수 있다. 남이 만들어 주면 정운찬, 조순 같은 사람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대권은 다르다. 자신이 만드는 거다. 진정성과 신념이 확고해야 한다.

    –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다른 주자들에 높은 이유가 뭔가.

    = 내가 정치인을 보는 네 가지 프리즘이 있다. 정치가적 자질, 경영자적 자질, 사상가적 자질, 운동가적 자질. 요즘 이명박의 지지율이 왜 올라가느냐. 이 넷 가운데 경영능력 하나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건 무슨 말이냐. 다른 사람들은 넷 중 하나도 가진 게 없다는 거다. 정동영, 천정배가 뭘 가졌나.

    박근혜는 자질은 있는데 제대로 못살리고 있다. 운동가적 자질 같은 게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만들어줘야 합니다’는 식의, 당위에 대한 신념 같은 게 있다.

    "민주노동당은 멋도 매력도 없다"

    – 이번 대선의 구도는.

    = 이념적 대결구도가 형성될 거다. ‘보수대 진보’ 하는 식의. 6월항쟁 20주년이기도 하고, 영남 산업화세력, 호남 민주화세력, 영남 민주화세력 한 번씩 대통령을 했다. 한번 쯤 지난 역사의 공과를 정리할 시점이 됐다. 범보수와 범진보간 논쟁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 정치권에선 진보와 보수의 구도를 ‘한나라당대 반한나라당’, 이런 식으로 치환한다.

    = 그럴 수도 있는데 그게 많이 약해졌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이 진보적인가? 중도실용주의를 말하는 사람들, 대북정책을 제외하곤 보수적인 사람들이다. 손학규 정도와 비교해 아무런 변별력 없는 사람이 수십명이다. 우리 사회에 진보가 있는가. 없다. 진보의 특징은 다양성에 대한 관심과 관용의 정신이다. 민주노동당을 보면 관용의 프리즘이 없다.

    – 보수와 진보의 구도에서 ‘진보’가 열세인데.

    = 도덕성에서도 진보가 보수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 진보가 아닌데 진보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한나라당은 대선 때 수수한 불법 정치자금 갚겠다고 수천억원짜리 천안 연수원을 내놨다.

    열린우리당, 십시일반 모금한다더니 아직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개혁, 평화, 미래, 이런 말 자꾸 하는데, 밀턴 프리드만이 이런 말을 했다. ‘입만 열면 개혁 얘기하는 사람은 개혁을 팔아 사적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이다’. 우리사회에서도 이를 부정하기 어렵다.

    진보주의자들은 멋있어야 한다. 티브이에 나오는 진보주의자들. 관용의 이미지는 없고 악만 남아서 인상 찌푸리는 모습이다. 그건 참된 진보의 모습이 아니다. 그게 멋있겠나. 매력이 있겠나. 민주노동당이 가장 심하다. 멋도 매력도 없다.

    "민주노동당 지지율 더 떨어질 가능성 크다"

    – 민주노동당은 진보가 아니라는 의미로 들리는데.

    = 민주노동당 당직자들, 국장, 실장 이런 사람들 월급이 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노동3권도 없다고 한다. 이건 코메디다. 민주노총 상근자는 더 받을 것 아닌가. 일반 조합원은 훨씬 더 받을 것 아닌가. 정직하지 않은 것이다. 인간 본성에 솔직하지 않은 것이다. 기만행위고 미봉책이다. 진보는 솔직한 것이다. 나는 진보와 보수는 이념이 아니라 태도라고 생각한다.

    – 민주노동당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나.

    = 자기반성이 없다. 그 사람들 얘기하는 것 들어보면 기절할 지경이다. 일심회 사건을 두고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한다. 그건 한나라당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라고 우기는 것과 똑같다.

    또 민주노동당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농성하는 것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다.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건 국회라는 공간에서 점유율대로 싸우겠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다. 그걸 부정하면 되나. 그럴거면 국회에 진출하지 말고 바깥에서 운동을 해야지. 코메디다.

    섣부른 얘긴지 모르겠지만 현재 민주노동당 의원들 지역구 당선 쉽지 않을 것이다. 당 지지율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어떨 것 같나?

    = 양자구도로 가면 굉장히 힘들어 질거다. 열린우리당이 완전히 망하고 한나라당이 독주를 하면 모를까 2002년 비슷한 구도가 되면 5%를 넘기가 힘들 거다.

    – 양자구도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나. 한나라당이 정권 쥐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 같은 게 아직도 상당하다는 것, 이게 여당 사람들에겐 희망의 근거가 되는 것 같다.

    = 그런 정서가 많이 약화됐다. 그건 한나라당이 변한 탓도 있지만 소위 ‘반한나라’ 진영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변한 게 한나라당이고, 그 다음이 열린우리당, 그리고 민주노동당이다. 그걸 자기들만 모른다.

    도대체 자기반성이 없다. 나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대중의 정서와 눈높이로 보고 평가한다. 나는 캠페인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필요가 없다.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게 중요하다. 그게 지지율이라는 종합성적표, 종합실적으로 딱딱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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