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에 교섭·파업권 '막강한 위상'
    2007년 01월 23일 09: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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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사회 최대 산별노조인 15만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가 시작됐다. 위원장 후보에 무려 다섯 팀이나 등록했다. 민주노총 산하 연맹과 산별노조 위원장 선거 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이다. 등록 마감시간까지도 뉴라이트 진영이 출마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기업별노조의 연맹이었던 금속산업연맹과는 달리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교섭권과 체결권, 파업권이 모두 위원장에게 있다. 금속노조 규약 제66조에는 "조합 내 모든 단체 교섭의 대표자는 위원장이 되며 기업 교섭단위에 교섭권을 위임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2006년까지는 현대자동차노조의 교섭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금속노조가 직접 교섭을 벌이고 교섭이 결렬되면 파업도 벌이게 된다. 기업별노조의 연합체가 아니라 막강한 권한을 가진 ‘하나의 노조’다.

또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연맹 중에서 최대 규모다. 기업별노조 시절의 금속산업연맹도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좌우해왔다. 더구나 교섭권과 파업권을 가진 금속노조는 더더욱 민주노총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 최대의 산별노조이자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15만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에 노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모든 조직이 사활을 걸고 뛰는 이유다.

   
▲ 금속노조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저녁 6시30분 서울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기호 추첨을 벌였다.(사진 금속노조)
 

산별노조운동에 대한 열정과 소신

또 다른 이유는 산별노조운동에 대한 각 조직들의 열정과 소신이다. 금속노조의 각 조직들은 지난 해 6월 30일 산별노조 전환 투표 성공 이후 산별노조운동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출해왔고, 12월 20∼21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밤을 새워 토론을 벌여왔다.

더군다나 금속노조 노사의 산별교섭은 향후 노사관계의 태풍의 눈이다. 금속노조는 대기업 조합원부터 영세업체 조합원까지 전체 조합원의 요구를 담아 산별교섭을 요구할 예정이다. 현대 기아 등 대기업이 산별교섭에 나오게 하기 위해 ‘큰’ 투쟁이 필요하고, 교섭이 성사되었을 경우 향후 노사관계의 근본적인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금속노조의 각 조직들은 제 2의 노동운동이라고 불리는 산별노조운동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산별노조의 방향을 실현해보기 위해 이번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금속노조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모든 노동자는 하나라는 산별노조의 정신을 실현하고 올바르게 만들어가겠다는 각 정파들의 열정이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원 직선, 소수파에게도 문이 열리다

15만 금속노조의 제 정파가 모두 선거에 참여한 또 다른 이유는 간선제가 아니라 직선제라는 점이다. 대의원들의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지는 금속산업연맹 선거나 민주노총 선거는 사실 ‘소수파’에게는 하나마나한 게임이었다.

그러나 조합원 직선으로 치러지는 산별노조 선거는 다르다. 최대 정파에서부터 작은 조직까지 당당하게 자신의 정책을 조합원들 앞에 내놓고 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한 간부는 "기업별노조인 금속연맹 시절에는 소외되었던 작은 정치조직들도 조합원 직선제가 됐기 때문에 자신 있게 출마해 자신의 정체성을 조합원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이 다섯 팀이나 출마하게 된 이유일 것"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우리는 당선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의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정확히 알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범좌파 진영이 3팀으로 모두 출마하고, 항상 단일하게 후보를 만들어왔던 국민파 진영조차 2팀으로 나뉘어져 출마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노동조합 선거는 결선투표제다. 조합원 50%를 득표를 얻지 못할 경우 상위 2팀이 결선투표를 벌이는 투표방식이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소신껏 밝히고, 결선투표에 가서는 이념과 정책이 비슷한 조직끼리의 연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연합에서 정책 논의 실종

모든 조직의 초기에는 항상 통합지도부 구성이 추진된다. 이번에도 ‘막강한 위상’을 가진 금속산별노조의 지도부가 ‘막강한 힘’을 갖기 위해 통합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제시됐고, ‘새흐름’ 진영을 제외한 4개 정파에서 후보 연합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후보단일화에 이르지 못했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는 굶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떨어지더라도 굶은 수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출마를 하게 됐다"고 말했고, 그와 다른 진영에 있는 관계자도 "조직 생리상 출마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정파조직들이 권력지향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통합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각 정파진영이 금속산별노조 운동의 전망과 산별교섭에 대한 상에 대한 입장차이 등 핵심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각 정파에서는 누가 위원장을 할 것이냐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고, 결국 연합은 성사되지 못했다.

산별노조의 상을 중심으로 논의됐다면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한시적 기업지부’를 주장했던 진영(전진-전국회의-현장연대)과 ‘지역지부’를 주장했던 진영(새흐름-노동자의힘)이 선거연합 논의를 진행했어야 했다. 또 2007년 교섭과 투쟁이 중심이었다면 국민파와 범좌파 중심으로 선거논의가 될 수 있었다.

금속산별노조 전망과 투쟁방향 치열한 토론 필요

그러나 이런 정책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대해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과 독선 때문"이라는 비판 앞에 자유롭기 위해서도 금속산별노조의 전망과 향후 투쟁방향에 대한 후보들간의 선명한 경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위상을 가진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가 시작됐다. 이제 누가 15만 금속산별노조호의 선장을 맡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가 하나되는 산별노조를 만들어갈 것이냐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진행된다.

선거운동과정이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비난이 아니라 15만 조합원들에게 산별노조운동의 전망을 차이를 보여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선거여야 한다. 바로 이 선거과정이 조합원들의 정치의식을 높이고, 산별노조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산별노조를 선택한 15만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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