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애 낳아봐야” 발언 사과
        2007년 01월 22일 03: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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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2일 논란을 빚고 있는 “애를 낳아봐야 보육과 교육을 말할 자격이 있다”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그렇게 비쳤다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 전 시장이 지난 20일 대전의 한 강연에서 한 이 발언은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로, 미혼이며 아이가 없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돼 박 전 대표측은 물론 정치권과 언론의 비난을 샀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발언과 관련 “여성비하, 인신공격으로 이것이야 말로 네거티브”라고 반박했으며  민주노동당은 “구시대적 남성중심, 가부장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에 있어 경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과거 서울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을 예로 들었던 것”이라며 “2-3년 전부터 강연을 통해 저출산과 관련한 대목에서 여러 차례 같은 얘기를 한 바 있는데 그 동안에는 특별한 의미로 이해되지 않다가 똑같은 발언이 이번에는 특별한 의미로 보도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발언이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것과 관련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그러나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으로 비쳐졌다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전 시장측은 또한 “이 전 시장이 ‘말보다는 경험과 실천이 중요하고 생각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몇 가지 사례를 든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당시 “나도 노동자 경험을 해봐서 노동자들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저출산 대책 전문가들이 자녀가 없거나 한 명인 사람들이어서 나처럼 아이 넷을 낳아본 사람이 출산대책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나는 고3 수험생 4명을 키워봤기 때문에 입시교육의 문제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다” 등 예를 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명박 전 시장의 이같은 사과는 그의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는 비난여론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측은 물론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 전 시장의 발언을 비난하고, 한나라당내에서도 당 대선주자간 상호비방전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장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검증이란) 당연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인데 저쪽에서는 오히려 여성비하,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며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보육 말할 자격이 없다, 여자라 시기상조다 이런 것이야 말로 네거티브”라고 이 전 시장을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그쪽에서 먼저 말했으니까 이런 논의대로라면 ‘남자로서 군에 안 갔다면 군 통수권자 자격이 없다’ 이렇게 논리가 전개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병역 면제를 받은 이 전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성녀 마더 테레사도 결혼은 물론, 자녀를 낳지 않았다”며 “누가 그 조그만 몸매의 거룩한 여인에게 자녀 넷 없다고 교육을 논할 자격이 없다 할 수 있냐”고 이 전 시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또한 “진짜 보육과 교육을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은 서울시의 4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공식행사’에 붉은 티셔츠,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아들을 참석케 한 그 사람”이라며 과거 서울시의 히딩크 감독 초청 행사 문제를 들추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대선후보간 원색적인 공방을 지적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상 모든 검증은 당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것이고, 이러한 검증에 관해서는 이미 밝힌 바와 같이 2월 초에 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본격적으로 당이 주도적으로 할 것”이라며 대선후보들의 공방을 문제삼았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후보 진영간에 설전이 시작된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지나친 설전이 상호비방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비난을 보탰다. 문성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3역회의에서 “보육과 교육은 우리 사회 전체의 중요한 문제이고, 자녀가 있든 없든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말할 자격과 의무가 있는 문제”라며 “보육문제에 대한 편협함을 드러낸 것으로 대통령 후보로서 참으로 경박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현안브리핑을 통해 “아이를 낳지 못하면 소박당해도 된다는 여성 칠거지악적 구시대적 인식이 저변에 깔리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남성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표의 아픈 곳을 찌르려는 단순한 생각으로 한 발언이라면 큰 실수한 것이고, 두고두고 대선과정에 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우리나라에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140만쌍의 불임 부부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이라며 “박근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고 불임부부들에게는 자신의 경박함에 대해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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