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친문-친명 갈등
    이재명 책임 vs 선당후사
    당권경쟁 앞두고 파열음 더 커지나?
        2022년 06월 03일 0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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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과 6.1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가운데, 이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권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한편, 친명계 의원들은 친문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다.

    친문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그 문제는 (이재명 의원 본인이) 상식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당권에 도전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 결정적 패인으로 “잘못된 공천”을 꼽았다. 그는 서울에서 시장과 구청장 교차투표가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송영길 후보가 서울시장이 됐던 것 자체에 대해 얼마나 반감과 비판이 컸는지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깜짝 놀랄 정도로 명확하게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한 심판을 심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40명이 반대했고 그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당에 전달했는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출마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략공천위원회에서도 컷오프를 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것을,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 하루아침에 없던 일로 하고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당의 공식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비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출마했다. 그래서 당이 사당화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대선 끝난 후 비대위 구성도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어느 날 밀실에서 누가 임명하듯이 그런 식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의총에서 추인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상 의총에 통보하는 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인천 계양을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했으니 반은 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지적엔 “그것이 일반적인 (분석)인가. 오히려 김동연 후보는 ‘졌잘싸 하면 민주당은 안 된다’고 전혀 선을 긋고 있지 않나”라며 “반반 승리했으면 비대위는 왜 물러나나.

    ‘박지현 비대위원장 때문에 졌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박지현 비대위원장 한 말이 대부분 맞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건 비겁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친문계 의원인 김종민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민주당에 이번 지방선거는 참사가 됐다”며 “가장 큰 원인은 이재명·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저는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두 사람의 출마가) 반성 없는 민주당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출마로) 지방선거가 대선 시즌2가 됐다. 이 구도가 민주당 후보들한테는 유리할 수가 없다”며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좋아서 찍지 않은 그런 사람들은 대선 심판에 대해 불복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선거에 도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후보들이 공약이나 인물론으로 돌파를 해보려고 무진 애를 썼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나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도 개인역량으로 뛰어넘어보려 했지만, 대선시즌2를 개인후보 역량으로 뛰어넘는 게 어렵다는 걸 현장에서 정말 많이 느꼈다”고도 했다.

    반면 친명계 의원들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재명 의원 외엔 당을 이끌 인물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친명계 핵심그룹인 ‘7인회’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당권을 잡고 무엇을 한 것도 아닌데 당 일각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고 있다”며 “각자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됐음에도 마치 여당인 것처럼 행세해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했고, 이제 막 집권한 대통령에게 일할 기회를 주라는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라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친문계로 돌렸다.

    정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의 연장전처럼 됐는데, 이는 이 의원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은 직접 선거에 나와 당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선당후사를 위해 보궐선거에 나섰고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기 전에 국민이 만들어준 촛불 정권을 5년 만에 넘겨줬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당권과 관련해서도 “현재 당을 개혁하고 이끌어갈 인물이 이 의원 말고 누가 있느냐”며 “앞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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