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부운하론 검증 오래 전부터 준비"
        2007년 01월 19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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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연일 대선주자 검증을 강조하며 경쟁자인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직접 자제를 요청하는 등 당내에서 같은 당끼리 흠집을 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나아가 역풍의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검증 주장을 멈추지 않는 배경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궁금증을 낳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선 패배의 원인의 하나로 ‘여당의 네거티브’를 들며 “검증도 백신을 맞는 기분으로 거르고, 의문 나는 건 거치고 김대업 10명이 나와도 당선될 사람을 후보로 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자신의 검증 주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본선에서 상대의 네거티브에 당하기 전에 경선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하자는 것으로 일견 당연한 이야기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초청특강에서 연설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검증 주장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며 여당의 공세를 버텨낸 박 전 대표에 비해 이 전 시장은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게 박 전 대표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아직 이 전 시장의 경우 드러나지 않은 문제, 검증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이는 이른바 ‘이명박 X 파일’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일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측이 이 전 시장에 대해 직접 검증할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최근 검증 공방을 촉발했다. 그는 당시 “상당기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측이 경선 막바지 준비해둔 이 전 시장에 대한 X 파일을 공개하고 폭로전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측은 ‘이명박 X 파일’의 존재를 부정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정책에 대한 타당성 여부에 대한 준비는 할 수 있지만 소위 X 파일은 전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에서 한다면 모를까 캠프에서 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도 “경부운하 등 정책에 대한 검증을 상당기간 준비해왔다는 의미”라며 “도덕성 부분은 준비해온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제보를 받거나 이런 것은 있지만”이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같은 당 후보간 검증은 팩트가 없으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실제 한다면 조심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유 의원은 “여권이 갖고 있는 X파일을 우리가 갖고 있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정치권 일각에서 떠도는 여권 ‘이명박 X파일’의 존재를 은연 중에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검증 안해도 이 정권은 분명히 할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끼리 왜 하냐는데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나간 후보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측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정책 이외의 부분에 대한 검증 준비에 돌입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박 전 대표 캠프에 영입된 핵심 인사가 예전부터 이 전 시장을 한 번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며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이 결정적인 변수를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당내 선거경험이 많은 한 관계자는 “설사 박 전 대표측이 팩트를 갖고 있다 해도 획기적으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미리 냄새를 풍기지 않고 막판에 터뜨린다”며 “박 전 대표측이 갖고 있는 것은 자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현재 박근혜 전 대표나 박 전 대표 팬클럽인 ‘박사모’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명박 시장에 대한 의혹 50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크게 이 전 시장과 가족의 병역문제, 이 전 시장의 일본 출생, LKe금융 사기사건(에리카 김과 관계), 재산 축적과 숨겨둔 재산(다스), 상암동 DMC 특혜, 청계천 비리 의혹 등으로 꼽힌다.

    이미 박사모를 통해 이 전 시장의 일본 출생 문제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이 전 시장이 선거에 출마하며 경북 포항 출생이라고 보도된데 대한 이 전 시장의 입장을 요구하며 도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2탄은 이 전 시장의 병역 면제나 LKe 금융 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 이명박 전 시장의 팬클럽인 ‘명박사랑’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다. 명박사랑 홈페이지에서는 박 전 대표의 베일에 싸인 사생활, 정수장학회·영남대학·부산일보·육영재단 등 부정축재 유산, 최태민 목사와 관계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명박사랑 이혁 대표는 “당내 공식적인 검증에 대비해 우리도 다양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사생활 의혹 검증 의지를 피력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측의 대선후보 검증 공방이 한나라당 후보간 흠집내기로 확전 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비난여론이 적지 않다. 자칫 두 유력대선주자간 네거티브전이 당 분열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쏟아졌다.

    또한 이 전 시장측은 이명박 전 시장의 재산축적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문제를, 이 전 시장 일본 출생과 관련해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 이름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자칫 박 전 대표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박 전 대표가 이를 감수하고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폭로한다고 해도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덕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회창 전 총재와 달리 이 전 시장은 개발 시대 현대 건설에 몸 담았던 만큼 도덕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검증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과 달리 한나라당 대표 시절 검증받았다는 자신감이냐는 질문에 “사실이지 않냐”며 “2년 3개월 동안 (야당 대표로) 온갖 모함에다 비방에다 저만큼 겪은 사람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관계자 역시 역풍 우려와 관련 “얼마든지 자신 있다. 다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박근혜 전 대표의 한나라당 대선주자 검증 질주는 이미 브레이크를 잃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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