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건, 아수라장 속에 정계은퇴 선언
        2007년 01월 16일 0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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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건 전 총리가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고 전 총리는 16일 오후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서면기자회견을 통해 “짙은 고뇌 끝에 저는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늘부터 정치활동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지난 1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으나 대결적 정치구도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했다”면서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정계은퇴를 선언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존 정당의 벽이 높아 현실 정치의 한계를 느꼈다”면서 “정치일정이 더 진행되기 전에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고건 전 총리가 16일 오후 종로구 연지동 개인사무실에서 자신의 거취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 했으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반대하는 지지자들의 저지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전 총리는 이어 “저는 대선 관련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범한 국민으로서 지내고 싶다”고 향후 정치활동 가능성을 일축했다. 고 전 총리는 "희망연대 공동대표직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불출마 결심의 배경으로 “우리나라 선거 정치사에 있어서 제3후보나 선거용 정당 설립의 전철을 결과적으로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의 이날 정계은퇴 선언은 지지자들이나 측근들과의 상의 없이 고 전 총리 개인의 결단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리는 지난해 연말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정계은퇴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해왔으며 지난 2주간의 장고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측 김덕봉 공보수석은 “지난 연말 이후 하락세를 보인 지지율과 올초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고 전 총리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고 전 총리는 오늘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의 수위를 놓고 ‘백의종군’과 ‘대선 불출마’ 두 가지를 검토했으나 일부 측근그룹의 백의종군 요구를 물리치고 정계를 은퇴하기로 최종 결심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날 일부 측근,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동안 수고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신변정리에 들어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고 전 총리의 정계은퇴 소식을 접한 일부 지지자들이 이날 기자회견 장소에 몰려들어 기자회견을 물리적으로 가로막으면서 회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우리들과의 어떠한 상의도 없이 내려진 결정"이라며 "전국의 지지자들이 서울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후원자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런 결정이 내려지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물리적 저지 때문에 고 전 총리는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약 30~40분 간의 실랑이 끝에 기자회견 장소인 여전도회관을 빠져나갔으며 결국 기자회견은 서면으로 대체됐다.

    고 전 총리의 정계은퇴는 범여권 정치개편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고 전 총리의 사퇴가 단기적으로는 통합신당파의 움직임을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여권의 대통합에 긍정적인 소재로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민 기획 박성민 대표는 “통합신당론의 가장 큰 약점은 ‘도로민주당’ 아니냐는 것이었고 이 중심에 고 전 총리가 있었다”면서 “여권의 통합신당론은 민주당과의 소통합이 아니라 탈호남을 지향하는 대통합의 경로를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단기적으론 어수선하고 당내 친 고건파 의원들의 행보에 힘이 빠지겠지만 인물 중심의 정계개편이 아니라 본질적인 정계개편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원식 의원도 “지지율 하락이 고 전 총리의 사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반한나라당 성향을 갖고 있느니만큼 향후 통합신당이 올바른 모습으로 정립될 경우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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