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도 금속노조 광고 사실상 거부
    2007년 01월 11일 01: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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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겨레>가 현대자동차를 비판하는 금속노조의 의견광고를 거부한 데 이어 <경향신문>도 터무니없이 높은 광고비를 제시해 사실상 광고를 거부했다.

금속노조(위원장 김창한)은 <한겨레>에서 현대자동차노조 비판광고를 거부한 직후인 9일 오후 4시 경 <경향신문> 광고국에 전화를 걸어 의견광고를 게재해줄 것을 요청하고 같은 광고문안을 이메일로 보냈다.

똑같은 광고 한겨레 100만원 경향 1,572만원

그러나 <경향신문>은 <한겨레>에서 100만원 남짓에 하기로 했던 가로 10Cm×세로 16Cm 크기의 똑같은 광고 내용에 대해 크기를 약간 조정해 1,572만원의 광고비를 요구하며 <경향신문>의 광고단가표를 보냈다.

200만원 정도의 예산밖에 없었던 금속노조는 도저히 그 액수에는 광고를 할 수 없었지만, 가격이 조정되면 무리해서라도 광고를 하겠다며 광고비 조정을 요청했다. 그러자 <경향신문> 광고국 담당자는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10일 금속노조에 찾아와 의견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10일 금속노조를 방문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방문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바빠서 방문하지 못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했다. 광고국에서는 이날 금속노조의 가격조정 요구에 1,387만원이 마지노선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의 광고를 받으면 현대자동차의 광고를 받지 못하게 될까봐 광고비를 터무니없이 높여 사실상 광고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경향신문>의 박 모 팀장은 “그런 것은 아니”라며 “우리도 노조 쪽을 대변하기 때문에 광고를 게재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재계 2위의 그룹이고, 민감한 부분에 대해 답변을 못드리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인터넷신문에 광고하기로

지난 해 7월 금속노조가 삼성과 포스코에 대한 비판 광고를 <한겨레>에 거부당한 후 <경향신문>에 광고를 의뢰했을 때 <경향>은 5백만원 수준의 광고비를 요구했었다. 당시 금속노조의 광고 크기는 이번 현대차 비판 광고와 거의 똑같았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이번에는 세 배가 넘는 가격을 제시해 가난한 노동조합이 사실상 광고를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린 것이다. 금속노조 정형숙 편집국장은 “예전에 경향신문 1면 칼라도 천만원에 광고를 했었는데, 이번 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사실상 우리 광고를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개혁적인 신문이라는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모두 사실상 광고가 거부된 후 인터넷신문에 광고를 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한편, <한겨레> 광고국에서 10일 오후 6시 경 금속노조로 전화를 걸어와 “광고 거부가 한겨레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애초의 가격에 금속노조 광고를 실어주겠다”고 알려왔다.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노동자언론은 꿈인가?

금속노조가 연말에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신문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한겨레>가 45.9%로 1위를 차지했고, <경향신문>이 8.4%로 2위였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는 다 합쳐서 1%였다. 44.5%의 간부들은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신문이 없다고 답했다.

“후배들과 신문사 직원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한 광고국 직원의 얘기는 오늘 한국사회 ‘개혁언론’의 현실을 정확히 보여준다. 재벌의 광고비를 받지 않고서는 직원들의 생계조차 책임질 수 없는 언론, 회사를 홍보하는 기사 옆에 회사 광고가 실리는 ‘개혁언론’이 21세기 한국언론의 현실이다.

금속노조 간부들은 노동자 언론을 만들기 위해 진보적인 인터넷 신문을 확대강화하거나(28.8%) 민주노총․금속연맹 기관지를 묶어 노동자언론을 강화하는 방법(25.2%), 또는 산별노조의 조합비와 기금을 활용해 노동자언론을 창간하자는 의견(20.2%)을 냈다.

이제 가난한 노동자는 어느 신문에도 대기업을 비판하는 광고를 낼 수 없게 됐다.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진정한 노동자언론은 정말 이룰 수 없는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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