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보다 나쁜 보수언론” 노동자 원성 빗발
        2007년 01월 10일 10: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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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금 지급 약속을 파기히고 도리어 시무식의 우발적인 충돌을 핑계삼아 대대적인 노동탄압을 일삼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왜곡편파보도를 하고 있는 있는 보수언론에 대한 금속노동자들의 원성이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울려퍼진 하루였다.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 경찰은 건물 안으로 ‘개미새끼’ 한 마리 들어갈 수 없도록 경찰버스를 겹겹이 둘라쌌다. 본사 앞에는 전투경찰과 함께 검은 색 양복에 흰 팔띠를 한 젊은 용역경비들이 쉴새없이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정규직-비정규직, 생산-판매직, 원청-부품사 노동자 모두 모여

    건너편 집회 장소에는 전국에서 현대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금속노동자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과 전주, 아산과 남양공장에서 올라온 생산직 노동자들과 가까이 서울부터 멀리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판매노동자들, 정비노동자들 1천3백여명이 모였다.

    정규직뿐이 아니었다. 똑같이 성과급 50%를 떼어먹힌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여기에 기아자동차와 GM대우차, 쌍용자동차노조 조합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까지 집회 참가자들은 2천여명이었다. 
                                              

       
      ▲ 회사의 성과금 차등지급에 반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10일 오후 상경해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본사 정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명의 기자들 무대 앞에 진을 치다

    집회 무대 앞에 진을 친 것은 다름아닌 200여명의 기자들이었다. 모든 방송사 카메라를 비롯해 이름도 알 수 없는 신문사까지 엄청난 기자들이었다. 기자들만으로도 웬만한 집회를 할 수 있을 규모였다.

    오후 2시 금속산업연맹은 “비정규직 확산법안 반대 민주노총 총파업을 이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탄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맹 전재환 위원장은 “노동자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폭력집단으로 매도할 때 수출의 주역이고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겠냐”며 언론의 왜곡보도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약속했던 성과급이 현대자동차 정규직만 지급되지 않은 게 아니고, 기아차는 생산목표를 달성했지만 지급하지 않았고, 비정규직에게도 약속했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 정몽구 회장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폭력은 상호간에 발생, 근본원인은 회사 책임

    현대자동차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내일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2일 소집된 대의원대회에서 파업 방침을 확정하고 파업지도부가 구성된 후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인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30여명의 상근간부와 수백명의 경비대와 관리자들이 있었는데 노조 간부들은 단 한사람도 어떤 무기도 소지하지 않았고, 맨 손으로 갔고, 부상을 당해 병원에 가 있다”며 “우발적으로 상호간에 일어난 사건인데 폭력을 얘기하기 전에 이를 유발한 것은 기 합의된 성과급을 떼먹었다는 점이고 근본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별개로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간 합의사항인 성과금 50%를 지급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피해와 그것보다 더 소중한 조합원들의 노사관계에 대한 불신과 회사측 불신은 그 수십배에 달한다”며 “충성경쟁을 벌인 가신그룹들이 현대차를 떠나는 것이 현대자동차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노조 탄압은 15만 금속노조의 예봉을 꺾겠다는 것”

    기자회견에 이어 곧바로 ‘현대자동차 노동탄압 분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가 시작됐다. 금속산업연맹 전재환 위원장이 “우리는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총파업의 선봉에 섰다”며 “이번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이 이 땅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자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윤영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저들이 집중적인 탄압을 하는 이유는 비정규직과 함께 할 15만 금속노조의 예봉을 꺾고 이 땅 민주노조운동을 길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김창한 위원장도 “저들은 산별노조 전환으로 우리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의 기운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도발한 것이 성과급 미지급이었다”고 지적했다.

    3시 40분.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건너편 현대기아차 본사 앞으로 이동했다. 10분만에 본사 앞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현대차 사측에 대한 분노의 함성을 소리높여 외쳤다. 노동자들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정몽구 회장 퇴진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상사가 생기기를 바라는 언론(?)

    행진대열을 형성해 길을 건너가던 기자들은 “오늘 당연히 몸싸움이 있겠지?”, “그래야 그림이 되지”라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마치 큰 불상사가 생기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노조 대표단 3명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경찰보다 기자들을 헤쳐나가기가 훨씬 힘들었다.

    대표단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노동자들은 곳곳에서 보수언론에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한 노동자가 즉석에서 “노동자 다죽이는 보수언론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치자 노동자들이 크게 따라했다. 경찰은 쉴 새 없이 “불법집회를 당장 중단하라”는 선무방송을 하고 있었다.

    즉석에서 연단에 올라간 금속산업연맹 전재환 위원장은 “제작년에 홍콩에 노동자들이 억류당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법원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하니까 법원의 최고 책임자가 정문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항의서한을 받았는데 우리는 지금 항의서한을 어떤 놈이 받는 건지 알 수도 없고, 무작정 길거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항의를 하는 것에 대해 적개심을 갖는 한국의 자본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한 노동자들의 적개심은 바뀌지 않는다”며 “보수언론은 제발 왜 차가 막히느냐에 대해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순간 조합원들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4만3천명의 대표를 택배물건 취급하는 현대차

    간신히 기자와 경찰을 지나 본사 안으로 들어간 현대자동차노조 김권수 부위원장 등 3명의 대표단은 경비실 앞에 멈춰서야 했다. 회사측은 “경비실에 항의서한을 놓고 가라”고 했다. 4만 3천 노동자들의 대표단을 택배물건 취급하는 것이었다. 대표단은 강력히 항의했고, 20여분만에 항의서한을 본사에 전달할 수 있었다.

    곳곳에서 성난 노동자들이 “가서 싸우자”고 소리질렀지만 현대자동차노조 김영구 조직실장은 “자본과 보수언론이 폭력을 유도하기 위해 발광을 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자제를 호소했다. 4시 40분. 집회는 보수언론이 원하는 ‘폭력사태’ 없이 조용히 끝났다.

    현대자동차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우리가 추가로 성과급 내놓으라고 한 게 아니라 떼먹은 것 게워내라는 한 것”이라며 “10억원의 손배가압류와 26명에게 고소고발을 내렸지만 그 탄압을 거둬들이지 않는면 100배 1000배 노사관계가 파탄으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자들은 투쟁을 결의하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4만 3천명 노동자의 대표를 택배물건 취급하고, 노사간에 신의성실로 맺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회사, 자본의 편에서 왜곡보도를 일삼는 보수언론이 판치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투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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