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장관의 '무르익지 않은' 발언 파장
By tathata
    2007년 01월 11일 0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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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장관이 10일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철도공사 측은 “한마디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KTX 여승무원지부는 “직접고용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마련되지도 않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했다.

이 장관은 10일 노동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서 장기화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을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장관은 “관계부처들이 이 문제에 신중한 반응을 보여 아직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지만,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5월 발표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 여승무원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노동부가 KTX 승무서비스에 대해 ‘적법도급’ 판정을 내린 것을 뒤집은 것이다.

이 장관은 1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이같은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 장관은 직접고용과 관련, “전향적으로 고려를 하겠다는 입장인데, 그동안 KTX 여승무원들은 일단 관광레저에 가서 근무하고, (철도공사와) 협의를 하라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이철 사장하고도 이 문제를 가지고 몇 차례 의논했다”고 말했다.

철도공사 "혼란스러워 지켜볼 수밖에"

이에 대해 최연혜 철도공사 부사장은 11일 노동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철 사장과 전혀 사전 논의가 안된 얘기로, 그동안 원칙에 따라 KTX 여승무원 관련 일을 처리해왔는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한쪽에서는 적자 감소를 위한 경영합리화를 주장하고, 한편에서는 여승무원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니 공사 입장에서는 어쩔 줄 모르겠다”며 “우리로서는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 노동부의 입장인지, 장관 개인의 의견인지 자체가 혼란스러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상수 장관은 “사전에 이철 사장과 논의를 해보았다”고 주장했으나 철도공사 측이 “혼란스럽다”고 말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 장관이 말하는 이철 사장과의 ‘논의’ 수준은 단지 검토안을 전달 한 것에 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KTX여승무원, "지금까지의 요구 포기하라는 거냐"

KTX여승무원지부도 이 장관의 발언으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세원 지부장도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일분일초라도 레저로 가는 걸 허용한다면 지금까지 주장해온 바를 스스로 포기하고 명분을 잃기 때문에 그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말했다.

민 지부장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주변업무냐 핵심업무냐를 가늠해서 주변업무라고 판단이 되면 계속 외주화를 하겠다는 것이었다”며 “또다시 지금 뭔가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그때 또다시 주변이다, 그래서 계속 외주화 하겠다고 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그만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제안한 케이티엑스 관광레저로의 복귀를 거절한 셈이다.

정부의 경영평가 지침은 공공기관이 주변업무를 외주화할 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을 지침으로 세우고 있다. 따라서 이 장관의 발언이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기획예산처의 경영평가 지침에 대한 고려는 물론, 건설교통부와 철도공사 간의 충분한 사전협의가 전제돼야 한다.

노동부는 합법도급이냐 불법파견이냐를 따질 권한만 가지고 있을 뿐, 인력문제의 권한은 사실상 기획예산처가, 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과 방침은 건설교통부가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이 ‘직접고용 검토’를 들고 나온 데에는, 지난 9월 노동부가 “불법파견 요소가 있지만 적법도급”이라고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사회적 비난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갈등을 조정하려는 제스처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삼흠 노동부 홍보기획팀 행정사무관은 “언론에 보도된 것 이외에는 (노동부가) KTX 여승무원의 직접고용을 위해 어떤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직접고용’ 검토발언이 노사갈등을 조정하려는 ‘진정성’이 있을지는 몰라도, 관계부처는 물론 노동부 내에서도 충분한 협의가 전혀 되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여성노동네트워크는 “이상수 장관의 발언이 온정주의적, 인기몰이식 립서비스가 아니길 바란다”며 실질적인 문제해결 촉구를 요구하며 오는 12일 오후 6시 세종로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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