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비호감도과
    큰 2030 성별 호감도 격차
    [기고] 나의 정의당 20대 대선 평가
        2022년 03월 22일 04: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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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고 글은 2022년 3월 20일 정의당 당원인 필자의 생각과 고민을 정리한 글이다. 필자는 (정의당 대변인실 차장 (정의당 서초구위원회 운영위원 (정의당 국제관계&미중패권 공부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 필자는 중1이었던 2007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공보물을 보고 진보정당을 지지하게 되었으며, 2013년 성인이 된 해에 진보정의당에 입당해 현재 정의당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2022년 대선 기간 대변인실에 근무하며 선거과정에 참여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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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 – 제로베이스로 돌아감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은 2.37%로 투표율이 역대급으로 저조하고(63.03%) 분당으로 이어지는 갈등이 계속되었던 2007년 대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3.01% 에도 못 미쳤습니다.

    심지어 허경영 후보의 득표율인 0.83%의 3배가 안 되고, 1997년 대선 거의 첫 진보정당인 국민승리21 권영길 후보의 1.19% 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현 정의당이 분당 직전보다 못하고, 처음 정당을 시작하는 수준보다 조금 나은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당은 제로그라운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분석1 – 전략 없음

    심 후보는 1월 칩거에 들어갔다 다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직후 조국 장관 임명 찬성했던 것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현했습니다.

    그 당시 심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1~3%대로 나왔기 때문에 깊은 고민과 뼈아픈 반성의 모습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성을 해도 지지율 변동은 없었고, 결국 지지율이 최종 득표율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로 인한 사퇴가 있었음에도 3%는 커녕 2.5%도 득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 정의당 심 후보는 대안이 되지 못했는가. 저는 복귀 이후에도 후보와 당의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은 ‘지워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을 주 목표로 했습니다. 그래서 심 후보는 집이 아닌 방에 사는 청년들, 장애인 이동권 시위하시는 분들, 병원비에 고통받는 포항시민분, 그리고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기존 지지자들에게 감동을 주는데 국한되었을 뿐, 신규 지지자 유입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좋은 일 하는구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대표 의제로 내세운 불기차(불평등, 기후위기, 차별)도 전형적인 ‘이 중 하나는 반응이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의제를 마구 던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 정의당의 지면은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등, 기후위기, 차별이라는 중요한 의제 들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전달된 것은 주4일제 하나뿐이었습니다.

    TV토론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2017년 대선 TV토론은 분명히 반향을 일으켰고, 실제 지지율 상승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습니다. 지워진 사람들을 위한 1분 발언도 있었지만 기존 지지자들 이외의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분석2 – 가장 높은 비호감도

    더 큰 문제점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이는 정의당에 대한 비호감도 매우 높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비호감도/호감도-전체

    [2022년 2월 7일 한겨레 여론조사(전화면접)]

    심: 61.7%/32.9%
    이: 58%/39.3%
    윤: 54.7%/43.1%
    안: 46.4%/49.9%

    [2월 1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전화면접)]

    심: 64%/30%
    이: 61%/34%
    윤: 62%/34%
    안: 57%/37%

    [2월 10일 NBS 여론조사(전화면접)]

    심: 57%/37%
    이: 58%/39%
    윤: 58%/40%
    안: 48%/48%

    위 여론조사 결과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는 거대 양당과 국민의당보다 훨씬 비호감이고 호감도 가장 안 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율 상승은 매우 어렵습니다.

    2030으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 호감도-2030

    [한국갤럽 조사]

    안: 20대 39%, 30대 41%
    윤: 20대 26%, 30대 22%
    심: 20대 25%, 30대 31%
    이: 20대 20%, 30대 32%

    [NBS 조사]

    안: 20대 51%, 30대 50%
    윤: 20대 37%, 30대 28%
    심: 20대 35%, 30대 35%
    이: 20대 25%, 30대 38%

    20대에서 호감도는 안 후보에게 10% 이상 밀렸으며 오차범위 안이지만 윤 후보에게도 밀렸습니다. 그리고 30대에선 윤 후보를 앞섰지만 안 후보에게 10% 가량 밀렸습니다. 정의당과 심 후보가 2030세대에게 호감도가 낮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30 성별로 나눠서 분석하면 절망적입니다.

    ▲ 호감도-2030 성별

    [한국갤럽 조사]

    심: 20대 남 11%/여 40%(29% 차이), 30대 남 17%/여 46%(29% 차이)
    윤: 20대 남 32%/여 19%(13% 차이), 30대 남 26%/여 18%(8% 차이)
    안: 20대 남 44%/여 34%(10% 차이), 30대 남 42%/여 40%(2% 차이)
    이: 20대 남 20%/여 20%(0% 차이), 30대 남 33%/여 31%(2% 차이)

    보면 심 후보는 다른 후보들 보다 성별에 따른 호감도 격차가 매우 큽니다. 반면 성별 갈라치기 한다고 비판 받은 윤 후보의 성별 호감도 격차는 심 후보의 절반도 안 됩니다. 안 후보와 이 후보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번 대선 기간 정의당은 윤 후보가 성별로 청년을 갈라친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국민들이 보기에 가장 성별 갈라치기를 하는 후보는 심 후보로 인식하였음을 보여줍니다.

    결론 –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은 총체적으로 실패함

    위의 두 분석을 종합해보면, 일단 정의당은 기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보다 비호감도가 더 높기 때문에 지지율 상승은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2030세대에서 성별 호감도 격차가 매우 심했습니다. 2030세대 성별 갈라치기를 한 것은 오히려 정의당이라고 국민들은 인식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지지자를 늘리기 위한 어떤 유의미한 전략도 보여주지 못했고, 그것은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유지된 1~3% 지지율이 그대로 득표율로 나타나면서 입증되었습니다.

    따라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통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당은 현재 제로그라운드에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정의당이 실패를 딛고 성장할 수 있을까요? 해답이 될 만한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 비호감도/호감도-전체, 2030

    [2017년 4월 20일 한국갤럽(전화면접)]
    심: 전체 43%/48%, 20대 43%/44%, 30대 32%/58%

    [2019년 12월 12일 한국갤럽(전화면접)]
    심: 전체 45%/39%, 20대 36%/39%, 30대 41%/47%

    [2022년 2월 10일 한국갤럽(전화면접)]
    심: 전체 64%/30%, 20대 65%/25%, 30대 64%/31%

    심 후보의 2022년 호감도 조사와 2017년 대선 후보 등록 직후, 2019년 막바지의 호감도 조사를 비교해보면 시간이 갈수록 호감도가 많이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019년 12월에서 2022년 2월 사이에 전체적으로 호감도가 10% 가까이 하락하고 2030세대는 호감도가 심지어 15%이상 하락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겨레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심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25%만 2022년에도 지지를 유지했으며, 32.8%는 이 후보를, 16.9%는 윤 후보를, 12.5%는 안 후보로 지지를 변경했습니다.

    2017년 심 후보 지지자 75% 가량이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범보수 후보들로 지지를 바꿨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우리 정의당이 살아날 방법은 좁게는 2019년 12월부터, 넓게는 2017년 4월부터 현재까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성찰하고, 왜 잘못한 것을 수습하지 못했는가를 반성하면서 지금이라도 잘못을 수습해야 합니다. 평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필자소개
    정의당 전 대변인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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