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동맹 vs 진보개혁연대 구도 필요
여권 수혈론 불과, 좌파 성장 더 중요
    2007년 01월 09일 07: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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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을 비롯한 민중운동이 97년 및 2002년 선거와 동일하게 진보후보의 출마를 추진하고 시민운동이 반정치적 감시운동을 선택할 경우 상황은 한나라당과 우파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집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과 민중진영이 정치적 선택의 폭을 유연하게 확장하거나 시민운동이 종래의 감시운동에서 벗어나 정치적 역할을 확대할 경우 과거와 대비되는 선거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는 올해 대선의 결정요인과 관련, “뉴라이트로 대표되는 새로운 흐름이 한나라당과 결합되어 우파동맹 혹은 개발주의동맹과 같은 보수대연합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반대편의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가 선거의 방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정대화 상지대 교수
 

정 교수는 9일 민주사회정책연구원이 ‘2007년 대선의 성격과 전망, 대응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2007년 대선에 대한 접근은 탈권력정치, 탈지역주의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다양하고 폭넓은 사회적 연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정치사회적 연합을 바탕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그것의 권력적 표현은 연합권력 혹은 연립정부의 방식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 경우 연대는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연대로, 연합은 진보적 정치세력과 개혁적 정치세력의 연합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시민사회운동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창조한국 미래구상’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 교수의 주장에는 2007년 대선의 정치지형이 개혁을 둘러싼 대결구도에서 반개혁적 흐름의 강화가 분단구조와 지역주의에 의해 뒷받침되는 ‘민주적 퇴조기’ 혹은 ‘정치적 반동화기’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에 대해 이재영 <레디앙> 기획위원은 “87년 체제의 핵심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진전됐으면서도 경제사회적 권리가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나라당의 집권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퇴보시킬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 교수의 주장이 ‘수혈론’에 가까울 뿐이라고 혹평한 이 위원은 “(시민사회운동의 연대) 파트너가 누구인가. 기성정당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상수다. 한나라당은 자체 집권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합권력을 만들 가능성이 제기되지 않고 민주노동당은 수혈을 받더라도 집권가능성이 없다”며 “대선 국면에서 유일한 변수는 지리멸렬한 열린우리당뿐인데 이념적 동질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선진화나 민주주의의 진전을 얘기할 때 어렵게 얘기할 것 없다. 선진국에 있고 우리한테 없는 것이 무엇인가. 복지, 진보적 이데올로기, 강력하고 힘있는 좌익정당 아닌가. 그렇다면 좌익정당으로 하여금 어떻게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게 할 것인가, 이번 대선을 맞아서 좌익정당이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상곤 한신대 교수
 

김상곤 한신대 교수(경영학)는 “시민운동은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17대 대선의 독자적인 운동을 위해 논의하고 합의를 모아오고 있는데 상당한 정도의 동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수구 독자후보 및 국민후보를 직간접으로 찾아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정치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만약 현재의 포괄적인 통합신당 흐름에 반수구적 정권 수립만을 위해 수평적으로 합류한다면 설사 승리한다 해도 지나온 민주정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뿐더러 국가관리 자체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사회운동의 독자적인 대선로드맵이 필요하다며 민중운동과 개혁적인 시민운동이 각각 추진하고 있는 대선전략을 열린 상태에서 소통하고 지혜를 나누려는 자세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정치학)는 87년 이후 민주주의 전선을 개혁(제1전선)과 진보(제2전선)으로 나누면서 “제1전선이 무너진다고 해서 2전선이 전면에 나서지는 못한다”고 지적하고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 등이 민주화 이후 악화되어 온 상황에서 민주세력이 사회경제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대선국면에서 노무현 정부와 가혹한 단절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진보개혁세력 시대정신을 대중에게 제출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민주노동당과 민중운동까지 포괄하는 연합은 어렵다”며 “민주노동당은 현실 정치에서 급진적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을 단일한 진영으로 보기 어렵다. 2000년을 기점으로 단일전선에서 분화돼 스펙트럼이 나뉘는 양상”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시민운동을 하나로 규정하긴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처장은 “지금까지 시민운동이 정치개혁운동을 주도해왔으나 이제는 사회경제적 구조개혁 운동을 모색하는 단계에 왔다”며 “복지국가, 평화국가, 생태국가를 위한 전략적 운동을 포지셔닝하는 모색기”라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정 교수의 정치지형 분석에 경제 분석이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경제가 대선을 판가름한다는데 이게 없다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국의 정치지형을 수구, 보수, 개혁, 진보로 나눠보는 것이 의미 있다”며 “진보의 진출보다 보수와 개혁의 연대, 수구와 보수의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정치학)은 “정대화 교수의 정세인식을 살펴보면 개혁요소 반동적 강화라는 진단이 한편에 있고 또 한편에서는 현실주의적인 실용주의 중도가 나온다”며 “상반된 정세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민주주의 세력의 퇴조에 대해 민주주의가 새로운 동력의 공급 없이 화석화된 것과 청계천, 대중교통체계 개편, 반값아파트, 반값 등록금 등 보수세력이 상당 부분 스스로를 쇄신하고 있는 점에서 원인을 찾았다.

고 연구원은 정 교수의 연립정부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이 비정규직 법안을 놓고 벌인 막말정치는 고쳤으면 좋겠다. 주고받기식의 정치적 교환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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