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숲의 시간』 『페미돌로지』 외
        2022년 03월 20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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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의 시간> – 열두 달 숲속 길을 따라서

    윌리엄 스노우 (지은이),앨리스 멜빈 (그림),이순영 (옮긴이),국립수목원 (감수) / 북극곰

    숲속을 거닐며 만나는 아름다운 일 년 열두 달

    생쥐는 숲속 마을에 살고 있어요. 생쥐가 숲속 길을 따라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동안 숲의 풍경은 1월, 2월, 3월… 달마다 달라집니다. 폭신폭신한 눈 아래에서 새로운 한 해가 깨어나는 1월에는 어떤 하루를 보내면 좋을까요? 한낮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7월에는 숲의 어느 곳이 가장 시원할까요?

    『숲의 시간』은 일 년 열두 달 동안 숲속 길을 따라 거닐며 느리게 흘러가는 자연에서의 삶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책 속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숲을 거닐 때 마주칠 수 있는 여러 새와 곤충과 동물과 식물이 숨어 있습니다. 책 속의 날개를 열면 숲속 동물들이 사는 각양각색의 집안을 들여다볼 수 있지요. 고요한 휴식이 필요할 때, 숲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을 때 『숲의 시간』 속으로 떠나 달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풍경을 둘러보며 천천히 거닐어보세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숨 쉬는 자연 속으로 떠나는 느린 여행

    새해가 시작되는 1월부터 저무는 한 해를 보내는 12월까지, 오고 가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숲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숲의 시간』은 숲속 마을에 사는 생쥐의 일상을 따라가는 동안 숲에서 흘러가는 일 년 동안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은 그림책입니다.

    눈 쌓인 1월에 생쥐는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여전히 날이 추운 2월에는 따뜻한 옷을 챙겨 입고 안개 낀 숲을 걸어 보고, 봄이 오면 막 겨울잠에서 깨어난 고슴도치를 도와주러 가지요. 5월에는 나무 아래에 자리를 펴고 앉아 어룽거리는 햇볕을 쬐며 하루를 보냅니다. 딸기의 달인 6월에는 겨울잠쥐와 함께 열매를 따고, 겨울이 다가오는 11월에는 여우의 카라반 앞에서 타닥타닥 치솟는 모닥불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달마다 땅의 생기와 공기가 달라지는 숲속에서 천천히 느린 속도로 걸으며 주어진 자연을 음미해 보세요. 『숲의 시간』은 숲속 길을 걷는 것처럼 편안한 산책의 시간을 건네주는, 휴식 같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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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돌로지> –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류진희,백문임,허윤,이지행,김주희,미쉘조 외 / 빨간소금

    이제 아이돌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어떤 것이 되어 있다. 우리의 감정, 섹슈얼리티, 그리고 욕망은 이미 아이돌을 매개로 생산되고 조정된다. 이 고도화된 유기체 상품에 대해 대중을 현혹하는 헛것이라고 폄하하거나 공허한 내면을 지닌 소수만의 향유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은 현재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문화도 아니지만, 우리 삶의 기반인 유희와 정치와 윤리를 (재)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어제의 아이돌이 오늘의 아이돌이 아니듯, 아이돌을 둘러싼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BTS를 대표로 하는 케이팝 아이돌은 국가와 젠더의 경계를 넘어선 지 오래며, 아이돌과 팬덤은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열정적·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육성·관리하는 것을 규율화함으로써 결국은 자본-산업과 공모한다.

    한편으로는 소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항하는 팬덤, 콘텐츠를 넘어 친밀성을 파는 엔터 산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차별과 자본에 맞서 ‘아이돌과 함께 변화를 꿈꾸는 팬’은 가능할까? ‘페미돌로지(Femi-dology)’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아이돌로지(Idology)라는 뜻이다. 이 책을 쓴 13명의 페미니스트에게서 그 가능성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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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의 역사> – 국경 경관론적 접근

    차용구 (지은이) / 소명출판

    국경을 다룬 역사서. 시간적으로는 전근대와 근대를 모두 담아내며, 국경 지대에 덧입혀졌던 허위와 오해의 그을음을 제거하고 그 나신을 조명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근대 서구의 경계적 사유가 전지구적인 지배 장치였음을 상기시킨다. 근현대 식민주의적 국경 형성을 종적·횡적인 연구를 통해 국경의 구조와 양상을 살피면서, 서구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약탈적 영토 분할과 폭력적 국경 획정이 생산해낸 ‘모순의 공간’인 국경을 검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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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시대에 경계를 바라보다>

    차용구,박노자,이택광,류영하,임경화 외(지은이) / 소명출판

    중앙대‧한국외대 HK+ 접경인문학연구단이 국내외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접경인문학 연구의 관점에서 이 위기를 진단하고 어떠한 가능성과 새로운 시점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 칼럼을 묶은 책. 우선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지구의 대부분을 엄습하고 있는 팬데믹 시대에 특히 국가와 국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주목한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어 퍼져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대응은 국민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몰고온 위기에 대처하는 강력한 통제기구로서의 국민 국가 권력의 강화를 요청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졌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주의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인종주의를 부추겼다. 특히 성공적 방역이 평가받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회의 다양하고 다문화적인 현실이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고 이들 공동체가 재난 상황에서 인종주의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나아가 이 책은 코로나 시대에 두드러진 인종, 젠더, 연령, 계급 사이에 가로놓인 내부의 경계들과 그 상호교차성에 주목하여, 그러한 사회적 분할들이 특히 ‘불평등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초래해 약자들의 곤경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현실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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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

    나호선 (지은이) / 여문책

    1992년생으로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뒤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7년 동안 대학에서 머물다 뒤늦게 군복무를 마친 저자 나호선이 90년대 말의 어린 시절부터 2022년 초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겪은 개인사가 당시의 사회상과 어우러져 더없이 생생하게 묘사된 책.

    저자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삶이 늘 고되고 팍팍했지만,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무엇보다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사랑하는 활자중독자로 성장해 이제는 어엿한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그가 어려운 환경을 이기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책과 사람과 사랑이었다. 연애마저 일종의 스펙처럼 되어버린 이 세태에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청춘의 기본권”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여전히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사랑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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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 강한 영업> – 어느 시대에도 기업에 혁신을 가져다주는

    황창환 (지은이) / 라온북

    경영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어려운 분야다. 늘 새로운 차별화를 만들어야 하며,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발 앞서 뛰어야 한다. 더군다나 사회의 흐름에 따라 돈의 흐름도, 소비자의 심리도 시시때때로 변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급격한 시대의 변화와 코로나19라는 혼란의 시기 속에서 지속적인 경영 성과를 올리려면 경영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영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영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까?

    저자는 30년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CNS, 포스코, 한국지엠, 하이트진로, 패션그룹 형지, 하림 등 다양한 회사의 성과 창출 및 직원 동기부여 컨설팅을 담당해 왔고, 매출 상승, 즉 영업 성공을 효과적으로 이뤄냈다. 실제로 2020년, ㈜삼진어묵에서는 전년 대비 2년 연속 영업 이익성장률 316%, 51% 성과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성장 산업 분야가 아닌 화학, 의료, 사료 등 전체적으로 부진한 산업군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만들어낸 저자만의 영업 비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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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 혁명> – 나의 몸값을 10배 성장시키는 이직 프로젝트

    이창현 (지은이) / 라온북

    ‘연봉도 조금 오르는데 이직해야 할까?’, ‘회사 사람들하고도 안 맞고 일도 재미없는데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게 아닌데 다른 직군으로 가도 될까?’ 등 직장인들은 늘 자신의 직장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나 이직하고 싶다고 해서 그냥 이력서만 넣는다고 되지 않는다. 현재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인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현시대에 알맞은 핵심역량을 갖춰야만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직 혁명》은 헤드헌터이자 커리어 컨설턴트인 저자가 다양한 직장인들을 성공적인 이직으로 안내해온 이직 노하우를 한 권으로 담아낸 책이다. 이직 준비를 위한 커리어 패스 만들기부터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력기술서와 면접 스킬, 헤드헌터와 함께하는 이직 준비까지 세세한 사항들을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급변하는 사회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하는 방법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회사로 이직할 때까지 이직 활동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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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옛날엔 그랬어>

    비움 (지은이) / 인디언북

    사랑과 사람, 삶에 관한 시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시인이 직접 그린 27편의 일러스트가 함께 실려있다. 시를 읽으며, 상투성을 깬 독특한 시점으로 그린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만나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인은 사랑의 설렘과 기다림, 헤어짐을 시라는 응축되고 정제된 형식에 넣어 조용히 익혔다. 절제된 슬픔과 차마 다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독자의 가슴을 두드린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 무너진 자존감, 폭력, 결혼과 이혼이라는 시인 자신의 이야기를 시에 녹여냈다. 미니멀리스트인 시인은 미니멀리스트가 된 사연과 시인으로서 시를 쓰는 어려움에 대하여 토로하기도 한다. ‘나도 옛날엔 그랬어’는 다양한 형태와 관점으로 시의 모양을 달리하고 있지만, 결국 모든 시는 시인의 이야기이며 생생한 삶의 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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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중심 교육과정으로 여는 유아중심 놀이생활> 

    이혜주,이지현 (지은이) / 맘에드림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 특히 자신이 놀이를 주도할수록 더 즐겁게 몰입하며 배운다. 즉 놀이 안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동안 인지 발달은 물론, 자조기술, 의사소통, 대인관계능력 등 사회기술도 쑥쑥 키워가는 것이다.

    이 책은 유아 주도의 발현적 놀이를 통해 재미를 넘어 생각하는 힘, 전인적 발달과 행복, 자율성과 창의성 발달 등을 추구하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디자인과 실천 사례들을 아우른다. 또 개정 누리과정의 5개 영역을 자연스럽게 키워가는 놀이터인 다양한 흥미영역 구성 사례도 함께 소개한다. 나아가 유아와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구현과 실천 방안도 보여준다. 유아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유아 주도의 발현적 놀이 교육과정을 디자인하고 실천하는 데 의미 있는 아이디어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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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 – 행복한 1년 학급살이를 위한 그림책 함께 읽기

    수업친구 더불어숲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학급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첫 학기 한 달로, 학급경영의 ‘골든타임’이라고도 불린다. 이 시기의 학급 세우기는 1년 학급살이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급에서는 어색하고 형식적인 자기소개, 실무처리하듯 진행되는 학급규칙과 역할 배분 등으로 부산하게 보내기 일쑤이다.

    ‘진솔하면서도 부담 없이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학급을 운영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교사들이 그 해답을 그림책에서 찾았다. 학생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을 열고 존중과 배려, 협동을 배워 나갔다. ‘친절하고 단호한 교사’와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학생’이 공존하는 건강하고 평화로운 학급!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의 효과를 잘 보여주는 실천 사례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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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 좀 주워 주세요>

    차야다 (지은이) / 북극곰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이자 북스타트 선정도서인 <아빠 쉬는 날>로 독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 차야다 작가의 작품이다. <공 좀 주워 주세요>는 새 공을 갖게 된 토끼 소년의 이야기다. 토끼가 공을 너무 세게 차서 공이 담장을 넘어 길 아래로 굴러간다. 그런데 공을 주우러 가자니 길이 너무 멀고 귀찮다. 그래서 토끼는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공 좀 주워 달라고 부탁한다. 과연 누가 토끼에게 공을 찾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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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델과 어니스트>

    레이먼드 브릭스 (지은이),장미란 (옮긴이) / 북극곰

    ’눈사람 아저씨’ 레이먼드 브릭스의 부모님을 향한 정확하고 섬세한 사랑

    1929년, 창가에서 먼지를 떨던 가정부 에델을 보고, 자전거를 타고 우유를 배달하던 어니스트가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그들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평화롭게만 살고 싶은 그들의 바람과 달리, 세상은 대공황부터 제2차 세계 대전, 냉전 등의 역사적 사건들로 어지럽기만 하다. 격변의 시대에, 평범한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지킬 수 있고, 또 무엇을 잃어야 했을까. 『에델과 어니스트』는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이고 특별한 사랑을 통해 전쟁 속에서도 일상을 지켜내는 품위를 보여준다.

    정확하고 섬세한 관찰자인 레이먼드 브릭스는 부모님의 연애부터 죽음까지 이어지는 가족사를 특유의 따듯한 시선으로 유쾌하고 진중하게 그려냈다. 영국 도서상 올해의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을 수상했으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월트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 지브리 거장들의 극찬을 받았다.

    역사와 로맨스를 일상의 언어로 담백하게 풀어낸 그래픽 노블

    1929년 어느 월요일, 에델은 창가에서 노란 수건을 흔들며 먼지를 떨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인사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우유 배달부 어니스트가 모자를 벗어 화답하며 지나간다. 에델은 화들짝 놀라 뒤돌아서지만, 이내 다시 창밖을 보며 사라져가는 어니스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다음날인 화요일, 먼지 떨 생각은 하지 않고 창가를 서성이기만 하던 에델이 어니스트를 발견한다. 이번에는 먼저 손을 들어 인사한다. 토요일, 말쑥하게 차려 입은 어니스트가 꽃다발을 들고 에델 앞에 나타난다. “같이 영화 보러 갈래요?”

    에델과 어니스트의 연애가 시작되고, 결혼을 하기 위해 에델은 일을 그만두게 된다. 함께 살 집을 찾고, 대출을 하고, 살림살이를 가꾸는 동안 그토록 기다렸던 새 생명의 빛이 그들에게 찾아온다. 그러나 세상의 어두운 이야기도 함께 들려온다. 히틀러의 군대는 독일에서 계속해서 진격해 오고, 뒤바뀌는 영국 정권의 지침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에델과 어니스트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평범한 노동자의 눈으로 본 생생한 20세기

    『에델과 어니스트』는 평범한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의 일상과 기술의 발전을 통해 당시 영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런던의, 프랑스식 창문이 달린 빅토리아픙 테라스 하우스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던 에델과 어니스트는 제임스 1세 시대의 식탁과 중국풍 소파 등 다양한 시대와 나라의 물건을 사용했으며, 자주 티타임을 갖곤 했다. 물론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식탁과 소파 커버는 방공호로 쓰이거나 다 타버리고, 티타임에 공습이 시작되는 등 본래의 용도나 기능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라디오에서 체임벌린 수상의 담화나 처칠의 연설을 듣고 국내외 정세를 논하며 티격태격하는 에델과 어니스트의 모습도 무척 흥미롭다. 가정부로 일하며 귀족들의 으스대는 태도를 어깨 너머로 배운 에델은 보수당을, 사회주의자인 어니스트는 노동당을 지지하는데, 이는 노동자 계급의 사람들이 모두 계급 의식을 가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에델과 어니스트』는 평범한 인물을 계급과 계층에 따라 납작하게 그렸던 기존 거시적 관점의 현대사와 달리, 다양한 견해를 가졌던 다채로운 존재로 그려낸 미시사로, 현재 영국의 20세기의 일상을 살펴보는 연대기 자료로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다.

    전화와 텔레비전의 출현, 달 착륙 등 현대 기술의 발전을 기념하고, 라디오·세탁기·우유 배달 차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사물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 또한 각 에피소드와 함께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레이먼드가 심어 놓은 씨앗이 발아하고 꽃이 되어 만개하는 장면들을 보물찾기하듯 짚어가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레이먼드 브릭스가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같은 해에 부모님을 여의고, 2년 뒤 아내까지 잃어야 했던 레이먼드에게 과거는 너무나 아름다운 유년임과 동시에 아주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 에델과 어니스트는 그의 대표작인 『눈사람 아저씨』, 『산타 할아버지』, 『괴물딱지 곰팡씨』의 모티프가 되고, 『곰』 등의 작품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등 그의 작품 세계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었지만, 부모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완전하게’ 반추하고 직시하는 것은 그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는 늘 『에델과 어니스트』를 쓰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25년만에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그림을 그릴 때에도 한 번에 15분씩만 몰두했다. 신파가 아닌 세련된 방식의 애도를 위해 감정을 절제하여 흐릿하게 표현하고, 이야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일상의 유머를 투박한 선 속에 담았다.

    지나간 모든 것에 대한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분명 독자들의 마음에 진한 여운과 잔상을 남길 것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삶의 형태로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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