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물러나는 정권이 스스로 해결하고 나가는 게 국민통합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이 전 대통령 사면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1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 두 분이 한 정권에서 수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가적인 불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며 “(새 정부에 넘기지 않고) 문 대통령께서 퇴임하기 전에 이 부분을 스스로 풀고 가시는 게 본인의 정치적 부담을 더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함께 사면하는 것에 대해선 “국민들 눈에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그 자체로 놓고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일이지 주고받기 식으로 거래하듯 하면 사면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김 전 지사 외에 다른 여권 정치인까지 포괄적으로 사면 대상에 올리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통합을 위한 결단이라고 보여지지 않으면 사면권을 행사하고도 비판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선 사면과 관련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경우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지사 등의 사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한 분의 사면 문제만이 아니라, 예를 들면 한명숙 총리라든지 김경수 지사라든지 이런 분들의 문제까지도 조금 연관될 수 있어서 고민스러운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된다면 아무래도 다른 여러 정치인들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예를 들면 이재용 부회장이라든지 경제인들에 대한 문제도 포함해서 진행이 돼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인들이나 폭넓은 사회 주변에 공감대를 얻으려면 국민통합이라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때 (이 전 대통령의 사면도) 의미가 있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명분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여당 내에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물론, 여권 정치인과 묶어 사면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현직 대통령에 사면을 건의하는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중대한 범죄자가 정치적인 이유로 사면되는 것에 대에 원칙적으로는 반대한다”며 “정 사면하고 싶으면 본인이 취임한 이후에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특가법상 구속돼 실형을 받았다. 대통령 신분으로 국기를 흔든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지사와 함께 사면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선 “정치적 타협 형태로 김경수 지사를 묶어서 사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렇게 정략적으로 사면권을 행사했을 때 오는 여러 가지 비판과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씨 사면 당시 MB 사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고,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지금 와서 당선인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판단을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이) 국민통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당선인이 할 수도 있는 문제”라며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부적절하다는 기류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와 함께 사면할 가능성에 대해선 “권성동 의원의 가정,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MB 사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기 때문에 그것을 넘어서서 김경수 지사와 같이 하는 것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