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노조 "정면 돌파할 것"
    By tathata
        2007년 01월 09일 0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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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차등 성과금 지급에 반발한 현대차노조의 잔업, 특근 거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노조가 오는 12일 대의원대회에서 파업지도부 구성을 결의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업지도부 구성으로 선거 연기 할 수도

    현대차노조는 9일 오전 울산공장 현대차노조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1일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 결의, 파업지도부 구성의 문제를 결의하고, 다음 주부터 직접적인 파업투쟁으로 전환해 장기적인 투쟁으로 국면을 전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노조가 1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파업지도부 구성을 긴급발의하는 배경에는, 이번 사태가 차등 성과금 지급 문제를 넘어서 현대차가 민주노총 정치파업을 봉쇄하려는 것은 물론 금속산별노조 교섭을 사전에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보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금속산별노조의 중앙교섭에서 다뤄질 불법파견, 비정규직 문제 등을 거부하기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또 오는 2월 중순으로 예정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현대차가 온건노선 집행부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한 사전 개입작업의 일환으로 성과금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노조의 현 집행부가 노조 창립기념품 선물파동으로 조기사퇴를 결정하고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10여개의 현장조직들이 각기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선거채비에 들어간 상황을 틈타 현대차가 민주파의 당선을 저지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 현대차노조가 현대차의 차등 성과급 지급에 반발,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성과금 합의파기 및 노동조합 탄압 전 조합원 규탄대회’를 모습. (사진-현대차노조 홈페이지)
     
     

    따라서 현대차노조는 이번 사태를 현대차지부장 선거에서의 온건노선 집행부 당선, 금속산별노조 무력화, 민주노총 총파업 봉쇄 등을 노리는 현대차의 ‘전면 도전’이라고 보고, 이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현대차노조의 민주노조운동도 무너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위기인식이 현대차노조의 파업지도부 구성 제안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지도부를 구성하게 되면 2월 중순으로 예정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선거일정은 당분간 연기되며, 박유기 위원장의 현 지도부 체제로 차등 성과금 반대 투쟁은 이어지게 된다. 박 위원장이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현 지도부가 설 수 있는 기간까지 할 수 있는 투쟁을 최대한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장기화되면 불리하다

    특히 성과금 문제가 1년간의 임금인상율을 결정하는 임금협상과 달리 50%의 성과금을 더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화 될 경우 노조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직력을 현 수준으로 최대한 유지하면서 조기에 사태를 매듭짓겠다는 의도다.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은 “금속산별노조의 핵심사업장인 현대차노조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노조운동 전반이 무력화 된다”며 “이 싸움은 보수언론을 포함한 총 자본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지부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들이 분열될 경우, 현대노조의 민주파가 ‘몰락의 길’로 들어설 수 있기 때문에 선거를 미루고서라도 단결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현대차노조의 의지다.

    울산지부 기자회견, 언론 "노조 사과"만 부각

    현대차노조는 또 <한겨레>와 보수언론들이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8일 기자회견과 관련, “현대차노조가 시무식 폭력을 사과해야 한다”는 점만을 중점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현대차노조는 “시무식 폭력사태는 노사 상호간에 벌어진 우발적 사고였지, 결코 의도되거나 조직적인 폭력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윤여철 사장에게 노조 간부들이 접근하자 경비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노조간부들을 가로막고, 이 과정에서 경비대와 노조간부들이 밀고 당기는 마찰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무식 폭력사태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금속연맹의 한 관계자는 "사과는 쌍방으로 이뤄지거나, 차등 성과금이라는 원인을 제공한 회사가 먼저 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기자회견의 핵심은 현대차는 성과금과 폭력 사태를 분리시켜서 현대차는 약속한 성과금을 지급하고 노조 간부에 대한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청구를 취하하며, 노조는 시무식 폭력을 사과하라는 것이었다”며 “언론은 앞에 것은 다 빼고 노조의 사과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하부영 울산본부장은 또 <한겨레>가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현대차 노조 집행부와 사전에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사전에 현대차노조와 입장을 조율한 적은 없었다”며 “<한겨레>기자에게 이런 사실을 말했지만 기자가 ‘다 안다’고 말하고서 다르게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10일로 예정된 현대차노조의 서울 양재동 상경집회를 금속연맹 주최로 하는 등 금속연맹 차원에서 최대한 힘을 결집할 계획이다. 금속연맹은 10일 오후 2시에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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