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의원 발언 원론 수준, 실제 가능성 낮아"
        2007년 01월 08일 07: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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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개혁분파가 정계개편 과정에서 분리될 경우 연대를 제안할 수도 있다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발언이 당내에서 미묘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내 인사들은 노 의원의 발언을 원론적인 것으로 평가하면서 대체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노 의원 발언의 배경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도 감지됐다. 어느 경우건 실제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상정 의원은 "(노 의원이 말한) 개혁세력의 범위가 분명치 않다"며 "개혁세력으로 일반화해서 연대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심 의원은 "개혁세력의 실체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하게 선이 그어져야 연대 여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속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 의원은 "연대를 논의하려면 당의 이념과 실천의 양면에서 검증이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여당 내 개혁분파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임종인 의원 등 이념과 정치적 입장이 검증된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연대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정계개편에 대해 당이 폐쇄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노 의원의 발언은 원칙적으로 맞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섣부르게 손잡았다가 나중에 여권의 구심력이 작동할 때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연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당직다는 "원론적 얘기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은 언제든 항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그러나 "노 의원이 여당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과연 민주노동당과 함께 할 의원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승하 최고위원도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발언에 불과하다. 물론 여당 내 의원 성향이 극소수 민주노동당과 일치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런 분들이 연대를 제의한다면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그러나 " 민주노동당과 함께 과연 진보 정당을 세력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비현실적 추상론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 관계자는 "개별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건 당의 이념과의 합치 여부나 정체성에 대한 검증을 통해 가능한 일이지만 조직 대 조직의 연대는 조금 다른 문제"라며 "노 의원이 어느 단위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당이 어려운 것은 외연확대를 못해서가 아니라 진보정당다운 역동성과 정체성에 기반한 활동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석준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국장은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정책 연대는 가능할지 몰라도 당을 같이하거나 대선을 함께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주도한 것도 여당 개혁파였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여당의 분당이 현실화되면서 그 흐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민주노동당이 그 과정에서 손 놓고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적극적 의지의 표시라고 생각한다"며 "굳이 노 의원의 발언이 아니어도, 민주노동당은 앞으로도 진보정당의 주축으로서 단순히 선거의 승패, 당리당략을 떠나 노선이 같은 사람들과의 연대를 넓혀가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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