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산별약화, 온건노선 강요"
By tathata
    2007년 01월 08일 12:52 오전

Print Friendly

언론의 집중포화가 현대차 노조를 겨냥하고 있다. 언론은 현대차노조가 차등 성과금 지급에 반대해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 “87년 현대차노조 설립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현대차노조의 ‘존립의 위기’로까지 몰고 가며 혹세무민, 참주선동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잔업 거부로 인한 생산손실과 시무식에서 일어난 소화기 분사 등에 대해 법원에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노조 간부 26명을 고소고발했다.

소화기 분사보다 더 큰 문제는 회사의 약속파기

현대차는 지난해 계획한 생산목표치 100% 달성하지 못해 지금까지 지급해온 성과급 150%가 아닌 100%만을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노조는 회사의 이같은 조치가 “노조와의 임금협약을 위반한 약속 파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언론은 소화기 분사라는 우발적 사건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회사의 약속 파기는 외면하고 있거나, 회사쪽이 발표한 사실과 다른 홍보 내용을 전달하기에 급급하고 있다.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을 전화 인터뷰해 성과금을 둘러싼 ‘진실’과 투쟁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박 위원장은 "현대차가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기”라며, “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을 한 시간도 하지 않았더라도 회사가 정한 생산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등성과금을 지급을 볼모로 현대차는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을 위축시키고, 금속산별노조를 약화시키는 한편, 현대차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온건노선을 선택하게 하기 위해 도발을 하고 있다”며, “회사가 떼먹은 성과금을 지급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급 볼모로 민주노총 총파업-산별 노리고, 온건노선 강요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매출액 감소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으며, 지난해 생산목표치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 현대자동차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3일 회사가 연말 성과금을 삭감지급한데 반발해 "성과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파업을 포함해 강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순이익은 1조원이 넘었다. 2005년에는 2조원이 넘었는데, 2005년만큼 작년에 순이익이 안 났다는 것이다. 2000년 이전에는 회사의 순이익이 1조원이 된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회사는 순이익에 관계없이, 92년부터 성과금을 지급해왔다. 97년에 성과금 150% 지급을 합의했다가, 아이엠에프로 인해 성과금이 지급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02년 노사간 합의를 통해 97년에 지급하지 못한 성과금을 연 이율 5%를 적용해서 그해 7월에 지급했다.

-성과금 지급이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현대차가 지난해 생산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

=회사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때문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가 표면적으로 들고 있는 것은 민주노총 총파업이다. 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계속 나섬으로 인해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그래서 성과금 50%를 삭감을 한다는 것이다.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그만큼 손해를 주겠다는 것이다.

따져보자. 2006년 현대차의 생산목표는 164만7천대였다. 그리고 지난해 현대차의 생산실적은 161만8,268대였다. 달성률이 98.25%이고, 생산목표에 미달된 대수는 2만8,732대다. 100%에서 1.75%가 모자라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열 받는 것은, 생산목표를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1.75%모자란다고 해서 성과급 50%를 떼먹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이 열받는 이유

민주노총 총파업이 실시된 11월과 12월에 노조는 정상근무시간보다 26시간이 모자라게 일했다. 잔업 8시간을 포함하면 총 34시간이다. 파업으로 일을 안 하면 몇 대가 손실을 입는가 하면, 현대차는 한 시간에 412.8대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시간당 생산대수 412.8 곱하기 지난해 노조의 민주노총 파업시간 34를 곱하면 총 손실된 대수가 1만4천35대가 된다.

그런데 회사는 민주노총 총파업 때문에 손실된 차가 2만8,732대라고 주장한다. 회사가 주장한 2만8,732대에서 실제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손실된 대수인 1만4천35대를 빼면 1만4,697대가 여전히 모자란다. 이 말은 민주노총 총파업에 노조가 한 시간도 참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국 회사가 설정한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 된다. 계산 자체가 사기라는 말이다. 이해를 돕고자 수치를 말한 것이다.

-기아차는 생산목표를 달성했지만, 성과금을 100%만 지급한다고 하는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똑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썼다. 그런데 현대차는 생산목표를 달성 못했다고 성과금을 안 주고, 기아차는 생산목표를 달성했지만 적자가 발생할 것 같아서 안 준다고 한다. 같은 합의서를 놓고 이렇게 아전인수를 하면서,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할 수 있는가. 일반 조합원들조차 도저히 이해를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새해 벽두부터 노조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고소고발을 하는 등 강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왜 이랬을까. 의도가 뭐나. 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면 이런 식으로 불이익을 당한다고 회사는 노골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 총파업에는 단호한 원칙을 지키겠다. 이렇게 선동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을 이렇게 꺾어보겠다는 의도다.

윤사장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살아님기 위한 강수 의혹도

또 1월에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지부장 선거가 있는데, 소위 말해 강성, 투쟁 중심의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피해만 준다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알리려는 의도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2006년 윤여철 현대차 사장이 노무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실제 제대로 한 게 없다. 노조가 수요일 잔업을 끊고, 지난해 3월부터 ‘가정의 날’로 정했다. 노조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석방 탄원서를 제출한 반장 조합원을 제명 조치했다. 또 지난해 금속노조로의 산별 전환을 주도하여 성공했다. 지난해 임금협상은 가장 긴 장기파업으로 끝이 났고, 하반기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현대차노조가 주도했다.

윤여철 사장이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강수를 두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윤여철 사장의 입지를 위해 성과금을 볼모로 잡아 노조를 압박하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에 17건의 고소고발을 했으며, 최근에는 노조간부 26명에게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10억원을 청구했다. 아마 현대차에서 가압류를 신청한 95년 이후 처음일 것이다.

-언론으로부터 현대차노조가 연일 맹비난을 받고 있는데.

=98년 정리해고 투쟁 이후부터 정규직 대공장의 파업투쟁에 대해 어떤 언론으로부터도 옹호 받은 적이 없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자기 배채우기를 한다고 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비정규법안 통과 반대와 같은) 정치파업을 하면 경제를 말아먹는다고 한다. 가면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구조 속에서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은 보수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시무식 행사에 소화기를 뿌리는 등 행위는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4시에 성과금 차등지급에 대한 통보를 받았고, 12월 29일은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29일부터 연말연시 휴가에 들어갔다. 휴가를 끝내고 새해 첫 출근일인 1월 3일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이 시무식에 참여한다는 통보를 받고, 김동진 부회장과 윤여철 사장에게 “성과급 미지급 항의시위를 가겠다”고 전했다.

그래서 노조 간부들이 시무식장에 갔는데, 경비대가 노조 간부를 막아 세워 두고 진입조차 못하게 했다. 거기서 마찰이 생긴 것이다. 그러한 문제를 마치 폭도니 한 것은 언어 사용을 잘못 하는 것이다.

제대로 대응 못하면 민주노총 정치파업 위축

-노조가 이탈하는 조합원들을 저지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연합뉴스가 사진을 찍었더라. 공식적인 행사나 집회가 있으면 대의원과 소의원 간부들이 회사 정문 앞에서 조합원에게 노조의 공식 지침을 따르지 않고 어길 경우, 조합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를 호소한다.

때론 그렇게 해서 물리력이 발생될 때도 있다. 회사의 각 구역에서 노조가 출석체크를 한다. 비정규직이나 조합원들이 이탈을 하게 되면 조합간부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인데, 마치 처음 하는 일인 것처럼 보도를 했다.

-이번 차등 성과금 지급 반대 투쟁이 현대차노조와 민주노총에 미칠 영향은 어떠할 것이라 보는가.

= 회사와 언론은 문제를 민주노총 전체에 덧씌우고,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인 정치파업을 하면, 어떤 피해가 돌아가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은 위축될 것이다.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차노조가 금속노조 지부가 되더라도, 이 싸움으로 인해 선거를 미루고 갈지 선거를 진행할지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합의된 성과금을 회사가 지급할 때까지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차등 성과금 반대 투쟁이 노조 선거를 앞두고 의견그룹 간에 ‘선명성 경쟁’을 하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있다.

=차등 성과금이 잘못됐다는 것은 어떤 의견그룹이든 공통적인 생각이다. 신노련도 유인물을 내서 회사를 비판했다. 회사가 노리는 바는 이런 식으로 투쟁일변도의 강성노조가 들어서면 이런 피해를 준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집행부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노사간 합의사항조차 짓밟아 성과금 50%를 일방적으로 떼먹은 회사에 대해서는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회사의 이런 행태는 노사관계를 더 경직되게 만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의 투쟁 계획은.

-언론과 인터넷 매체를 통해 노조가 일방적으로 당해온 지 이미 10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우리 조합원들은 이골이 났다. 회사가 노리는 바가 무엇이고, 회사의 도발에 대해 노조가 어떻게 대응방침을 세우는 것이 올바르고 온당한지 조합원들은 알고 있다. 조합원들이 투쟁에 계속해서 동참한다면 현대차노조 조합원의 의식과 조직력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회사가 공세적으로 도발해오고 있지만, 현 지도부가 설 수 있는 기간까지 할 수 있는 투쟁을 최대한 할 것이다. 현재 상임집행위원회 간부들은 본관 2층을 장악하고 있다. 곧 열리는확대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겠지만, 앞으로 본관주변에 대의원과 소위원이 중심이 돼 철야농성 캠프를 마련하고, 10일에는 서울 양재동 상경투쟁을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회사가 굽히지 않을 경우에는 대의원대회를 소집해서 파업에 대한 결의로 이어나갈 것이다.

조합원 언론보도 이골, 노조 질타 전 회사 태도 봐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대차는 파업만 하냐, 노사는 왜 맨 날 싸우냐는 질타를 많이 받는다. 왜 이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노조를 탓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태도를 신중히 보기를 바란다. 회사측 교섭대표인 윤여철 사장이 교섭석상에서 성과금 문제와 관련, 어떤 발언을 했는지가 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데 접속 건수가 5천이 넘었다.

윤 사장은 자기 입으로 말했다. “달성하지 못할 목표를 세워놓았지만, (나중에) 조정해서 분명히 지급하겠다. 다만 현장 상황이 이러니까 모양새를 갖추자는 것이니 믿어달라.” 이런 발언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회사 측 대표이사가 자기 입으로 저렇게 말해 놓고, 생산실적이 모자라 떼먹는 것을 국민들도 좀 봐주었으면 한다. 제발 노사가 서로 좀 믿고 살도록 해 달라.

연초부터 현대차가 전국적인 상황으로 확장돼서 보도가 돼 있는데, 이런 문제에 있어서 심지어 같은 노조끼리도 ‘왜 저러나’ 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식으로 회사가 도발하고 있다. 민주노조운동과 민주노총 총파업을 매장하기 위해 현대차노조를 치고 들어온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1월 3일부터 5일까지 대의원대회를 열어 현대차노조 규약을 금속노조 규약으로 전환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금속노조 규정으로 1인당 3만원, 현대차노조는 조합원이 4만3천명이니까 12억9천만원을 금속노조 설립기금으로 내게 될 것이다. 금속노조 규약에 따라 조합비를 기본급이 아닌 통상급 기준으로 내는 것도 정리를 다했다.

선거공고가 났다. 지난 19년 동안은 ‘현대차노조 선거’였지만, 올해 선거공고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1기 지부장선거’로 났다. 모든 체계를 금속노조로 전환하는 이런 시점에 회사가 도발해온다는 것은, 금속노조에 대한 현대차 자본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론도 ‘배부른 싸움’이라며 회사에 편승하고 있지만, 이를 철저히 경계할 것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