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규 "노동운동 근본 토대 바꿔야"
이석행 "교섭도 투쟁 파업은 무섭게"
조희주 "사회적 합의주의 폐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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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1월 08일 12: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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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등록 마감 다음 날인 지난 5일과 6일 후보 3인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주요 현안에 대한 양경규, 이석행, 조희주 세 후보(기호순)의 서로 다른 입장과 시각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게 돼서 반가웠다.

3명의 후보자들은 개성의 차이와 무관하게, 민주노총 또는 노동운동 내부의 주요한 흐름들 가운데 하나를 반영하고 있다. 통합에 대한 가치 부여와 그것을 이뤄내는 방법론에서도, 사회적 교섭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민주노동당과 노동자 정치를 설명하는 용어에서도 그들은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주었다.

<레디앙>은 이번 인터뷰에서 동일한 질문을 3명의 후보에게 던졌다. 인터뷰 과정에서 주고 받은 보충 질문과 응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역시 기본 질문과 관련된 것이었다. 3명의 후보를 각각 따로 만나 인터뷰를 했지만, 독자들이 후보들의 견해와 입장을 비교하기 쉽도록 후보들의 응답을 기호 순으로 병렬 배치했다. 또한 전체 인터뷰 분량이 한꺼번에 다 읽기에는 상당히 긴 분량이라서 3회 걸쳐 나눠싣는다.

세 후보에 대한 인터뷰는 이광호 <레디앙>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편집자 주>

– 이수호 전 위원장이 통합지도부 구성을 위해 노력했던 걸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노총이 왜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는가. 통합이 현 시기가 민주노총에게 요구하는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보는가.

상층 단위 인위적 통합 문제 있어

= 양경규 노동운동은 자기 입장과 철학, 노선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입장 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입장 차이는 통합이 돼야 하지만, 차이가 나는 조직을 묶어서 집행부를 구성하는 것이 올바른 통합의 방법인지, 아니면 같은 입장을 찾아가면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통합의 리더십을 만들어내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정파간의 차이를 현실로 인정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을 모아내는 것이 진정한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상층단위에서 인위적으로 통합의 구조를 만드는 건 쉽지가 않다. 나는 이와 같은 형태의 집행부를 거친 적이 있다.

내가 민주노총 부위원장 할 때 다양한 의견그룹이 부위원장 진용을 구성했었다. 이런 식의 인적 구성이 집행력을 훨씬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중앙이 책임있는 집행과 대중에게 책임지는 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난점으로 작용한다. 통합집행부를 구성해서 서로가 힘을 모은다고 하는 것은 말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진정한 통합으로 보기 어렵다.

   
  ▲ 양경규 후보
 

통합 제안 정신은 높이 평가하지만

= 이석행 통합을 제안한 정신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이수호 전 위원장이 민주노총 지도위원으로서 화두를 던졌을 때, 그 논의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같은 주요 논의 기구에서라도 조직적으로 논의될 필요성이 있었다. 사무총장을 하면서 느낀 것은 민주노총은 현재 의사결정기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절름발이 상태라는 것인데, 이는 각 정파들이 그렇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대립적 입장이 충돌하는 안건을 다룰 경우 각 정파들은 의결정족수를 빼서 그 회의를 무산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민주노총 4기 집행부 임기 내 대의원대회가 정식으로 이뤄진 것은 두 번에 불과하다.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이 시기에 누가 민주노총 위원장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거 이후 민주노총을 어떻게 안착시키고, 제 역할과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통합 강조는 현 지도부 책임을 은폐하는 것

= 조희주 민주노총이 통합을 강조했다고 보지 않는다. 이수호 전 위원장 개인이 통합을 강조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 시기 이 전 위원장이 왜 통합을 들고 나왔는가. 이수호 전 위원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현 조준호 위원장 집행부다. 그런 점에서 이수호 전위원장도 현 집행부와 공동의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지난 2006년 비정규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 관련법 투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실패로 귀결된 책임을 느껴야 하는데, 마치 실패의 원인을 다른 외부의 요인, 즉 통합지도부를 꾸리지 못해 실패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문제다.

현 시기 의견그룹이나 정파 상층 통합은 진정한 통합이라고 보기 어렵다. 명확한 원칙과 노선 속에서, 반대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고 배제하지 않으면서, 조직운영에서 실제적으로 아래로부터의 통합력을 발휘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력이라고 본다.

– 현실적으로 의결단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생산적인 논쟁 자체가 쉽지 않을만큼 내부 정파간의 대립과 갈등이 심각한 상태 아닌가. 이런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서 통합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의견을 ‘틀린’ 의견이라 부르지 말자 

= 양경규 그런 부분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이와 관련해선, 지난 3년간 민주노총 사업을 이끌어왔던 그룹이 포용력, 실력, 능력 이런 면에서 크게 아쉬운 점이 있다. 어떤 사안이 있으면 대중조직이나 의견그룹들과 충분한 토론을 거쳐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 숫적인 우세를 통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가 계속 반복됐던 것이 오늘의 문제를 만들었다.

차기집행부는 자기 입장을 분명히 갖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다른 의견그룹이나 사람의 입장이 ‘틀렸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용노조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민주노조 운동의 기본적 원칙을 훼손하는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틀린’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로 인정할 정도의 자세는 가져야 한다. 한국 정파 운동의 가장 큰 폐해는 상대방의 견해를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데 있다.

대중 아닌 상층, 이론가 중심 정파가 현장 붕괴시켜

= 이석행 그런 부분은 존재한다. 대중들과 현장을 바탕해서 정파가 나뉘어지면 대단히 긍정적인데, 문제는 민주노총 정파의 경우 활동가 내지 상층 간부, 이론가들에 의해 분파가 생기다는 점이다. 또 이들 분파들은 현장에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강요함으로써 현장이 다 무너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위노조까지도 중앙에 줄을 서고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번에 통합은 무산됐지만,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된다면 민주노총 조직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살아가는데도 중요한 가치로서 통합을 고민하고 생각할 것이다. 

   
  ▲ 이석행 후보
 

민주적 조직운영에서 진정한 통합력 나온다

= 조희주 반성적 평가는 가능하다. 그런 문제들이 이후에 어떤 형태로 발현돼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진정한 통합력은 민주적인 조직운영과 의사결정, 전 조합원에 대한 정보공유, 반대 입장을 가진 의견그룹을 배제하지 않고 최대한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과정, 그 속에서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승복하는 데서 나온다. 

큰 조직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당연하다. 다만 상호 존중돼야 하는데, 배타적으로 바라보고 갈등하고 대립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서로 다른 의견들을 어떻게 전 조합원들에게 공유시키고 선택하게 하며, 결과에 승복하여 집행하도록 할 것인지가 민주적 운영과 맞물려서 통합력을 발휘와 직접 연관된 문제라고 본다.

– 본인을 추천해준 의견그룹이 다른 의견그룹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정책이나 노선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회적 교섭 2번 쪽과 노동자 정당 3번쪽과 확실히 달라

= 양경규 원론적으로는 저와 함께 하는 의견그룹이 운동의 책임성이라는 면에서 최대의 장점이 있다고 본다. 오랜기간 동안 집행을 담당하면서 축적한 실천적 경험과 고민들이 있다.

정치적 입장과 관련해선 먼저 민주노동당에 대한 입장차가 있다. 민주노동당을 통한 정치세력화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저의 의견그룹은 2번 진영과 일정하게 입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당의 정체성과 당의 전망과 관련해 우리는 계급적 관점을 보다 확고히 갖는 민주노동당을 중점적 과제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2번 진영과 차별성이 있다.

3번 진영은 민주노동당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다른 계급정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발 더 나가서 합법적인 정당에 대한 문제도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는 구조다. 우리와는 노동자 정치운동, 당운동을 보는 시각에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

대정부교섭과 관련해서는 2번 진영의 경우 노사정위원회에 대해 기본적으로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노사정위원회가 현재 한국자본주의의 구조속에서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고, 그래서 노사정위원회같은 사회적 합의제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멍히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2번 진영과 차이가 있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노동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느냐. 저는 노동운동의 개량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는 사람이다. 다만 그 개량성을 부단히 극복하면서 사회변혁을 위한 토대를 어떻게 형성해갈 것이냐는 것이 노동운동의 주요 과제다. 때문에 대정부를 향한 교섭, 대자본을 향한 교섭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방식으론 노동운동을 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기호 3번과의 차별성이 있다.

저는 사안별, 현안별 중층적 교섭구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교섭 공간의 성격에 대한 분명한 철학적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 집행부가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는 교섭이라는 구조를 마치 단위노조의 교섭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본다는 점이다.

그 외 민족문제를 포함한 북한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엄연하고, 최근 상설진보연대체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있다. 이런 것들을 파벌간의 다툼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운동의 미래를 위해 건설적이고 정책적인 방향에서 토론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교섭도 투쟁이다. 교섭 촉구하며 파업도 하지 않는가

= 이석행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관점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그것을 추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방식이에서는 차이가 분명히 있다. 어저께 와이티엔(YTN) 뉴스를 보니, 합리적이고 투쟁을 자제하는 이석행, 투쟁을 원칙으로 하는 양경규, 투쟁을 신앙으로 하는 조희주 후보라고 표현하는 것을 봤다.(웃음) 교섭 문제에 대해 다른 후보들과 토론해보고 싶었다. 이런 화두가 던저져야 후보들간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  

‘사회적 교섭’이 매도되고 있지만, 교섭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다른 후보 진영은 ‘교섭은 악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사무총장 시절을 되돌아보면, 현실에서는 교섭을 비판하는 그들이 오히려 비공식 교섭을 하는 것이 자주 눈에 띄었다.

우리는 "교섭하라"는 요구를 걸고 파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교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이가 명확하게 날 것이다.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고 무기가 돼야 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어머니들이 아기를 낳을 때 쓰는 마지막 힘처럼, 온 힘을 기울여 조직돼야 하는 것이며, 자본과 권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어야 한다.

우리끼리 한풀이 하는 식이어서는 안된다. 내가 파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명확하다. 투쟁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파업 날짜를 먼저 못 밖아 놓은 다음에 그 일정에 맞춰서 교섭내둉과 일정을 맞추기도 한다. 파업 날짜는 함부로 미리 박아두는 것이 아니다. 늘 그쪽은(다른 후보 진영-편집자) 파업 날짜를 먼저 결정을 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사업을 해왔다. 

활동방식에 있어서 대단히 차이가 크다. 교섭과 투쟁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런 표현을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교섭도 투쟁이다. 세 후보가 토론을 하다보면 분명한 차이점이 나올 것이다. 정확하게 4기를 평가하면서, 쟁점을 중심으로 집중토론을 해야 후보 간, 진영간 차이점이 명확해질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 폐기돼야, 민노당 사회연대전략도 반대

= 조희주 저는 의견그룹에서 추천된 후보가 아니란 걸 말씀 드린다. 1번과 2번은 자기 의견그룹의 회의단위에서 추천된 후보지만 나는 아니다. 어느 언론에서는 노동자의 힘, 활동가조직 후보라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노힘은 자체 회의에서 민주노총 선거에서 개입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활동가조직은 선거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현장에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2006년 민주노총의 지도력을 보면서 2007년과 향후에는 노동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원칙과 노선을 가진 후보를 발굴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던. 몇몇 활동가들이 제안해서 ‘민주노총 혁신 토론회’도 개최했고, 전진도 이 토론회에 참여했다.

2007년에는 어떤 지도력을 세워가야 되는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봤는데, 여러 가지 다른 지점도 확인됐다. 전진은 독자후보를 결정하고, 후보선출에 참가가 어렵다고 헸다. 원칙과 올바른 입장을 가진 후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 의견그룹들이 참여하도록 했고, 그 제안자 중에는 노힘, 활동가조직 회원도 있고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 않는 회원도 과반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저는 의견그룹 후보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현장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추천한 후보다.

다른 의견그룹 후보와 차이가 나는 지점은, 우선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태도의 차이다.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해 1번 후보도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그렇게 표명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합의주의에 대해 명백하게 할 시기에는 태도를 애매모호하게 해왔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폐기돼야 한다. 2007년에는 확실한 선언을 하고 맞이해야 한다.

산별노조와 관련해서 지역 중심의 산별에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조건을 이유로 기업지부와 업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노동당의) 사회연대전략과 관련해서도, 나는 이것이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본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재정과 인적, 물적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해서 투쟁을 통해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조희주 후보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주노조 운동이 처한 조건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 실질적 민주화의 전진 기지이자 거점으로 받아들여졌던 민주노조 운동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운동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또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민주노조 운동의 현 상황에 대한 간략한 진단을 부탁한다. 

노동운동 토대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노력 있어야

= 양경규 노동운동은 사회를 변혁하는 운동이다. 사회변혁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노동계급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을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노동운동의 기본 목표다.

저는 87년 이후 한국의 노동운동이 계급적 노동운동, 사회변혁을 이끌어내는 노동운동으로서 기본 전망과 이념을 가졌던가에 대해 회의적이다. 노동운동 초기에는 사업장 내 조합원의 개별적 이익을 위한 투쟁이, 사업장의 경제적 투쟁이, 정치투쟁으로 전화할 수 있는 사회공간적 환경이 있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임투가 전체 1천만 노동자의 임금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이 공공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시기엔 특별히 계급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사업장 내의 투쟁이 정치투쟁, 계급투쟁으로 전화되는, 그리고 사회를 전면적으로 변화시켜내는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장 내의 투쟁이 계속 강조되는 가운데 그것이 우리 운동 전반의 투쟁 관행으로 굳어졌다. 또 그것이 기업별 노조의 체제 하에서 이뤄지면서 사업장 단위에서는 이익을 챙기는 대신, 한국사회를 자본에 내주고 마는 운동이 된 측면이 있다. 여기에는 97년 IMF 위기가 닥치면서 운동이 자기전망과 이념을 정리해야 할 시기를 놓친 탓이 가장 크다. 이 부분을 하루 빨리 고쳐야 한다.

노동운동은 사회변혁을 추동하는 운동으로서의 이념과 전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운동의 토대를 80만의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한 정규직 노동자 운동에서 850만 비정규직으로 바꿔야 한다. 기업별 노조의 구조를 산별 구조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심각한 문제는 보수언론이나 권력과 자본이 노동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계급에게 민주노조 운동에 대해 자신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걸 바꾸려면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위해 투쟁하는 식의 운동이어서는 안 된다. 운동의 토대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

노동관련법 통과 2년 안에 엄청난 저항 발생, 지금부터 준비해야

= 이석행 요즘 시기를 바라보면서 고립화라는 말이 있는데, 80년부터 26년동안 운동을 해온 경험에 따르면 노동운동이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순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난 요즘 국면을 82년과 비교한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삼성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주면서 노동조합을 해체시키는 수단으로 노사협의회법을 도입시켰다. 그것은 영국에서 대처가 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삼성이 노사협의회 중심으로 가는 역사성이 거기에 있다.

당시 정부와 언론, 자본은 총체적으로 노동을 공격하면서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부었. 당시 진주에서 활동하던 나는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노조 해산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봤다. <조선일보>가 당시에 대문짝만하게 ‘이제 노조 필요 없다. 노사협의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보도를 했고, 노조가 막 깨져나가는 바람이 일었다. 최근의 노조해산, 민주노총 탈퇴 등과 유사한 모습이다. 

82년 이후 87년 대투쟁까지 5년이 걸렸다. 지금과 그 시대를 비교하면, 현재는 그 당시와 비교하면 변화의 속도가 엄청 빠른 시기이기 때문에 (비정규법안과 로드맵 관련 법안이 통과된 지)2년 안에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대해 반발하는 커다란 투쟁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역사적으로 보면 올해가 87년이 20주년 되는 해이자, 96년과 97년 노동법 개정 투쟁으로부터 또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나는 노동운동의 순환적 성격을 믿는다. 2년 안에는 우리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중들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

그 싸움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지금이다. 어쩌면 그 시기가 빠르면 올해 연말이 될 수도 있다. 난 지금이 그런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민주노조운동 위기, 노조운동의 고립을 우려하는 시각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문제는 우리의 능력과 실력이다. 우리가 그런 걸 갖추고 있으면 결코 고립되지 않는다. 힘도 빠져 있고 실력도 뒤쳐져 있기 때문에 ‘왕따’가 돼가는 것이다. 대중이 주인으로서 자각하고, 또 주체로서 인식하고 투쟁의 중심에 나서게 되면 극복될 수 있는 문제다. 낙관주의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계급운동, 변혁운동 노선 명확히 해야

= 조희주 민주노조운동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위기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것에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크게 보면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있다. 외부적 요인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로 인한 것이 크다. 내부적인 요인은 외부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면, 외부 정세의 어려움을 내부적으로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노동자를 주체로 세워서 투쟁을 혁신해야 하는데, 비정규법안과 로드맵에 제대로 싸움을 조직하지 못해 누적된 패배감이 만연해 있다. 1,500만 노동자가 노조운동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층부 몇 사람이 자리를 지키는데 연연한 것이 아닌가. 1,500만 노동자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투쟁관행, 사업관행의 위기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민주화의 전진기지가 아니라, 노동해방의 전진기지로서 계급운동과 변혁운동의 전진기지로서 민주노총이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이 제대로 자리매김 되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오는 위기감이 크지 않겠나 생각한다. 올바른 원칙과 사업방향 그리고 계급운동과 변혁운동에 대한 노선이 명확히 자리 잡는다면,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 대공장 정규직 중심 구조를 가진 민주노총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과 관련돼 의견을 얘기해 달라.

지역 단위 활동강화로 비정규직 문제 대응해야 

=양경규 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어떻게 실천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냐는 것이다. 즉 실천력과 전략의 문제다.

민주노총 중앙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장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연대와 배제의 중간 지점에 있다. 연대를 끊임없이 얘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비정규직은 배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문제, 지하철노조의 청소 용역 노동자들 문제, 전교조의 학교 비정규직 문제 등을 보면 비정규 운동을 얘기하면서 정작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배제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지금의 기업별 노조 혹은 업종단위의 산별구조를 통해서는 비정규직을 조직화하고 이들을 민주노조운동의 토대로 바꿔내는 데 분명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런 면에서 지역 차원의 활동이 강화돼야 하고, 민주노총은 지역본부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지역 내의 연대와 지역내의 비정규 조직화를 강화시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지역본부의 인력과 재정을 확대하는 문제, 민주노총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을 확대하는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된다.

산별과 관련해서도 지금 진행되는 산별운동이 업종중심의 산별운동으로 계속 반복되거나 기업 지부를 인정하는 형태로 강화된다면 산별운동의 주요 목적인 비정규직 조직화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산별조직은 대산별로 조직되고 지역을 골간으로 하는 체계로 정확히 자리매김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지역본부가 강화되고, 각 산별이 지역 중심의 골간구조를 갖추는 한편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운동에 대해 인력과 재정을 지역으로 투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앙에서 전체 산별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직 기금 등을 통해 비정규 조직과 활동가를 어떻게 강화시켜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에 비정규직 관련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그것이 비정규직 센터건 노동상담소건 아니면 시민단체건,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실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 실천은 현 민주노총의 조직적 구조를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가능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관성과 문화를 가지고 비정규직 사업을 계속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의 80만 정규직 운동으로 민주노조 운동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이 명확하다면 현 민주노조 운동의 구조를 파괴하고, 민주노총의 조직적 구조를 파괴하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87년 노동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부닥친 것은 노동법이었다. 끊임없는 화두는 노개투였다. 이제 우리는 저들이 개악하려는 노동법 저지투쟁을 넘어서야 한다. 사실 우리는 내줄 것 다 내어준 상황이다. 이제 새로 노개투라고 하는 관점을 집중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87년 우리가 노개투를 책임있게 준비했듯이 그런 투쟁을 새로 준비해야 한다. 현장의 투쟁과 중앙차원의 노개투를 책임있게 준비해야 한다. 그건 노사관계로드맵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 노동자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다

= 이석행 민주노총 4기를 되돌아보면, 이수호 집행부 전에 산별 조직률이 전체 4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 민주노총은 80%가 미약하나마 산별을 만들었다. 이것이 비정규 노동자에게 희망이고 빛이다.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3만8천명의 금속노조가 14만의 금속노조로 발전했다. 운수노동자들도 산별노조를 결성했다. 민주노총이 기업별 노조, 대공장 정규직 중심 구조를 극복하고,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투쟁에 희망이 될 것이다.

비정규법안이라는 ‘더러운 법’이 통과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재 비정규법 내용을 잘 모른다. 라디오 시사프로를 들으니 비정규법안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장밋빛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더라. 그러나 2년 안에 다 드러나게 돼있다.

지금까지 기업은 보통 1년, 또는 6개월 단위로 (비정규직을) 쓰고, 휴면기를 거쳐 또다시 비정규직을 고용해왔다. 그래서 그동안 그나마 비정규노동자들이 안도하고 있었던 셈인데, 이 법의 통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지를 보여줄 시기가 오래지 않아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이제 정규직 중심의 민주노총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체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기가 왔다. 민주노총은 산별노조를 통해, 비정규직은 악법의 고통 속에서 모아지게 되면, 투쟁을 통해 진정으로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동화되는 것이 산별노조이고, 이것이 차별을 녹여줄 것이다. 비정규직은 비정규법안의 허구성을 깨닫고 투쟁의 주체로 나설 것이다.

전체 노동자 하나라는 연대의식 강화가 큰 과제 

= 조희주 대공장 노동자든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전체 노동자가 하나의 노동자라는 연대의식을 강화시키는 것이 큰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정규직 대공장 중심이 민주노조를 중심적으로 끌어왔다. 그럼에도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눈을 비정규직에 돌려야 할 시간이 왔다.

850만 비정규직을 노동운동의 중심 세력으로서 인식하고, 거기에 물적, 인적 지원을 조직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비정규 투쟁의 전형을 창출해야 한다. 지금 비정규투쟁은 거의 현장단위의 연대에서만 머무르는 고립된 투쟁이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지쳐서 쓰러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오늘 대우건설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투쟁과 새마을 승무원들의 투쟁현장을 다녀왔다. 민주노총이 이들의 투쟁을 민주노총의 사업으로 자리잡게 해서 승리로 이끌도록 끈질기게 싸워 전체 비정규직에 희망을 줘야 한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비정규직을 지킬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조직화뿐만 대(對) 자본과의 투쟁전선을 형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약력 (기호 순) –

* 기호 1번 양경규 후보

1958 출생
1983 대한상공회의소 입사
1988 노동조합의 부위원장.
1989 상공회의소 노조 3대 위원장. 공공연맹 전신 전문노련 창립 부위원장.
1991 상공회의소 노조 4대위원장. 전문노련 부위원장. ILO 공대위 서울지역 공동대표.
1995 전문노련 4대 위원장.
1997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전문노련 5대위원장. 대통령선거 권영길 선대본의 조직위원장
1998 민주노총 비대위 부위원장.
1999 공공연맹 공동위원장. 수배기간 민주노총 부위원장 당선.
2000 민주노동당 창당 초대 당 부대표.
2001 공공연맹 3대위원장.
2002 발전파업 관련 민주노총 지도부와 함께 연맹위원장 사퇴
2004 공공연맹 6대위원장.
2005 민주노총 비대위원. 반WTO 홍콩투쟁 민주노총단장 홍콩원정투쟁 구속.
2006 공공산별노조 결성.공공연맹 비상대책위원장
2001 대한항공조종사 파업 구속사건으로 2006년 2월 형 확정 상공회의소 해고.

* 기호 2번 이석행 후보

1958 출생 (만48세)
1978 국립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졸업
1977 대동공업(주) 입사
1980 대동중공업 노동조합 설립발기인
1984 대동중공업 4대 위원장
1987 대동중공업 5대 위원장
1991 전국노동자협의회 사무차장
1995 전국자동차산업연맹 부위원장
1998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2004 민주노총 4대 사무총장
2002 시그네틱스 투쟁 관련 투옥

*기호 3번  조희주 후보

1952 출생 (만54세)
1989 전교조 결성 관련으로 해직
1990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위원장
1991 전교조 서울지부 초대 초등지회장
1992 전교조 사무처장
1993 전교조 서울지부장
1994 서울신암초등학교 복직
1994~97 전교조 신암초 분회장
1998 전교조 서울지부 부지부장
1999~2000 전교조 서울지부장, 단협이행 투쟁으로 구속
2002 해직, 전교조 부위원장, 민주노총비대위 부위원장
2004 서울 시흥초 복직
2006 전교조 정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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