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말대로 하면
    영남의 교육교부금은 0원
    [교육] ‘10~15조 전용’ 주장···영남 5개 교육청 14.5조원과 맞먹어
        2022년 03월 03일 0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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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있었던 3차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0~15조원을 전용하자고 했습니다. ‘보육 국가책임제’와 보육시설 확장 등을 언급하면서 “재원은 지방교육교부금에서 축적된 돈이 남아있기 때문에 10조에서 15조원을 전용을 좀 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교육에 써야 할 돈을 보육 분야로 돌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가 전용하겠다는 교부금 10~15조원은 어느 정도 규모일까요?

    교부금은 보통 연말 예정교부, 다음 해 초 확정교부입니다(그 이후에도 국가 추경 등에 따라 추가될 수 있습니다). 2021년 3월의 보통교부금 확정교부 내역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총 51조 7,416억원을 받았습니다. 서울 5조원 가량, 부산 3조원 가량입니다. 교육청 한 곳이 10조원 받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10~15조원이 되려면 몇 개 교육청을 묶어야 합니다. 예컨대 부울경 3곳을 합하면 8조 4,777억원입니다. 대구경북 2곳은 6조 351억원이구요. 영남 5개 시도교육청을 묶어야 14조 5,128억원으로, 윤석열 후보가 말한 15조원이 됩니다.

    그래서 만약 10~15조원을 전용하게 되면, 가령 영남 5개 시도의 학교에 들어가는 교부금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곳의 규모는 2021년 4월 기준으로 유치원부터 각종학교까지 5,579교이고, 학생 148만 3,880명입니다.

    교부금에 축적된 돈이 있다는 인식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만약을 대비하여 법이 시킨 대로 그리고 감사원이 권장한 대로 교육재정안정화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2020년 12월말 기준으로 2조 3,056억원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말한 10~15조원과 차이 있습니다.

    교부금을 보육시설에 쓰겠다는 발상 또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저출생의 원인 중 하나는 교육과 보육의 부담입니다. 육아와 교육 등 자녀 키우기가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저출생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두 분야 모두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진 시스템으로 바꿔야 합니다. 한쪽 돈을 빼서 다른 곳에 메꾸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유아교육 분야만 하더라도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난 1월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전문가 토론회에서 제시된 규모는 2025년 기준 2조 6,587억원입니다. 누리과정 지원 늘리고, 국공립유치원 확대하며, 표준유아교육비 등 맞춰주려면 그 정도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정당이 공히 제시한 유보통합도 돈 필요합니다. 우리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오래된 경우에는 고쳐야 합니다. 맞춤교육과 학교방역 위해 한 반 20명도 요구됩니다. 10~15조원을 전용하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학생 수 줄어드니 교육재정 딴 데 쓰자는 생각은 곤란합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데드크로스 이후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인구 감소하니 국가재정 줄이자고 하지 않습니다. 투자 강화를 강조합니다. “출산부터 취업까지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국가재정운영계획에서 말했습니다.

    그런 것처럼 교육에 투자하고 보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아이를 한 번 더 챙겨주는구나’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을 바꾸고 사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교부금을 딴 데 써서는, 대장동처럼 민관개발이 교육예산 수백억을 잠식해서는 난처합니다.

    필자소개
    정의당 교육담당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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