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 외
        2022년 02월 26일 02: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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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 – 1934~60년 세무 기구 분석

    손낙구 (지은이) / 후마니타스

    왜 한국에서는 조세 문제가 민주주의 바깥에 존재하게 되었는가? 전작 『부동산 계급사회』(2008년)에서, 부동산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해 ‘부동산 계급사회’를 하나의 개념으로 만들었던 저자가 이번에는, 민주화 이후 각 분야에서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음에도 왜 민주주의가 노동.부동산.복지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와 분리되고 있는가(왜 평범한 사람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여전히 고단한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을 찾아 나선다.

    서구에서 근대 시민 혁명은 ‘대표 없는 과세’에서 ‘대표 있는 과세’로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복지국가 혁명은 민주화된 국가가 적극적 조세정책과 복지 확대를 통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

    한국은 어땠을까? 1948년 입헌주의, 보통선거권, 대의제 등의 제도적 형식을 갖추며 시작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조세 및 이를 둘러싼 계급 간 이해관계와 무관했다. 출발할 때부터 조세는 민주주의 바깥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 책은 식민지 시기, 해방 후 미군정 시기, 제1공화국 시기 등의 세무 기구, 세무 인력, 세무 행정을 들여다보고, 그 연관성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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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파란 돌봄> – 가족, 돌봄, 국가의 기원에 관한 일곱 가지 대화

    조기현 (지은이) / 이매진

    《아빠의 아빠가 됐다 ― 가난의 경로를 탐색하는 청년 보호자 9년의 기록》을 내 ‘영 케어러(Young Carer)’와 ‘돌봄’이라는 화두를 던진 조기현 작가가 아픈 가족을 돌본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모았다.

    영 케어러, 곧 가족 돌봄 청년이란 질병이나 장애, 중독 등을 겪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을 가리킨다. 현재의 돌봄과 미래의 삶을 맞바꾸면서 가난이 대물림되고 진로 이행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영 케어러 조기현이 영 케어러 일곱 명을 만나 청년, 가족, 돌봄, 질병, 복지를 넘나들며 한국 사회의 민낯을 똑바로 마주하고, 가족 돌봄, 지역 돌봄, 국가 돌봄을 넘어 돌봄 제공자와 돌봄 수혜자가 모두 안전한 돌봄 사회로 나아갈 ‘새 파란(波瀾)’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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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마을, 삼차구에서 보내온 이야기>

    박영희 (엮은이),박혜 (그림) / 숨쉬는책공장

    중국 흑룡강성 동녕시에 위치한 삼차구 마을은 러시아와 국경을 이룬다. <국경 마을, 삼차구에서 보내온 이야기>는 삼차구 마을에서 지내는 중학생, 고등학생인 청소년들이 쓴 글들을 담았다. 삼차구 마을의 원주민은 연해주에서 건너간 이주민이다. 19세기 중엽 한반도 함경도 주민들은 포악한 관리들을 피해 살길을 찾아 연해주로 떠났고, 그들의 후손들이 지금의 삼차구 마을 원주민인 셈이다.

    아주 빠르게 흘러가는 한국의 시간과는 달리 삼차구 마을의 시간은 조금 더디게 흘러가는 편이라 삼차구 마을의 모습은 이전 한국의 모습과 닮아 있다. 다소 작은 집, 다소 작은 길, 한국어 간판들이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담긴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옛 모습과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책에 담은 글을 청소년들이 썼기에 청소년 시절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불러오기도 한다.

    삼차구 아이들이 글에 담은 생각과 고민, 아픔, 기쁨, 여러 경험 등은 우리와 다르면서도 또 닮아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과거 우리의 이야기와 닮아 있기도 하고 현재 우리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 여러 경험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삼차구 마을 사람들은 ‘조선족’이라고도 불린다. 조선족의 삶,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의 모습에서는 현재 우리가 마주하는 여러 현실을 살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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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지은이),오윤성 (옮긴이) / 북트리거

    ‘잭 더 리퍼’라는 살인자에게 희생됐던 이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논픽션이다. 살인자는 시대를 뛰어넘어 재해석되며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반면, 그에게 살해당한 다섯 명의 여자는 오로지 ‘매춘부들’로 불렸고 자극적인 ‘시신’의 모습으로 박제되었다. 가해자가 영웅시되거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오히려 피해자가 문제 있는 여자로 낙인찍히는 현상은 19세기 영국뿐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하다. 그 근간에는 시대도 국경도 가뿐히 초월하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역사 저술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19세기 런던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졌던 사회적 맥락과 차별의 문제를 파헤친다. 이미 지나치게 유명한 살인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희생자들이 목숨과 함께 빼앗긴 존엄성을 이제라도 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가능한 모든 자료를 검토해 희생자 다섯 명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저마다 다른 한 걸음 한 걸음을 간절하고도 냉철하게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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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은이) / 들녘

    조선을 복지국가로서 규정하고 조선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책. 조선의 통치자는 안녕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백성을 구제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백성들은 민소를 써내는 등 제한적이나마 정치에 참여하여 정책의 수혜를 입고자 노력하였다. 특히 백성을 구휼하려는 통치자의 의지는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는 목표로 축약된다.

    이 책은 조선 복지 정책의 핵심에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 즉 인(仁)이 자리하고 있었던 까닭이라고 분석한다. 조선의 설계자들은 빈곤층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인격적 완성을 이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복지 정책을 통해 모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고 인의 가치가 확장되는 이상 사회를 꿈꿨다. 그랬기에 빈곤자를 돕는 일을 결코 낭비로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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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기에는 내일이 너무 가까워서> –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여섯 명의 청소년

    문숙희 (지은이) / 동녘

    입시와 취업이라는 정해진 트랙을 벗어나,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청소년 여섯 명의 선명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집.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일찌감치 찾아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십대를 보낸 이들은 스스로 지향하는 가치와 기준을 위해 매일 바쁘게 움직인다. 각각 다른 분야에서 자신만의 일상과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2000년대생 청소년 여섯 명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했다.

    패션 디자이너 심수현, 콘텐츠 크리에이터 김지우, 기후 활동가 윤현정, 플랫폼 프로듀서 최형빈, 종합격투기 선수 신유진, 목조주택 빌더 이아진을 만났다. 일에 있어 한 명의 전문가로 인터뷰이를 대하되, 청소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생각을 배제하지 않고 ‘일하는 청소년’의 입체적인 모습 그대로를 바라봤다. 여섯 명의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찾은 계기와 그 관심사를 일과 연결시킨 경로, 일하는 마음과 태도, 개인의 삶과 일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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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위탕과 한국> – 냉전기 중국 문화·지식의 초국가적 이동과 교류

    왕캉닝 (지은이) / 소명출판

    흔히 ‘세계의 지성’, ‘동ㆍ서문명의 교량’, ‘동양의 유머대사’라고 불리는 린위탕은 루쉰, 후스를 비롯한 동시대 중국 지식인 그 누구보다도 세계적인 명망을 누렸으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대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중국의 어느 산골 마을 소년이었던 린위탕은 국제적 위상을 지닌 유명 작가가 되어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 작가이자 지식인으로 손꼽혔다. 이 책은 린위탕과 한국 문학 사이의 접점을 찾아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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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해내는 능력> – 뭐든지 가뿐하게 해낼 수 있는 MZ세대를 위한 To Do List

    손동휘 (지은이) / 라온북

    10대를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몰라서’라는 대답이 꼭 나온다. 이와 동시에 MZ세대가 활용하는 취업 커뮤니티를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핵심 키워드를 살펴보면 ‘시간보다는 돈’, ‘적성보다는 칼퇴’, ‘장기근속보다는 퇴사 고민’이 있다. 한때는 N포 세대 즉, 삶의 무언가를 하나씩 포기하는 세대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왜 MZ세대들은 점점 꿈을 안 꾸기 시작했을까? 왜 많은 사람이 미래보다 현실을 쫓아가기 바쁜 삶을 살게 된 것일까? 많은 이들이 희망도, 승산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하지만 저자는 그 모든 이유가 다 핑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몸소 자신이 실천한 도전과 성취, 피와 땀의 시간들을 책에 풀어놓는다.

    부자여서가 아니라, 뛰어난 두뇌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 때문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원하는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갔고, 결국 그 꿈을 이루고 만 저자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너머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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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패 장사> – 하루 매출 0원에서 1시간 매출 100만 원을 달성한 일류 사장의 장사 해법서

    박호영 (지은이) / 라온북

    끝나지 않는 불황 속에서 오늘도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더 이상 상황 탓만 할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쓸고 간 한파에도 살아남은 식당은 많고, 줄 서는 가게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출구를 향해 몸부림쳐야 한다. 그게 가능하냐고? 여기 천안의 중식당 ‘천안짬뽕작전’은 이 불가능해 보이는 출구를 찾아냈다. 하루 매출 0원까지도 찍는, 손님들이 오지 않던 식당이었는데, 지금은 하루 점심 장사 3시간만으로도 기백만 원을 벌어들인다.

    팬데믹 상황에도 오픈 전부터 미리 대기 줄이 서 있으며, 중식당임에도 배달 없이 충분한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게다가 여러 TV 프로그램에도 맛집으로 소문나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온다. 과연 그 비결이 과연 무엇일까?

    《무패 장사》는 출구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식당 경영을 공부한 저자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았다. 식당은 손해를 보지 않고도 손님에게 ‘만족’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가치비’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손님들이 계속해서 찾아오게 만드는 식당을 이뤄냈다. 지금의 힘든 시기가 끝나면 한동안은 경기가 좋을 수 있지만, 위기의 순간은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그럴 때 이 책은 당신에게 ‘무패 장사’를 가능케 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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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스키 탈 수 있니?>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지은이),폴리 던바 (그림),김지혜 (옮긴이) / 북극곰

    폴리오 문학상 수상 작가 레이먼드 앤트로버스의 자전적 이야기

    레이먼드 앤트로버스는 테드 휴즈상과 폴리오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입니다. 6살에 난청 진단을 받기 전까지 학습장애가 있다는 오해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첫 번째 그림책이 바로 『너 스키 탈 수 있니?』입니다. 그림을 그린 폴리 던바 역시 20대에 청력이 손실되기 시작했고, 보청기를 끼는 일에 대해 “볼 수 없다면 안경을 썼을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레이먼드 앤트로버스의 자전적 이야기와 폴리 던바의 자전적 그림 이야기가 만나 진심 어린 그림책 『너 스키 탈 수 있니?』가 완성된 것입니다.

    모든 가정에 꼭 필요한 책

    꼬마 곰은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꼬마 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옷 입고 학교에 갑니다. 다만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조금씩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사는 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서로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청각 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통해 장애는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조금 불편하지만 함께 보듬어야 할 삶의 이야기라는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누구에게나 장애가 있다!

    누군가는 귀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심장에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장애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어려움입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꼬마 곰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학생이고 누군가의 친구입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꼬마 곰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꼬마 곰은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주위에서 특별한 대우를 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서로 배려할 뿐입니다. 『너 스키 탈 수 있니?』는 장애인을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나처럼 대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독자들은 책을 읽고 난 뒤, 장애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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