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연대' 노동운동 습격하다
By tathata
    2007년 01월 05일 03: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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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가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9명을 지난해 12월 19일 노동법, 집시법,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의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과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이 지난 4일 검찰이 보내온 고발 통지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회사 측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검찰이 업무방해죄 혐의로 민주노총 지도부를 구속시켜 온 사례는 비일비재하지만, ‘제3자’인 우익단체가 민주노총의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고발을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주의연대의 이번 고발조치로 검찰의 민주노총 총파업 관련 수사가, 이미 현대차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에 이어 민주노총 지도부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자유주의연대의 FTA 찬성집회를 하고 있다.
 

자유주의연대는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선진화 5적’으로 전교조, 민주노총, 한총련, 통일연대 등을 꼽은 바 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이제 정치적으로 민주화되었고, 노동자들은 얼마든지 합법적인 수단을 통하여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면서, “현 정권 들어 노조의 힘이 너무 막강하다는 우려가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과 집회 일시, 장소는 물론 단위 사업장별 총파업 참가 인원 현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불법성’을 강조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노동법 개악저지, 한미FTA 저지, 비정규권리보장 입법쟁취, 산재보험법 전면개정 등의 요구를 내걸고 ‘정치파업’을 실시한 것은, 사업장 내의 근로조건 결정과 관련된 사항이 아니므로 노동관계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총파업으로 현대자동차의 업무가 마비되게 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점, 집회 과정에서 쇠파이프 등을 사용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점 등도 꼽았다.

자유주의연대의 고발소식을 접한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관계자들은 “한 마디로 경악스럽다”며 어이없어 하는 반응들이다. 금속연맹의 한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자유주의연대가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국장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기본권을 약화시키는 노동법 개악을 저지시키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어떻게 불법파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자유주의연대의 민주노총 고발은 민주노총의 영향력이 점차 축소되고, 보수언론이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고발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통해 민주노총을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운동 세력을 ‘좌경’으로 몰아넣으며 이데올로기적 공세 대응을 해왔던 과거의 관행에 더해, 시민불편과 자본의 피해를 중점적으로 부각하며 노동을 배제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민주노총에 ‘시비 걸기’를 함으로써  보수우익 세력의 결집은 물론,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구체적 실체가 없는 우익단체가 민주노총과의 ‘맞짱뜨기’를 통해 세력확대를 꾀하고, 사회를 반노동자적인 흐름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현대차노조 납품비리 사건 등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을 타고 우익단체가 이념공세로 민주노총을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자유주의연대가 노사관계를 노사자율에 의한 것이 아닌 제3자가 개입하여 고발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덕우 변호사는 “노사자치의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할 문제가 이제 국가 공권력의 개입을 넘어 극우세력의 개입으로까지 퍼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익단체들은 기업이 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무차별적으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하고, 검찰이 노동자를 마구잡이로 구속하며, 이에 저항하며 죽어가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약자인 노조가 노동기본권인 파업으로 대항하는 것을 불온시하고 고발하는 것 자체가 악의적”이라고 논평했다.

‘정상적인’ 시민단체라면 논쟁과 토론을 통해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 조직 자체를 ‘적(敵)’으로 간주하고 해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라는 것이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제시하는 노동과 교육의 가치는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조건이자 대안”이라며 “이를 ‘선진화 5적’으로 몰아 제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회를 퇴행적으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또 “정치파업과 경제파업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시민적 권리로서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발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았던 ‘뉴라이트 신노동연합’은 자신들은 이번 고발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노련은 최근 현대차노조가 “(신노련이)노조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고, 조직 내부의 분열을 조장시킨다”며 신노련 참여 조합원에 대한 징계방침을 밝혔으며, 신노련은 이를 ‘결사의 자유’를 침해시키는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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