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국회의원 재보선,
    종로 등 무소속 위성후보
    민주-국힘, 일부 무공천 결정했지만
        2022년 02월 22일 01: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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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의 귀책사유가 있는 일부 지역 무공천을 결정했다. 양당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으나, 무공천 지역에 출사표를 낸 후보들 대부분이 양당 출신이다. 사실상 ‘우회 공천’, ‘꼼수 공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왼쪽부터 종로 보궐선거의 최재형 배복주 김영종 후보

    이번 재보선 지역은 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 상당 등 총 5곳이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한 곳은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으로 총 3곳이다. 국민의힘은 대구 중·남구에서 무공천을 결정했다.

    ‘정치1번지’로 불리는 종로엔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의당에선 진보단일후보로 배복주 부대표가 나섰다. 민주당에선 김영종 전 종로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사실상 ‘위성후보’로 선거를 뛰고 있다. 종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의원직을 던진 곳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 정체의 타개책으로 종로 무공천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김영종 후보는 지난해 11월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탈당까지 강행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종로에서 당선돼 복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민주당의 상징색이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복당을 영구히 금지한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같은 결정을 추후 번복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으로 서울시장직 재보선이 치러지자 ‘귀책사유에 따른 무공천’ 방침을 담은 당헌당규까지 개정해 공천을 강행한 적이 있다.

    정의당은 김영종 후보를 ‘위성후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제 개혁 이후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위성정당을 창당했던 때처럼 ‘꼼수 공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인 셈이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전날인 21일 진보4당 후보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김영종 후보는 당선되면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뻔뻔함에서는 앞서 구청장으로 당선시켜준 종로구민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가 없는 나쁜 정치의 전형이자 유사 위성후보”라고 맹비판했다. 배복주 후보도 “무책임하게 남은 임기를 내던지고 대통령후보로 나서더니 지금은 종로에 출마해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며 “종로주권자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이 김영종 후보의 선거운동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재형 후보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과거 민주당의 조직이 사실상 그대로, 김영종 후보의 선거를 지원하고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지난 10년 동안 국회의원, 구청장을 계속 했는데, 지난 10년 동안 종로 주민들의 삶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꼼수 공천’은 민주당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50억 퇴직금’ 혐의를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대구 중·남구 무공천을 결정했다. 지난달 28일 권영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는 직전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된 범죄혐의를 받아서 수사 중이어서 발생했다”며 “공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불공정과 내로남불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과 다른 새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이 무색하게 국민의힘 출신인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가 무소속으로 대거 출마했다. 추후 후보단일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인재 영입으로 입당한 백범수 변호사를 전략 공천했고, 국민의당에선 권영현 지역위원장을 후보로 냈다.

    민주당은 이규민 전 의원과 정정순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면서 공석이 된 경기 안성과 충북 청주 상당에서도 무공천을 결정했다. 경기 안성에선 국민의힘 3선 의원인 김학용 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정의당은 이주현 안성시위원장, 이기영 무소속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충북 청주 상당은 5선에 도전하는 정우택 국민의힘 전 의원이 출마했다. 무소속으로는 김시진·박진재·안창현 후보가 있다. 정의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양당이 맞붙는 곳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버지 부동산 문제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서울 서초갑 한 곳이다. 민주당에선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이 출마했다. 두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초구청장 자리를 두고 겨룬 바도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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