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모순적인 불법파견 처분을 비판한다
    By tathata
        2007년 01월 04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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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법)은 직접 생산 공정업무에는 파견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비록 개악된 것이지만 개정 파견법은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파견기간이 2년이 경과한 경우에 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를 명문화하였다.

    현대자동차 자본은 자신들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용해서 작업을 해야 할 자동차 조립 및 생산 공정에 1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 자본이 파견법 위반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 노동자들이 하기 싫어하는 어렵고 힘든 작업을 하면서도 임금은 정규직의 60%도 안 된다.

    단순히 임금을 떠나 계약기간 만료와 업체 폐업 등으로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은 굳이 상세히 언급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현대 자본의 위법을 살인 등 형사 중범죄보다 위험

    따라서, 현대자동차 자본이 저지르고 있는 우리 사회에 미치는 위법성의 정도는 살인이나 강도 등의 중범죄보다도 오히려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대자동차 자본의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희망을 꺾는 결정이 나왔다.

    울산지방 검찰청에서는 지난 2006년 12월 28일 현대자동차(주) 및 대표이사와 102개 사내협력업체 등 피의자 128명에 대한 파견법위반 사건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즉, 현대자동차와 사내하청업체는 도급계약관계에 있으므로 파견에 해당하지 않아서 파견법 위반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현대자동차와 사내하청업체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적으로나 사실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이라는 것이다.

    도급관계라는 것은 사내하청업체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작업지시 등 업무지시 감독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파견관계라는 것은 사내하청업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만 하고 현대자동차에 파견을 보내면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작업지시, 공정배치 등의 업무지시 감독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도급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내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경영권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지난 8월 파업을 실시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현자비정규노조)
     

    검찰은 사업자로서의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근거로 사내하청업체가 인사결정을 직접 행사하면서 취업규칙을 별도로 작성하고 있고, 4대 보험료도 독자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점 등을 사내하청업체가 각 사업자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현대자동차 자본은 바보가 아니다. 파견법 위반의 범죄행위를 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채용, 해고, 승진, 징계 등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사내하청업체를 빌리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할 이유가 전혀 없고, 취업규칙도 근로기준법이 10인 이상의 사업장의 경우 그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고, 사내하청업체 대신에 4대 보험료를 내줄 이유가 전혀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검찰 결정

    사내하청업체의 사무실은 현대자동차 내의 작은 공간을 사용하거나 콘테이너를 놓고 사용하고 있고, 생산시설 및 도구는 모두 현대자동차로부터 임차 받아 사용하고 있다. 부설 연구소나 직원 교육시설 등을 소유하고 있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대부분의 사내하청업체의 관리자는 사장, 소장, 반장, 조장 2명에 불과하다. 반장, 조장은 생산현장에 있기 때문에 사무실을 상주하는 인원은 사장, 소장, 여직원 1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내하청업체들이 세계 5위라는 현대자동차 자본에 독립되어 독자적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직원들을 모집, 채용 등을 하여 경영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의 판단과 달리 사내하청업체들은 현대자동차 자본으로부터 할당받은 공정에 맞추어 노동자를 채용하고 현대자동차에게 파견 보내는 것이 그 역할의 전부다.

    또한, 검찰은 현대자동차 자본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노무관리상의 사용종속성이 인정되지 않는 근거로 도급계약서에 자동차부품, 프레스 등의 일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직접적․구체적 업무지시 · 감독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각 사내하청업체에서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작업배치· 변경 결정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사내하청업체는 현대자동차로부터 자동차 콘베이어 생산라인의 일부 공정을 할당 받아서 소속 노동자들을 작업시키고 있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그 순서에 따라 크게 차체, 도장, 의장(부품 조립공정, 의장라인은 트림, 샤시, 화이날 공정으로 나뉜다.), 검사 등의 공정으로 나뉘는데, 사내하청업체는 각 공정에서 일부씩만 할당받기 때문에 도급계약서 상에 얼마든지 작업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작업형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혼재되어 작업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한 작업 내용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맞교대하는 경우도 있다.

    동일한 공정에서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지 동일한 부품을 동일한 방식으로 조립을 하여야 한다. 타이어 장착작업을 하면서 정규직은 A타이어를 A방식으로 조립하고, 비정규직은 B타이어를 B방식으로 조립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검찰 결정의 상호 모순성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작업표준서와 조립작업지시표를 작성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그 작업방식과 내용대로 작업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가 공급하는 부품을 가지고 현대자동차가 정한 방식대로 조립하면 되는 것이고, 사내하청업체 관리자들이 별도로 작업방식과 내용에 대해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할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검찰의 결정은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약칭)의 투쟁과정에서 내린 판단과는 상호 모순된다. 비정규직노동조합이 잔업을 거부하거나 파업을 하면 현대자동차에 대한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로 기소를 하였다.

    현대자동차는 수백의 협력업체가 있다. 사외의 협력업체(각종 철강회사와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사외 하청업체) 소속의 노동자가 쟁의행위를 하여 그 회사가 생산하는 부품공급의 중단으로 인해 현대자동차의 콘베이어 라인이 가동이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불문하고 그 쟁의행위를 한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찰의 판단대로 하면 사내하청업체라고 하여 다른 하청업체들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청업체의 작업장소가 현대자동차의 외부에 있는지 내부에 있는지 여부에 따라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를 달리 판단될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사내하청업체의 노· 사간에 개입할 수 없으며,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잔업거부와 파업을 하더라도 합․불법을 불문하고 현대자동차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할 수는 없음에도 현대자동차가 고소를 하면 검찰은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여 기소를 하고 있고, 2006년에만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 5명이 구속이 되었다.

    필자가 헌법을 배울 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라고 배웠다. 현대자동차 자본만이 주권자로서의 국민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권자로서 국민이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검찰의 권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국민들이다. 하루 빨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러한 주권자로서의 국민임을 알 수 있도록 검찰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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