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기완 선생 1주기 앞두고
    재단 출범, 14일부터 추모주간
    15일 마석모란공원서 추도식 개최
        2022년 02월 08일 06: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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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15일 별세한 고 백기완 선생의 뜻을 기리고 실천하기 위한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이 출범했다. 재단은 오는 14일부터 백기완 선생 1주기를 추모주간을 진행한다.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은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재단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백기완 선생께서는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노나메기 세상’이라는 여섯 글자를 놓지 않으셨다”며 “선생을 따르던 제자들과 뜻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재단을 창립하고 재단을 통해 선생의 뜻을 받드는 작은 실천이라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나메기 세상이란, 너도 나도 일하고, 그리하여 너도 나도 잘 살되, 모두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민중 미술계 대표적 작가인 신학철 화백이 맡기로 했다.

    재단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통일문제연구소 앞에서 개막식을 열고 1주기 추모 주간을 행사를 시작한다. 16일부터는 18인의 화가가 참여한 추모 전시회도 진행된다.

    사진=곽노충

    통일문제연구소는 생전 백기완 선생이 소장을 맡았던 단체로, 재단은 이 곳을 백기완 기념관으로 재건축해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양기환 재단 대변인은 “현재 통일문제연구소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보태서 자리가 마련됐고, 시국회의 농성도 하는 등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곳”이라며 “현장 탐방을 할 수 있도록 기념관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주기인 15일 오전 11시엔 마석 모란공원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46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백기완이 없는 거리에서’라는 제목의 추모 산문집도 같은 날 발간된다. 21일부턴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인 꿀잠에서 특별전시회를, 19일엔 백기완 선생의 뜻을 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의대회가 개최된다.

    양 대변인은 “‘백기완 문화제’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다”며 “(앞으로) ‘백기완 문화제’라는 틀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담아 해마다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백기완 선생과 생전에 인연을 맺은 많은 이들이 이날 회견에 참석해 그를 회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영화 ‘미싱 타는 여자들’에서 어린 여성노동자들은 노동교실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하다 해고되고 구속되는 삶을 산다. 저에겐 백기완 선생님이 노동교실이었다. 선생님의 세상을 배우고, 정신을 배웠다”고 말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이 돼야 할 정치는 오히려 이들을 옥죄고 있다”며 “백기완 선생님이 그립다. 남은 우리들이 백기완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 받아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자”고 했다.

    김수억 전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9년 전 함께 복직 투쟁했던 동료가 자결을 했다. 해고자로 보낼 수 없어 복직을 요구하고 싸웠는데, 다들 그만하자고 할 때 백기완 성생님이 장례식장 찾아와주셨다”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해고되고, 노조 할 권리마저 빼앗겨서 고소당하고 연행되고 장기투쟁으로 힘들어서 막막할 때 언제나 달려와 든든하게 서주셨다”고 전했다.

    여민희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지부장은 “2076일 거리에서 해고 투쟁을 할 때, 가장 힘들고 외롭고 가장 절박했을 때 선생님께서 찾아와 노동자들은 ‘단결해야해, 그래야 이길 수 있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힘으로 원직복직했고 5년 4개월 만에 단체협약도 체결했다”며 “지금도 소외되고 힘없고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에 있다. 선생님의 뜻과 정신 이어받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용산참사와 4.16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도 참석해 생전 백기완 선생과의 인연을 전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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