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박순애, 기록, 집』 외
        2022년 01월 29일 01: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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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애, 기록, 집> – 조작 간첩 박순애 이야기 듣다가 나도 이야기한 이야기

    김혜미 (지은이) / 이매진

    박순애는 조작 간첩 피해 생존자다. 군사 독재 정부는 정권의 안위를 위해 간첩을 조작한다. 조작 간첩은 많지만 끝까지 무죄를 이끌어낸 사람은 흔치 않다. 아흔 살 박순애는 저장 강박증이 있고 밥 먹은 뒤 한 움큼의 약을 삼키는 평범하디 평범한 할머니이지만, 스무 살 박순애는 법학과에 다니는 희귀하디 희귀한 엘리트 신여성이다. 그런 박순애도 딴살림 차린 아버지, 어머니의 때 이른 죽음, 오빠들의 결혼을 겪으면서 날품팔이 신세로 전락한다. 축첩 제도나 장자 상속 등 여성에게 불리한 봉건 사회의 잔재나 한국전쟁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둔 탓이다.

    1969년, 박순애는 또 다른 가족을 찾아 일본으로 떠나지만 또다시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불법 체류자 신세가 돼 자유를 빼앗긴다. 그래도 조국이 낫지 싶어 돌아온 한국에서 ‘조총련’이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간첩으로 조작돼 1977년 10월부터 12년 3개월 동안 감옥에 갇힌다. 한국에도 집이 없고 일본에도 가족이 없는 박순애는 국가 폭력과 개인적 불행에 굴하지 않는다. 여든 살 박순애는 재심에 재심을 거듭 요구해 마침내 무죄를 이끌어내고, 아흔 살 박순애는 자기 삶을 온전히 기록할 사람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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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수업> – 불교철학자가 들려주는 인도 20년 내면 여행

    신상환 (지은이) / 휴(休)

    인도에서 20년간 불교를 연구하고 비스바바라띠대학교 인도-티벳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한 불교철학자 신상환이 쓴 불교 성지 여행기이자 마음공부 에세이다. 저자는 ‘제2의 붓다’이자 ‘대승불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용수’의 중관사상을 전공한 학자로, 오랜 시간 고려대장경연구소장 종림 스님, 달라이 라마의 수제자 청전 스님과 인연을 맺어왔다.

    저자는 불법의 길을 따라 인도·네팔 무스탕·티벳·중앙아시아를 오가며 찾은 한 생의 깨달음을 직접 번역한 불교 경전을 통해 이 책에서 들려준다. 또한 ‘천축’이라 불리는 인도와 인도의 문화, 불교를 넘어 티벳 불교 역사와 핵심 사상을 추려 현지에서 느낀 경험을 책에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다. 본문 각 장에는 저자가 인도에 살면서 포착했던 순간과, 불교 순례지를 여행하며 찍었던 인물·풍경 사진 60여 장이 들어 있어 좀 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따라 그가 방문한 순례지를 한 걸음씩 같이 걷다 보면 꼭 불교에 관심 있는 독자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내면 수행을 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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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건의 역사드라마 : 국제 재판 기록 1907~1908> – 대한매일신보·배설과 양기탁·국채보상운동의 항일 현장 복원

    정진석 (지은이) / 소명출판

    1904년부터 1910년까지 발행된 항일 민족지인 대한매일신보를 둘러싼 영국, 일본, 한국이 관련된 4건의 국제재판에 대한 기록이다. 첫번째와 두번째 재판은 영사재판과 상하이 고등법원 재판으로 통감부의 배설 추방과 신문 폐간 요구에 대한 재판이다. 세번째 재판은 국채보상운동 양기탁 재판으로 통감부가 양기탁을 국채보상금 횡령혐의로 구속하여 영-일 두 나라의 외교 갈등이 고조되었던 재판사건이다.

    마지막 재판은 배설의 N-C 데일리 뉴스 명예훼손 재판으로 상하이 발행 영어신문 ‘노스 차이나 데일리 뉴스’가 배설의 명예를 훼손하여 피소된 손해배상 소송이다. 배설이 국채보상의연금을 횡령하였다는 일본 통신의 기사를 그대로 실었던 기사가 문제된 재판이다.

    위의 재판은 한국과 일본의 비상한 관심 속에 영국의 재판관들이 진행하였으므로 영·일·한 세 나라가 관련된 이 진귀한 재판은 영국과 일본이 한국의 독립과 일본의 침략정책에 어떤 방침을 지니고 있었는가를 보여준 거대한 역사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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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방가르드 고전소설> – 고전소설의 경계를 넘는 시선

    김현주,정인혁,서유석,조현우,김문희,이정원 (지은이) / 소명출판

    ‘아방가르드’는 기존의 것들에 저항하고 새로운 형식과 경험, 세계관을 향한 예술의 최전선을 가리킨다. 그러니 ‘아방가르드한 고전소설’이란 그 자체로 모순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고전소설이 낡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낡았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고전소설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들, 즉 행복한 결말과 뻔한 인물 형상, 착하게 살라는 교훈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 오래된 소설이 처음부터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전위적이었으며, 그에 따라 전위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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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가 알아야 할 민주주의의 꽃, 선거>

    서지연,이임순,조미정,현숙원 (지은이) / 맘에드림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시작으로 삼권분립을 하는 이유, 정당의 목적과 필요성, 선거의 종류와 투표 방법, 우리나라 선거 제도의 변화 등 청소년이 알아야 할 선거와 정치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밖에도 선거와 정치에 대한 다채로운 지식을 실어, 소중한 한 표의 가치와 권리를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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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몰랐던 마지막 투자처 생활형 숙박시설>

    권주영 (지은이) / 라온북

    부동산 대란이다. 전국의 부동산 흐름이 묶였다. 더 이상 투자할 곳은 없는 것인가? 언제 풀릴지 모르는 규제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다. 남아있는 투자처가 있다. 바로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다.

    ‘레지던스 호텔’이라 불리는 ‘생숙’은 상가나 건물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과 훨씬 적은 가격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전매 제한이 없다. 게다가 청약통장이나 가점도 필요 없으니 20~30대 청년들도 쉽게 생숙 투자에 도전할 수 있다.

    《나만 몰랐던 마지막 투자처 생활형 숙박시설》은 저자가 생숙 투자를 시작하면서 몸으로 겪은 노하우와 현장감 있는 투자 플랜을 자세하게 풀어낸다. 어떻게 대출을 사용해서 소규모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지, 분양업자의 말에 홀라당 넘어가지 않고 성공적인 생숙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좋은 위탁운영 업체를 만나 매달 공실률 없는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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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 만나는 봄>

    김지인 (지은이) / 북극곰

    호기심 많은 아기 곰과 잠자고 싶은 엄마 곰의 봄꽃 같은 대화를 담은 그림책. 깊은 밤, 잠들지 않는 꼬마 곰이 있다. 잠들기는커녕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엄마 곰은 인내심을 가지고 꼬마 곰이 잠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꼬마 곰은 궁금한 게 참 많다.

    밤마다 재우려는 엄마와 자지 않으려는 어린이들의 실랑이는 계속된다. 어린이들은 왜 잠들지 않을까? <겨울에 만나는 봄>은 어린이들이 잠들지 못하는 이유를 유쾌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느끼려고 이 세상에 왔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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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소원>

    염희정 (지은이),모지애 (그림) / 북극곰

    아이들의 간절한 바람을 섬세한 문장으로 써내려간 창작동화 공모전 수상작 『세 번째 소원』은 리딩게이트 창작동화 공모전 당선 및 아동문학평론 동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염희정 작가의 첫 번째 동화집입니다. 승마장에 사는 민주와 민주가 가장 아끼는 말, 링고의 동병상련의 이야기 「링고스타」, 방학이면 혼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 카일러의 이야기 「세 번째 소원」, 동생을 갖고 싶은 지우의 색다른 가족 찾기 「왕사탕」, 늙고 병든 반려견과 어린 주인의 질긴 정(情)을 그린 「은비」, 엄마 미용실의 호객 담당을 자처하는 진화와 긴 머리를 고수하는 수상한 전학생의 이야기 「풀씨 미용실」이 실려 있습니다.

    『세 번째 소원』의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들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떼쓰기도 하고, 백 년 된 체리나무에 빌기도 하고, 남의 것을 몰래 훔치기도 하지요. 작가는 그러면 안 된다고 서둘러 다그치기보다는 그 아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헤아려 줍니다. 『세 번째 소원』은 작가의 섬세한 문장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의 진심에 가 닿을 것입니다.

    말 못하는 동물과 말하는 아이와의 교감을 다룬 「링고스타」, 「은비」

    「링고스타」는 민주와 민주가 제일 좋아하는 검정말 ‘링고스타’의 이야기입니다. 둘은 나이도 여섯 살, 동갑내기이지요. 링고도 민주도 이가 몹시 아픕니다. 치과가 끔찍하게 싫고 무서운 민주는 링고도 마찬가지일 거라 여기고 한사코 링고의 치료를 막으려 하는데요. 민주와 링고는 어떻게 될까요?

    「은비」는 늙고 병든 은혁이네 개입니다. 은혁이는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중앙천을 쌩쌩 달리고 싶지만, 은비가 걸림돌입니다. 은비를 잘 돌봐 주는 조건으로 엄마가 자전거를 사 주셨거든요. 어느 날, 은혁이는 묘안을 짜냅니다. 은비 걱정 안 하고 신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묘안이지요. 과연, 은혁이는 바람대로 자전거를 실컷 탈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간절한 소원에 관한 이야기 「세 번째 소원」, 「왕사탕」, 「풀씨 미용실」

    「세 번째 소원」의 카일러는 방학마다 혼자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부모님이 방학이면 아프리카로 봉사 활동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카일러는 그것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친구에게 들은 대로 백 년 묵은 체리나무에 소원을 빌어 볼까 합니다. 기회는 단 세 번뿐! 나무와 진심이 통해야만 이루어지는 소원. 카일러의 소원은 이뤄질까요?

    「왕사탕」의 지우는 동생 있는 친구가 제일 부럽습니다. 동생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자고 해도 엄마는 반대만 합니다. 친구인 현수는 강아지와 새까지 가족이 모두 아홉 명이라고 발표 시간에도 당당히 말합니다. 지우는 그런 현수가 부럽기만 하지요. 현수네 집에서 몰래 앵무새 알을 훔친 지우. 지우도 현수처럼 동생을 가질 수 있을까요?

    「풀씨 미용실」의 진화는 용돈을 모아 헬프맨 야구 모자를 꼭 사고 싶어 합니다. 그러려면 엄마의 ‘풀씨 미용실’에 손님이 많이 와야 합니다. 친구들을 상대로 미용실 호객 행위를 하는 진화. 자신뿐만 아니라 자를 수 있는 친구들의 머리는 죄다 잘라 놓아서 이제 더는 새로운 손님 구하기가 마땅치 않은데…. 어느 날, 긴 머리의 남학생이 전학 옵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엿본 진화. 과연 진화의 ‘미용실 손님 만들기’ 작전은 성공할까요?

    ‘나’로 시작해 ‘너, 우리’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소원 빌기그 간절한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동화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지요. 아이들의 마음은 순수합니다. 깨끗하게 흐르는 시냇물 같지요. 가다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으면 금세 스며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이기적인 소망과 바람은 그리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세 번째 소원』 에 등장하는 다섯 명의 아이들 역시 그러합니다. 떼쓰고 바라는 것들이 어른의 눈에는 마냥 철부지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입니다. 작가는 아이들의 작고 좁은 마음이 어떻게 크고 넓게 확장되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세 번째 소원』의 섬세하고 차분한 문장을 읽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이 독자의 마음속에 맑고 깨끗한 한 장의 수채화가 그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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