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경찰관 만난 심상정
    “일부 정치인, 여경 편견 조장…대신 사과”
        2022년 01월 28일 07: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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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7일 여성 경찰들과 만났다. ‘여성혐오’ 정서를 기반으로 한 일부 20대 남성들에게 구애를 펴는 양당 후보와 달리 페미니즘 이슈를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심상정 후보는 대림동·인천 흉기난동 사건으로 나온 ‘여경혐오론’과 관련해 “여성경찰관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일부 정치인의 형태가 매우 부끄럽다. 대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정치발전소에서 경찰젠더연구회와 만나 “우리 사회가 굉장히 발전했지만 성평등 분야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매우 멀다. 일터 여성들은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편견,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라며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일명 ‘여경 무용론’ 같은 게 저는 대표적인 편견”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젠더연구회는 2019년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 방해 사건으로 ‘여경 무용론’이 확산되자 “대림동 사건은 경찰관에게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고, 몸을 밀쳐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죄”라며 “대림동 주취자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대한민국에 만연한 공권력 경시풍조에 대한 경종이 되어야 한다. 여성 경찰에 대한 혐오의 확산으로 오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낸 단체다.

    심 후보는 여경무용론에 대해 “전적으로 편견으로 똘똘 뭉친 상상적 주장”이라고 거듭 비판하며 “치안,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경찰 조직 내 성차별적 관행, 성폭력과 싸우는 여성경찰관의 현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편견을 조장하는 일부 정치인의 형태가 매우 부끄럽다”고 말했다.

    경찰젠더연구회 회장인 이지은 총경은 “저희는 경찰이면서 여성이다. 두 가지 정체성이 합쳐지는 순간 이유 없는 조롱과 혐오가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남성만 경찰에 적합하다’는 잘못된 환상은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여성혐오 정서와 결합돼 여성 경찰관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행태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경찰을 공격하는 주요인인) 경찰관의 물리력은 경찰 장비의 적정한 사용 및 교육 훈련을 통해 육성시켜야 할 과제이지 특정 성별을 배척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며 “근거 없는 여성혐오적 주장에 대해 사실을 바로잡는 노력과 함께 내부적으로도 성평등한 관점으로 제도와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치안 정책 및 젠더범죄와 관련한 정책적 요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체액테러’는 성적인 의도가 담긴 범죄임에도 경찰에는 재물손괴죄로만 입건이 가능한데, 이 경우 성폭력특별법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도 어렵다”면서 “젠더 범죄 관련해 법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 후보는 여경과의 만남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이번 대선에서 지워진 우리 사회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일환”이라며 “여성들을 변방으로 내몬 것은 정치이고, 세계의 절반인 여성은 진짜 다수다. 다수의 목소리를 회복해내는 과정이 정치의 과정이자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마포구 연남파출소의 여성경찰관과 함께 도보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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