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86용퇴론’ 등 쇄신 요구···
    정작 당사자 86정치인들은 ‘잠잠’
    김남국 “86용퇴 고민하는 의원들도 안 보여”
        2022년 01월 26일 02: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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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에 대한 타개책으로 ‘86 용퇴론’, ‘동일 지역구 3선 초과금지’ 등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86세대 정치인들은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쇄신 흐름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야당에선 대선을 앞둔 여당의 “술수”라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인 25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정치교체를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도 했다.

    이날 송 대표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은 이 후보의 핵심 참모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에 이어 나온 ‘86 용퇴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보다 앞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며 ‘86용퇴론’을 주장했다.

    당내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 86세대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 ‘86용퇴론’을 꺼낸 김 의원도 2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86세대 정치인인 김 의원도 용퇴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정치인 개인의) 용퇴가 핵심이 아니고, 이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86용퇴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별적으로 개인이 결단을 해서 용퇴를 하든 불출마를 하든 임명직을 하지 않든 그런 것들이 의미가 있을 순 있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한다”며 “제도 개혁에 우리 86정치인들이 책임을 지고 정치를 그만두기 전에 이건 반드시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 주류인 86세대 정치인들의 기득권 사수 모습에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7인회’ 중 한 명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송 대표 외에) 새롭게 총선 불출마 선언한 86세대 정치인은 없느냐”는 물음에 “없다”며 “(고민 중인 분들도) 잘 안 보인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하는 등 우회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종민 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이런 걸 요설이라고 하는 것이다. 차라리 말을 말라”,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의 정치는 배반형”이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동일지역구 3선 초과금지 조항 도입을 비롯해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질 재보궐 선거 무공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 무소속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안 처리 등의 쇄신안도 내놨는데 국민의힘에선 대선을 앞둔 ‘쇄신 이미지 마케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서울 종로 등 무공천 선언에 대해 “송영길 대표가 그런 말씀을 하신 다음에 곧바로 당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질적으로 그 약속이 지켜질지도 의문”이라며 “그런 결정은 좀 이른 시점에 있었어야 했다. 선거 공천이 실질적으로 1~2주 내로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 급작스러운 변화가 과연 민주당 내에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 정책본부장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은 지난번 자치단체장(재보궐선거)도 권력형 성범죄로 공천 안 한다고 해놓고 당헌까지 바꿔 가면서 공천했다”며 “민주당이 선거 닥쳐서 하는 술수에 대해 국민들도 다 알고 있고 국민의힘도 지나치게 진지하게 반응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당내 쇄신안을 둘러싸도 진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국민의힘은 국정농단 이후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이름 바꾼 것 외에는 그 당에서 국민에게 사과한 적도 없고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거나 중진의원이라고 해서 불출마 선언한 사례도 없다”며 “이름만 바꾸고 아직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정당과 비교해 달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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