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중심론 대 후보 중심론
        2006년 12월 29일 05: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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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9일 당의 대선주자들과 첫 간담회에서 경선 결과 절대 승복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내년 집권에 가장 우려되는 변수인 유력 주자들의 분열 가능성을 일찌감치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부 대선주자측은 “당 지도부부터 공정한 경선 관리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강 대표는 또한 대선주자간 상호비방과 흑색 선전 자제, 당직자나 의원 줄세우기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다. 대신 “강재섭 대표는 사심을 버리고 멸사봉공 자세로 공정 경선 관리를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라고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대표는 또 당이 타당의 네거티브 공격으로부터 당의 대선후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수권정당으로 정책 마련과 윤리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내년 대선 승리 전략에 따라 추진 중인 사업들을 대선주자들에 설명하고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내년도 사업으로 대선 승리 4대 프로젝트는 물론 과학적인 대선전략 수립을 위한 유권자 성향분석, 이슈에 대한 포지셔닝 페이퍼를 작성할 것”이라며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경선 준비에 집중하고 당에서 대선 전략을 만들 테니 불필요하게 이중전략을 마련하지 말고 이를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여의도연구소는 여권의 평화, 양극화, 과거사, 도덕성 공세 등에 대비해 여러 대응 방안과 대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서청원 전 대표가 대선 패배 핵심 원인으로 “당은 없고 후보만 있었다”고 지적한 이후, 강재섭 대표 역시 “후보의 당이 아니라 당의 후보를 배출하겠다”며 ‘당 중심론’을 강조한 것의 연장선 상에 있다.

    대선주자 캠프의 관계자들은 대체로 당의 대선 역할론은 인정하면서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강재섭 대표가 취지를 말하면 초청된 후보들이 공감을 표시하는 정도가 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대선주자간 이해가 갈리는 경선방식이나 당이 추진하는 선거 전략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첫 상견례에서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더구나 한 대선주자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강 대표가 후보에게 줄세우지 말라며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하겠다고 하지만 지도부까지 나서 특정후보에 줄서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 않냐”며 현 지도부와 특정 후보의 ‘유착’ 관계를 비판했다. 당 지도부들 역시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시장 등 특정 대선주자에 대한 지지가 이미 공공연히 드러나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다.

    또다른 대선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당이 중심이 돼 후보의 방패막이가 돼 주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후보들이 좋은 비전과 정책으로 어필해서 지지율이 높은 것이지 후보들의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당만으로 높은 지지율을 만든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지나친 당 중심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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