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의견그룹들 바빠져
    By tathata
        2006년 12월 28일 06: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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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이 1주일여 앞으로 바짝 다가옴에 따라 선거를 향한 민주노총 의견그룹들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우병국 금속연맹 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를 내년 1월 26일로 확정하고, 오는 30일부터 1월 4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기로 했다. 민주노총 후보등록 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주요 의견그룹들은 출마 후보들을 최종 조율하는 한편 앞으로 전개될 민주노총 선거구도를 전망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이수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제안한 통합지도부 구성에 대해 ‘민주노동자 전국회의’(전국회의)와 혁신연대(구 노연)가 이를 받아들이고, 다른 의견그룹들에게도 제안함으로써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전진)와 ‘전국활동가조직’(준) 등 좌파진영이 공동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범좌파연대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민주노총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국민파를 대표하는 ‘민주노동자 전국회의’는 최근 지역지부에서 추천한 후보들 가운데 3명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후보로는 이석행 전 사무총장, 진경호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최은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이며 이 전 총장은 사실상 위원장 후보로, 나머지 2명은 부위원장 후보로 추천된 것이다. 최종 결정은 전국회의 운영위에서 내릴 예정이다.

    혁신연대도 28일 저녁 총회를 열어, 막바지 후보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후보로는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과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연대의 핵심 관계자는 “범자민통 계열의 연합후보 전술은 언제나 유효한 전제조건”이라며 “혁신연대의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전국회의와 후보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회의와 혁신연대는 또 전진과 노동자의 힘, 새흐름 진영에 통합지도부 구성도 함께 제안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의 주요 의견그룹들은 29일 오후에 만나 통합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전진은 오는 30일 총회를 열어 전진의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현재로선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이 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김창근 금속노조 전 위원장도 출마의사를 밝혔다.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은 출마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노동자의 힘’의 다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조직은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내부 입장을 정했다. 김태연 활동가조직 집행위원장은 “활동가조직은 독자후보를 내지 않기로 선거 방침을 정했다”고 전하면서, “좌파진영의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활동가대회를 열어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범좌파연합 후보를 제안한 셈이다.

    그는 “전국회의와 혁신연대가 제안한 통합지도부 구성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통합지도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파간의 노선과 정책에 대한 통일성이 확보되는 등 내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민주노총의 위기가 정파간 대립 때문이라고 보기도 힘들다”고 말해 통합지도부 구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진의 한 관계자도 “통합지도부 구성은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인데, 어느 정파도 쉽게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의 다른 한 관계자는 “다만 범좌파연대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흐름 진영의 유덕상 민주노총 전 위원장 직무대행이 이수호 전 위원장의 통합지도부 구성 제안에 “직선제 방안을 포함한 민주노총 혁신을 이행할 과도기적이고 한시적인 6개월 통합집행부를 구성하자”는 역제안을 내놓았다.

    유 전 위원장은 “어느 정파도 3분의 2이상의 지분을 갖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누가 위원장이 되는가가 중요하기 보다는 민주노총을 어떻게 바꾸는가가 더 중요하다”며 “대상화된 조합원들을 주체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위원장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각 의견그룹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혁신연대의 핵심 관계자는 “과도 집행부를 구성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무리”라고 말했으며, 다른 의견그룹의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28일 저녁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김태연 활동가조직 집행위원장, 한석호 전진 집행위원장, 새흐름 진영의 이해관 씨, 차남호 민주노총 정책국장 등이 참여하여, ‘위기에 처한 민주노총 혁신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토론회에서는 민주노총 위기상황 진단과 민주노총 혁신방안과 집행부 선거에 대한 입장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민주노총 후보 등록 마감시한을 일주일 앞둔 현재. 의견그룹들은 막판 치열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통합지도부 구성과 범좌파연대의 가능성 등이 모두 제기되는 만큼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금속연맹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국회의-노연과 범좌파연대의 2파전, 그 어느 것도 되지 못했을 경우에는 최대 5파전까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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