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10대 황당 뉴스를 아십니까
    By tathata
        2006년 12월 28일 04: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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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을 맞아 언론매체들이 ‘올해의 10대뉴스’를 선정하여 보도하기가 한창인 가운데,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2006년 울산지역 10대 황당뉴스’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당뉴스’는 중앙일간지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지는 못했지만,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올해의 주요한 노동뉴스 중 황당하고, 경악스럽고, 한심한 뉴스들만을 골라 뽑은 것.

    울산본부는“2006년 한해는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 모두에게 고통스러웠고,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노총의 노동법 개악저지 투쟁은 친자본 반노동 정권과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며 강행통과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울산본부는 “야만과 폭력의 암흑시대가 온다해도 이는 곧 민주노총에게는 바닥을 의미하고, 칠흑같은 암흑은 저항의 용수철이 튀어 오르는 새벽의 신호탄이 되어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말로 위무했다.

    울산본부는 ‘10대 황당뉴스’를 발표하면서, “언론 종사자들께서는 불쾌하다 생각지 말고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선정한 ‘2006년 울산지역 10대 황당뉴스’.

    1위. ‘황우석 사태’ 버금가는 ‘범죄자 정몽구 살리기’ 운동 광풍

       
       ▲ 검찰에 출두하는 정몽구 회장
     

    지난 3월 27일 정몽구 현대차회장이 5천억원에 이르는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됐고, 현대차 경영진들은 정 회장의 구속으로 현대차가 망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곧이어 ‘현대차 살리기 운동’이 울산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울산시장, 상공회의소, 기업사랑운동 단체들이 앞장선 이 운동에 울산시민 12만여명은 무기징역형에 해당되는 정몽구 회장 살리기에 서명했다.
    울산본부는 이 운동을 “황우석 사태에 버금가는 정몽구 살리기 소동”이라고 규정하고, “불법을 저지른 범죄자도 기업인이라면 사랑해야 하는가.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은 울산에서 12만명이나 나서서 광적인 범죄자 살리기 운동을 뭐라고 평가할지 두려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2위. 불법경영 재계 1위 SK에 울산산업대상 수상

    울산시는 지난 10월 제 1회 ‘울산산업대상’에 울산 대공원 조성사업에 1천억원을 기증한 SK(주)를 선정했다. 그러나 SK는 지난 7월까지 공겅거래위원회 조사결과 10개 대기업 불법행위 처벌 1위를 차지했으며, SK는 울산건설플랜트 물량의 70%를 차지하면서도 불법다단계하도급 방치로 인한 건설노동자들의 중간착취 저임금 등을 자행하고 있다. 또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담함으로 폭리를 취해 온 혐의를 조사받고 있다.
    울산본부는 “양심이 있다면 SK는 스스로 ‘울산산업대상’ 선정을 반납해야 마땅하며, 자진 반납이 안 된다면 울산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공개 고발을 근거로 즉각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위. 현대자동차 임금동결 주장한 서경석 목사와 파업반대 소상공인협회

    3월 17일 보수우익진영의 서경석 목사를 필두로 한 ‘선진화정책단’과 ‘기독교사회책임’이라는 두 단체가 현대차노조 규탄 집회를 열어, ‘고임금론’과 ‘노동귀족론’을 주장하며 현대차노조를 비판했다. 이에 울산본부는 “현대차 재벌의 족벌세습과 문어발 경영”으로 인한 정 회장의 범죄행위에는 침묵하느냐고 발끈. 서 목사에 이어 울산지역 소상공인협회가 파업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현대차노조는 ‘소비파업’으로 맞서 노동자가 노동하지 않으면 소상공인들도 생계도 어려워질 질 수밖에 없음을 알렸다.

    4위. 환율, 올라도 내려도 노동자에게는 고통분담

    1997년 11월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1,500원으로 급등하자, 현대차는 노동자 1만여명을 정리해고 시켰다. 환율상승으로 수출이 안 되므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보수언론도 현대차 정리해고 방침에 동참했다.

    9년이 지난 지금, 환율이 930원대로 하락하자 언론은 또다시 수출이 안 되고,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임금동결과 납품단가 인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확대를 노동자들에게 수용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환율이 높아도 또 낮아도 고통분담을 촉구하니, 어느 것이 옳은 말일까.

    5위. 현중, 사내하청 산재기업에 무재해기업 선정

    현대중공업이 사내협력업체 중 한성ENG에 ‘무재해 130시간 달성기업’으로 포상을 주었는데, 한성ENG는 지난 10월 27일 손창현 노동자가 산재요양 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당하자 자살하게 한 회사다. 무재해 달성기업 포상은 손 씨의 사망 이전에 이뤄진 것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산재노동자 손 씨를 자결로 내몰아 ‘사회적 살인’을 한 기업에 무재해 달성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6위. 태화루 복원말고 노동자 위렵탑을 세워야

    신라시대 사찰 태화사의 종각으로 알려진 태화루 복원을 위해 울산시의회가 부지매입을 결정했다. 지역언론은 태화루 복원이 울산의 정신문화계승이라고 하지만, 태화루는 본래 사찰인 태화사의 복원도 아니고 종각이라고 추정될 뿐만 아니라 고증도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본부는 공업도시 울산에 오히려 공장과 건설현장에서 ‘산업전사’가 되어 일하다 죽어간 노동자들의 영혼을 위로할 위령탑 건설을 제안했다. 또 그 자리에 국립산재의료원을 유치하여 재활훈련을 통해 건강한 몸으로 일터로 돌아가도록 울산시민을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위. 비정규직 조리종사원 집단해고 반대도 ‘정치투쟁’?

    학교급식 식중독 사태로 집단해고된 비정규직 조리종사원들이 반발하여 기자회견을 갖자, 학부모회가 “민주노총이 정치투쟁으로 몰고 간다”며 공격했다. 한국경제신문은 “민주노총은 오지랖이 넓다”고 주장하면서 울산본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고, 비정규직 조리종사원들은 원직복직되어 일하고 있다. 

    8위. 비정규직 2년 지나면 정규직 된다고?

    울산본부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주력으로 나서자, 지역 언론들은 “또 정치파업이냐”며 원인은 밝히지도 않은 채 파업의 부당성만 집중 부각시켰다. 비정규법이 통과되자 2년이 되기 전에 정리해고 될 것이 자명한데도,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보도는 황당뉴스의 최대 압권이라고 울산본부는 평가했다. 그런데 사립학교에 개방형 사외이사제 도입을 반대하며 학생수업권을 볼모로 전개하는 사립학교장들의 정치파업에는 왜 한 마디도 없냐고요.

    9위. 한국노총,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지지 선언

    5.31 지방선거가 한창인 당시 한국노총 울산본부는 5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한국노총이 노동자들을 위한 조직인지 의구심이 들기에 충분하다”며 “96년 말 정리해고제 도입 등 노동법 개악안을 날치기한 자본가정당이자,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한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10위. 언론이 키워주는 뉴라이트 신노동연합

    현대차노조에는 10여개의 현장조직이 활동하고 있는데, 최근 뉴라이트 신노동연합이 만들어지자 언론은 이 단체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보도하고 있다. 과거 현대차노조 현장조직들이 선명성 경쟁으로 합리적 협상을 어렵게 한다며 노동권력으로 규정하더니, 신노동운동연합의 출현을 반기는 것은 “참으로 이상하고 속보이는 짓이며 황당한 일”이라고 울산본부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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