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의 두번째 파동,
    국힘 당 내 시선 엇갈려
    윤석열 리더십 vs 이준석 피해의식
        2021년 12월 22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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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내 갈등으로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사퇴한 것을 놓고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과 ‘윤핵관’의 문제를 지적하며 선대위 쇄신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대표가 당의 분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22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상세한 보고를 받지 못했거나, 편향된 주장을 가미한 보고를 받는다면 윤 후보가 (이준석-조수진 갈등 국면을 놓고) ‘그게 정당 민주주의’, ‘조수진 최고가 사과하고 대표가 받아주면 마무리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발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핵관’이 윤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에게 상황을 전달하는 보고자가 누구냐는 질문엔 “윤핵관 아니겠나”라며 “윤핵관이 누군지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으나 이런 상황이 생겼는데 이준석 대표에겐 ‘옹졸한 자기정치를 한다’고 하고, 조수진 최고위원한테는 ‘당장 사과할 그런 일을 하냐’ 이렇게 양비론을 펼쳤던 분도 윤핵관 중에 한 명”이라며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런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얘기할 정도면 ‘내가 상당한 실세’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수진 최고위원의 일은 (이준석 사퇴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권력에 아첨하는 자와 원칙을 지키는 자와의 대결이다. 후보의 눈과 귀를 막으며 권력에 아첨한 자를 이번에 정리하지 못하면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한 결정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는 과도한 결정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선대위가 지금 쇄신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파리떼들이라고 지칭되는 분들이 호시탐탐 후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계속해서 선대위를 흔들려고도 할 것”이라며 “이것이 결국 정권교체를 했을 땐 논공행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윤 후보의 당내 갈등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100% 잘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보님이 가지고 있던 원칙을 지키고자 했던 소신, 당원과 국민이 왜 윤석열을 지지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당내 일어난 일들을 보시고 원칙주의자로서 기강을 바로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윤 후보는 이번 갈등 해결과 관련해 김종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에게 일임한 상태다. 김 최고위원은 “방대해지고 비효율해진 선대위를 이길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선대위로 개편해 주셨으면 한다”며 이번 갈등을 선대위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에 대해선 “선대위 쇄신이 된다면 돌아오겠지만 쇄신이 되지 않는다면 돌아올 명분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가 지나치게 감정에 휘둘려 당내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윤핵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며 “(윤핵관이 있다 치더라도) 이렇게 온 천하가 떠들도록 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윤핵관이라는 실제 무리가 있는 것이냐, 아니면 이준석 대표의 피해의식이냐’는 질문에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대선 국면에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그래서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선대위가) 선거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기본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기분이 나쁘거나, 자신이 소홀하게 대접 받는다는 점을 계속 떠들고 전체의 방향을 흐트러놓는 일을 벌인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윤핵관이 실제 존재한다고 해도 이 대표의 공개적 문제제기나 선대위 사퇴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제 겨우 중심 좀 잡고 어려운 일 있으면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왜 (윤핵관) 이야기가 또 등장했나. 정치권에선 선거 국면이 되면 그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용히 처리한다. 이렇게 온 천하가 떠들도록 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로서는 조금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당대표로서 당무를 처리한다는데 (선거 국면에선) 선대위로 다 넘어가 있기 때문에 당무라는 것이 없다. 당무를 처리한다면서 이런 저런 일을 하게 되면 그것도 주목을 받게 돼서 논란에 휩싸일 텐데 선거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인의 가장 큰 미덕은 “인내”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데 (이 대표가) 너무 의욕이 넘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인내’ 부족으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렸다”며 선대위를 비판한 것에 대해선 “복어 요리 하는 분들 많다. 혼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거듭 비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인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갈등에 대해 “저게 저럴 일인가 싶다. 몇 달 지나고 (대선이 끝나고) 나면 없어질 조직인데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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