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단축이 대선 겨냥 핵폭탄?
    2006년 12월 26일 11: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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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군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표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접근이라고 비난하면서도 표심을 의식한 듯 입장 표명에 신중한 분위기다. 특히 한나라당은 대선을 위한 포퓰리즘적 접근이라며 심지어 ‘핵폭탄 투하’라고 비난했으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진 않고, 국민적 합의하에 중장기적으로 추진되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여당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선용 공약이라는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25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가 군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며 “이것을 대선용으로 이해해서 화들짝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군복무기간을 서비스 차원에서 단축시켜 준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산업인력 운용 측면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일단 군대에 자녀들을 보내는 부모나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경제의 인력운용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해서 열린우리당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군 전력 약화 비난을 우려해 “우리 군은 여러 가지 군개혁을 통해 재래식 군인력 운용보다는 군전력의 현대화를 통해 정예화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군복무 기간 단축을 검토한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도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도 병역 복무기간 단축에는 일단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선심성 접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26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병역 복무기간을 단축하고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의무병 제도의 폐지와 모병제 전환을 기본이라고 본다”고 복무 기간 단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태도가 우려스러운 것은 전체 국방비는 늘리고 지금의 남북한 대결구도에 획기적 전환을 같이 기획하면서 군복무제도를 검토하기보다 단순한 선심성 공약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 2년 복무로 한국 젊은이들이 겪는 불이익, 상실이 크기 때문에 복무기간 문제를 단편적으로 언급하고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특히 “정치적 악용을 경계하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적 접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젊은 층과 입대를 앞둔 부모 등 표심을 의식한 듯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국민적 합의하에 중장기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대신 노무현 대통령의 “군대에서 썩는다”는 표현을 부각시키며 공세를 폈다.

강재섭 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핵문제로 인해 안보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복무제도의 급격한 개편은 국민적 합의가 어렵다”며 “젊은 층을 겨냥해 정치적 논리로 표 사냥을 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을 해소해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게 하는 근본적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우회 비판했다.

강 대표는 또한 “대선을 앞두고 있고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병역의무를 ‘썩는다’고 폄훼한 시점에서 유급지원병제도를 시작으로 군 복무 단축, 입대 연령 하향조정 등이 무질서하게 나오는 데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군 복무기간 단축, 유급지원병제 도입 등 국가안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합의 하에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한 뒤 계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 “국가안보정책을 대선을 겨냥한 인기영합적 선심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등 내용의 한나라당 6대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전 의장은 6대 원칙을 통해 “우리군의 종합적인 군사전력재편방안과 연계해 사병기간 단축을 검토,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국가안보태세가 약화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토 추진해야 하고 북한의 군축과 병행하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전 의장은 또한 “청와대가 정략적으로 밀실에서 논의하는 것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국회 국방개혁특위를 구성,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25일 현안브리핑에서 “군복무기간 단축 발언은 대선을 겨냥한 핵폭탄 투하나 마찬가지”라며 “해도 해도 안되니까 이제는 신성한 병역문제까지 대선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나 대변인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썩는다’고 표현한 대통령의 발언은 군인들과 군대 전체를 모독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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